온라인의 비대칭성
SNS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네트워크 서비스로 콘텐츠와 결합되어 자신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팔로워 수는 자신을 피드에 자주 노출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며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해야 한다. 그렇기에 팔로워 수가 많은 계정은 그 힘을 잃지 않기 위해 댓글이나 게시글을 작성하는 등 활동을 유지하며 SNS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SNS 세상에서 힘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로 관심을 끄는 것이다. 그게 남들이 얻기 힘든 정보이든, 유용한 꿀팁이나 인사이트든, 웃긴 짤이든, 미남 미녀의 프로필 사진이든 뭐든 간에 말이다. 그리고 게시물에 대한 만족도의 지표는 '좋아요'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좋아요'를 관심을 주고받기 위한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남긴 발자취"로 바라보면서 SNS활동을 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한다.
'좋아요'에 집착한 SNS가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이 없는 사람들이 SNS를 시작하게 될 경우 '좋아요'에 흔들리는 활동을 하게 될 경우가 다반사일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SNS는 자신을 온라인 세상에 비추기 위해 '팔로워'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올리고 인간관계(팔로우)를 맺는 경쟁을 하도록 강제성을 부여한다.
SNS의 '팔로우'는 '좋아요'를 통해 사람의 접점을 유지해 주지만 "다른 관심사의 차이"나 "사람의 다른 측면"들을 부각하는 역할을 할 수 없다. SNS는 오로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만을 콘텐츠로 제공하는데 충실할 뿐이다. 그렇기에 '팔로우'로 연결된 온라인의 사람들에게 기대를 하고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될 경우에는 그 실망감이 큰 경우가 상당히 많을 듯하다.
나는 좁고 깊은 관계를 추구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관리할 생각이나 신경 쓸 겨를이 없고 얼굴을 맞대지 않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지닌" SNS에서 사람의 다양한 측면들을 볼 수 없는 체계를 신뢰하지 않는다. SNS 활동을 멀리하고 있는 이유이다.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해보고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경험들을 같이 해보며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진실된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