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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하 Jun 06. 2017

불을 지피는 아이


젖은 나무에 불을 지핀다

불이 붙지 않자

가만히 햇볕에 말리며 기다린다


다시 나무에 불을 지핀다

작은 불씨로 시작해

금세 불꽃이 피어난다

꼭 춤을 추듯이 피어난다


영영히 피어있을 것만 같아

지루해진 아이는 시선을 돌린다


비가 내리자 불꽃이 진다

놀란 아이는 추위에 떨며

작은 불씨가 남아있는지 뒤적인다


저 구석에 아직 빨갛고 시커먼 불씨가 남아있다




불을 지피는 아이 | 수인




언제나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살 수는 없을지라도

그 작은 불씨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비는 분명 그칠 것이고

해는 다시 떠오를 거니까요.

작은 불씨를 소중히 여기며 지킨다면

다시 불타오르는 열정의 춤을 볼 수 있을 거예요. 


불의 꽃이 아직 씨앗을 갖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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