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다이어리 26
마케팅 관련해서 일을 하다보면 문득문득 떠오르는 질문이다. 그들은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뷰티 제품을 고민하다보면 30대 여성이 퇴근 후에 어디가서 뭘 보고 있을지 생각하게 되고, 면도기를 생각하다보면 20대 남성이 자기 전에 어떤 채널에 들어가는지를 상상하게 된다. 사람들을 늘 어딘가 있지만 또 어디에도 없는 거 같기도 하다. 그것은 비단 광고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1. 그간 바쁘게 지냈다. 눈에 띄는 변화라면 사람이 늘었다. 두명이 늘 수도 있었고 세명이 늘 수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현재 한명이 늘었다. 사람이 또 늘까? 우리는 몇명일까?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러다보니 책상도 들었고 모니터도 늘었고 의자도 늘었다. 물론, 자리는 좁아진다. 세상을 지배하는 기준은 시간, 돈, 사람 그리고 또 하나 있다면 공간, 결국 땅인 것 같다.
2. 갑자기 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3. 세무사와 종소세 관련해서 회의를 하다가, 근데 세금을 그냥 나온대로 다 내버리면 어떻게 돼요? 그렇게 해서 좋은게 있어요? 라고 했더니 세무사가 음… 기분이 뿌듯하다거나… 라고 했다. 우리는 웃고 말았지만, 생각해보면 참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법은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정한 것도 필요하단 생각도 있다. 아니, 범죄를 저지르자거나 아니키스트적은 생각은 아니고, 결국 사람의 삶이 우선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법과 도덕, 윤리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적어도 어른이라면 말이다.
4. 갑자기 왜 저런 이야기를 했을까?
5. 매번 일은 벌어지고 사건은 해결되고 또 새로운 일이 벌어진다. 삶이 그렇다. 사회가 그렇고 세상이 그렇다. 그렇게 사람들은 살아간다. 예전과 다르게 모두가 각자의 것을 보고 또 자기만의 세상을 살지만, 그러다가 어느 순간 한 곳으로 모인다. 시선이 관심이 시간이. 나는 그 순간이 궁금하기도 하고, 그 순간에 생겨나는 일들을 가만히 상상하기도 한다. 도대체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6. 새로 함께 하게 된 브랜드와 첫번째 일을 하다가 며칠 밤을 잠을 제대로 못잤다.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긴장하고 어렵다. 이런 상황과 감정이 무척 싫고 도망가고 싶지만, 어떤 면에서는 이해한다. 긴장하지 않으면 사고가 나고 어렵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모든 일에는 다 이면이 있다. 먹는 걸 좋아해도 치우는 건 싫어할 수도 있고, 사는 걸 좋아해도 버리는 건 싫어할 수 있다. 하지만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선 당연히 싫어하는 걸 견딜 줄 알아야 한다.
7. 개인의 속도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그건 누군가 느려서 문제라기보다는, 자신의 속도가 남들과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다. 자신에겐 익숙해서 모르기 쉽다. 오히려 빠른 사람들이 더 그렇다. 그리고 타인이 그 속도로 달려오길 기대한다. 어떤 욕심은 타인에게 상처가 된다.
8. 사람들은 모두 다르지만, 또 같다. 그래서 그들은 함께 있으면서 동시에 따로 존재하고, 그러면서 같이 살아간다.
9. 그런 사람들에게 사건을 만들어 주고 싶다. 그들의 삶이 변화할 사건.
될 수 있을까? 할 수 있을까? 가끔 고민하다가 시간이 간다. 그런 고민에 대해 답이 되는 행동은 전혀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하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