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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깅스이 May 05. 2021

드디어 나도 브런치 작가!

세 번이나 거절당하니 오기가 생겼다

길고 길었던 나의 겨울 (canon af35ml - fujicolor c200)


 나의 지난 2년은 내내 시린 겨울이었다. 불안과 우울은 나를 웅크리게만 만들었다.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할 수 있는 일도 별로 없었다. 나의 내일이, 나의 미래가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이 지겹고 고통스러운 삶이 끝날 수 있을까 괴로워하기도 했다. 


 그래도 나름대로 괜찮은 날이 점차 늘어갔다. 괴로운 나날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분명히 점점 나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2021년 1월, 문득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내 책을 내고 싶다.


 일이나 학업에 몰두하느라 마음의 고통을 애써 참기만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방법도 있다고, 나 같은 삶도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책을 내고 싶었다. 책을 내려면 작가가 되어야 한다. 물론, 책을 낸 사람이 곧 작가이기도 하지만. 나는 그렇게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고, 브런치를 선택했다. 브런치는 내 이름 뒤에 '작가'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는, 어쩌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세 번이나 브런치 작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속상함보다는 오기가 생겼다. 

왜? 뭐가 문젠데?


자괴감도 들었다. 마지막 탈락 메일을 받고 나서는 며칠 동안 별 생각을 다했다. 

내 얘기가 흥미롭지 않나?

난 글을 쓰기엔 너무 평범한 인간일까?

설마 글솜씨가 부족한 걸까?


 하지만 작가 신청 거절은 '나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내 이야기의 주제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약 30년째 나로 살다 보니 자기애가 생긴 걸까? 자신 있었다. 단지, 브런치 측에 어필이 잘 안 된 거라 믿기로 하고 인터넷을 뒤졌다. 브런치나 블로그에 올라온 수많은 작가 신청 후기, 브런치 관련 서적을 읽었다. 글쓰기 온라인 클래스를 들으며 글빨을 길렀고, 브런치 작가 신청에 관한 zoom 강연까지 들었다. 


 지난주 일요일 오후, 다시 작가 신청서를 냈다. 또 떨어지면 또 신청하지- 하는 마음으로 제출했다. 다만, 전보다 직관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작가 소개와 목차를 작성했다. 제출하는 글도 2~3편에서 1편으로 확 줄였다. 대신 1편의 글에 정성을 담았다. 가독성을 높이는 편집 기능을 사용했고, 직접 찍은 사진도 첨부했다. 마음을 비운다고 비웠지만, 나도 모르게 메일 계정과 브런치 앱을 수시로 들락거렸다.


2021년 5월 4일 화요일 오후 2시 16분.

드디어 나도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뛸 듯이 기뻤다. 이게 뭐라고! 소중한 첫 글에 감개가 무량하다.




제 글을 마주할 누구든,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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