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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Rebecca Oct 13. 2023

프랑스라고 그냥 적어보았는데

프랑스 티켓이 생겼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이루고 싶은 것들을 정리해 적어본다.


성공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바라는 것을 적으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오래전 나도 한번 적어보았다. 이루어지는 것아 있었느냐 묻는다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시작했으니 매년 적어보았다. 시작한 후로 벌써 25년이 넘게 적고 있다. 처음 적었을 때는 도통 뭐가 이루어진다는 건지 하나도 되는 것이 없었다.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연애에 대한 것을 적어보았었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은 사람, 나에게 매일 연락을 잘하는 사람, 머리가 좋은 사람 등 사람에 대한 것들은 왼쪽에 적고 오른쪽에 그와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보았다. 같이 제주도 가기 같이 세부 가기 맛있는 것을 먹기 등으로 마무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까맣게 잊고 지내던 어느 날 그 종이를 발견했다. 내가 적은 리스트를 보면서 당시 남자친구가 종이의 남자와 비슷한지 맞춰보았다. 그리고 그와 한 것들을 하고 싶었던 것들과 비교하며 체크하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내 옆에는 내가 적어놓은 사람과 비슷한 사람이 있었고 만나고 싶은 사람과 하고 싶었던 것들은 이미 그와 함께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거의 90% 정도 이루어져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무언가를 적으면 이루어지는 것을 믿게 되었다. 이따금 내가 이런 소리를 하면 교회 다니는 친구들도 같은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배우자 기도를 했는데 본인이 적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배우자 기도를 하면 거의 이루어질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사실 무언가를 적어 놓았으니 그나마도 기억하지 우리가 생각하는 수많은 것들은 이루어져도 알지 못하는 것 아닐까? 적어 놓은 것들은 증명이 되는 것이니 결국 우리는 생각하면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살다 보니 내가 내 것을 생각하면 이루어지는데 남을 저주하거나 남이 망했으면 좋겠거나 혹은 남이 시험을 합격했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것들은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을 내가 원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착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그것은 정신병 초기 증상이다. 우연일 뿐 사람은 스스로 원하는 대로 스스로 살아온 대로 살게 마련인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루어지지만 남에 대해 이렇게 되길 바란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면 병원에 가라. 그리고 당신 인생이나 신경 써라. 나나 잘 사세요!




내가 쓰면 이루어진다.


올해가 시작되는 날 1월 1일 나는 습관대로 급하게 무언가 적기 시작했고 그 첫 단어는 프랑스였다. 무슨 생각으로 프랑스라고 적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프랑스에 가기.라고 적었다. 아직 9월이다. 나는 이미 프랑스행 티켓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는 내년 1월 1일로 결정되어 있다. 


그런데...


갑자기 출장지로 프랑스가 결정되었고 10월과 11월 총 두 번의 여정이 나에게 다가왔다. 바로 프랑스 파리. 내가 1월 1일 올해 프랑스에 간다고 적어 놓았으니 가라고 한다. 누가? 나의 운명이.


처음 바라는 것을 적어보았을 때는 별로 적을 것도 없고 그렇다 할 분명한 목적도 없었다. 그냥 적어 보았을 뿐이다. 그러니 이루어질 리가 없다. 그렇게 25년이 지난 지금 나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가 원하는 것이 다가온다는 것을 느꼈다. 프랑스라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적었는데 나는 올해 갑자기 예정에도 없는 파리에 가게 되었다. 그것도 두 번. 이쯤 되면 그냥 눈 딱 감고 바라는 것을 적어볼 만도 하지 않을까? 내가 정말 된다고 믿기 시작하면서부터 빠른 속도로 나의 운명이 내가 바라는 대로 끌어당겨지고 있다. 25년이면 이 정도는 된다고 확신한다면 나는 지금 60살이어도 시작하겠다. 무려 공짜다. 프랑스라고 적고 프랑스가게 된다면 안 할 이유는 또 무엇인가.


나의 버킷리스트 적어보기.


인생이 지치고 힘들 때 나는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내가 바라는 것을 다시 한번 적어본다. 그리고 노트를 덮어놓는다. 다른 사람들처럼 백번 읽고 백번 쓰고 그러지 않는다. 나는 그냥 천천히 될 때까지 하기로 마음먹은 뒤로는 조급증은 사라졌다. 절망감이나 좌절이 오면 나는 기분이 좋다. 와. 얼마나 좋은 일이 있으려고 이래? 견디자 견디고 나면 꼭 좋은 일 오더라. 이렇게 생각하면서 지나 보낸다. 그러면 꼭 반드시 좋은 일 왔다. 조금씩 더 크게 좋은 일이 왔다. 어쩌면 내 마음의 크기가 커져서이지 않을까?


항상 마음에 새긴다. 더 좋은 일 생기려고 그래. 어차피 다 정해져 있어. 나는 잘 살 거니까. 더 잘 살 거니까. 그다 잘된 거니까.라고 마음에 새긴다. 그리고 할 수 있어~!라고 크게 외친다.


조금 천천히 가고 싶다. 빠르고 숨 가쁘게 살기에는 이미 어느 정도 살았고 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나는 너무 빨리 가는 것보다 지루해도 장거리 마라톤이 맞다. 그냥 걷는 것처럼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가는 것. 그것이 내 방법이다. 거북이 같지만 토끼보다 빠른 내 인생을 사는 방법을 알아냈다. 그냥 꾸준히 하면 계단식으로 나는 보상을 받는다. 그래서 힘들어도 일어나서 어차피 받을 보상 오늘 또 하나라도 해내자. 하며 오늘 할 일을 한다.



노트에 적으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는 어느 날부터 나쁜 생각이 들 때면 빨리 떨쳐내려고 한다. 인생이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적어보는 대로 된다고 생각하니 사람들이 왜 생각을 바꿔야 인생이 바뀐다고 말한 것인지 알아졌다. 함부로 생각하고 함부로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좋은 생각 좋은 습관 좋은 것을 보며 듣고 느끼고 말하며 그런 기분으로 내가 바라는 나의 인생을 적어보고 하루하루 우리 인생을 가꿔나가면 좋겠다. 그렇게 살다 보면 모두 우리의 생각대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내년에는 독일이라고 적어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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