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감사일기를 쓰는 사람이 늘었다. 어떤 책에서 나온건지, 어떤 매체에서 유행했는지는 모르겠다. 마음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상태가 매우 안 좋기 때문에 한번 써보려고 한다. 나같은 우울증 환자는 어떤 감사 일기가 나오는지 감상해보시길.
감사한 것.
1. 6시간 이상 잠을 잔 것에 감사한다.
2. 새벽에 한 번 밖에 안 깬 것에 감사한다.
3. 아직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4. 차디찬 겨울 따뜻한 집이 있음에 감사한다.
5. 불편한 곳 없이 몸의 모든 부위가 잘 움직임에 감사한다.
6. 눈이 보이는 것에, 노안이 오지 않은 것에 감사한다.
7. 아직 머리카락이 있는 것에 감사한다.
8. 운동을 할 힘이 있는 것에 감사한다.
9. 부모님이 살아 계신 것에 감사하고 연금 수급자임에 감사한다.
10. 할 일을 찾으려는 의욕이 남아있음에 감사한다.
11. 자살 충동을 느끼지 않음에 감사한다.
12. 공황이 오지 않음에 감사한다.
13. 책을 읽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에 감사한다.
14. 분노할 힘이 남아있음에 감사한다.
15. 큰 병이 없음에 감사한다.
감사도 노력해야 할 수 있는 거구나.
무기력하고 우울한 나날에도 감사할 것들은 있구나.
매일 쓸 것 같진 않지만, 감사할 걸 계속 찾아보긴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