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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A Feb 15. 2021

리옹에서 TGV를 타고 다시 파리에 가다



리옹에서 TGV를 타고 파리로 향했다. 다시 찾는 파리는 길었던 유럽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였다. 열차표에 적힌 내 자리는 TGV 열차의 2층, 1층에 캐리어를 두어야 했는데 눈 앞에 보이지 않으니 괜히 불안했다. 자물쇠로 캐리어를 꽉 묶어 두고 2층으로 올라갔다. 역사에서 산 크로아상과 오렌지 쥬스를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갓 내린 따뜻한 커피를 먹고 싶었는데 커피를 들고 올 손이 없어서 뚜껑 달린 오렌지 쥬스를 샀다. 커피와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쉬웠지만 버터맛 가득한 고소한 크로아상은 정말 맛있었다.





TGV를 타고서 2시간 정도 지나 파리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타고 앞으로 4일 동안 묵을 숙소 근처 지하철역인 Bir-hakam역으로 갔다. 전에 파리에서 3일동안 머물렀던 숙소가 있는 캄브론역을 지날 때는 괜히 마음이 찡 했다. 그 거리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이번에는 새로운 숙소에서 마지막 파리 여행을 시작한다. 나는 숙소에서 보내준 안내 지도를 따라 한참 걸었고 어느 아파트가 나왔다. 내가 머물 숙소는 18층이었다. 파리에도 이런 고층 아파트가 있구나 싶었다. 체크인을 하고 내가 머물 방에 캐리어를 두고 간단한 짐만 챙겨 곧장 나왔다.





배가 고파서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내가 주문한 메뉴는 크로크 무슈와 사과쥬스. 그런데 갑자기 웨이터가 오더니 갈릭 브레드를 줄까 물어보더군. 호의에 감사하며 알았다고 달라했더니 나중에 계산할 때 빌을 보니 6유로가 추가되어 있었다. 눈 뜨고 코 베인 심정이었다. 이런 빵쪼가리를 6유로나 주고 살리가 없는데 말이다. 난 그저 식전빵처럼 그냥 주는 줄 알았는데 이 동네에서 공짜라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일찍 깨달았어야 했다. 배가 불러서 도저히 먹지 못해 남은 빵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





이 날은 구글 지도를 보면서 나름대로 루트를 짜보았다. 먼저 오페라 가르니에에 들렀다가 마들렌 성당, 방돔 광장을 보고 숙소에 돌아 오기로 했다. 비르하켐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페라 역으로 향했다. 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니 파란 하늘과 구름이 아름다운 맑은 날씨여서 기분이 좋았다.




오페라 가르니에 앞에서 누군가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기타 소리와 비틀즈의 Imagine 노랫가사가 들려왔다. 아는 노래가 나오니 귀가 쫑긋해졌다. 사람들은 계단에 모여 앉아 있거나 그 주위에 서서 노래를 듣고 있었다. 나도 그 사이에 껴서 노래를 따라 부르며 흥겨운 분위기에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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