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칠순잔치에서 떠오른 기억

by 일상리셋

아버지의 칠순잔치에서 떠오른 기억


지난주 아버지의 칠순 잔치를 했다.

가족들도 모이고, 친척들도 함께했다.

오랜만에 다 같이 모여 웃으며 시간을 보냈다.


부모님의 주름진 얼굴을 보며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문득 오래된 기억들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가난했다.

여기다 다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정말 가난했다.

엄마는 우리를 위해 희생하셨고

나는 어린 마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

중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요즘에도 엄마와 대화를 하며

옛날이야기를 들을 때면,

"너랑 누나 제대로 중학교라도 보낼 수 있을까."

그 걱정만 하시며 하루하루를 사셨다고 하신다.


그 당시 술을 많이 드시던 아버지가 싫었다.

어린 나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그저 가족을 힘들게 하는 존재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도 자신의 방식으로

힘겨운 삶을 버티고 있었다는 걸.


그렇게 우리는 힘든 시절을 견뎌냈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어린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버티는 것밖에 할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케이크에 촛불을 불기 전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지난 41년 동안 지지고 볶고, 싸우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이제는 안 싸우면서 살게.”


그 말을 듣는 순간,

지난 41년의 시간이

마치 한순간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지나온 시간들은 어느새

말 한마디로 숨처럼 흘러가 버렸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과거에는 힘든 상황을 불평하기도 했고,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만약 내가 그런 어려움과

부족함 없이 살기만 했다면,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너무 힘들어서 도망치고 싶던 날들,

눈물로 잠들던 밤들,

부끄러워 숨고 싶었던 날들,

아무도 모르게 속으로 삼켰던 서러움들,

버티는 것만으로도 기적 같았던 시간들.


그 모든 순간이 없었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고통 속에 있을 땐 아무 의미도 없어 보였다.

버티는 것밖에 할 수 없었고,

그저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순간들이 나를 성장시켰다.

참아낸 시간들이 내 안에 단단한 무언가를 남겼고,

그때는 이해할 수 없던 일들이

지금의 내가 더 강해질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다.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잘하고 있는 거라고.

눈물 흘린 시간도, 절망했던 날들도

언젠가는 소중한 삶의 일부가 될 거라고.


지금은 아무 의미 없어 보일지라도,

그 모든 것들이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었다는 걸 알게 될 거라고.


그러니, 조금 더 걸어가 보자.

무너지고 있는 것 같아 보여도,

그 안에서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으니까.


그리고 언젠가,

이 시간을 견뎌낸 나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할 날이 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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