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인터넷 명예훼손에 대한 대응방법

의료기관을 비방할 목적으로 작성된 게시글에 대한 실무적 해결방안

by 정현석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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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을 운영하다보면 다양한 형태의 명예훼손 위협에 노출된다. 의료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뿐 아니라, 때로는 경쟁의료기관으로부터 사주를 받은 인터넷 이용자가 허위의 글을 게시함으로써 명예훼손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이러한 글이 비교적 파급효과가 큰 ‘환자커뮤니티’에 의하여 이루어질 경우, 의료기관 개설자로서는 보복이 두려워 섣불리 법적대응을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렇게 시간이 지체되는 사이 의료기관에 발생하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기도 한다. 이와 같은 치명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유형의 분쟁이 발생할 경우의 대응방법을 미리 고민해 둘 필요가 있다. 비록 분쟁의 양상에 따라 대응방법도 달라져야 하겠지만, 이와 같은 유형의 분쟁에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대응방법을 설명하고자 하니, 실무자들은 참고할 것을 권한다.



1.

우선 법적대응에 앞서 사적인 접촉이 선행되어야 한다. 해당 글을 게시한 자가 우리 병원을 다녀간 환자가 맞는지, 어떠한 서비스가 불만족스러웠기에 이와 같은 글을 남기게 된 것인지, 불만족스러웠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등에 대하여 협의과정을 거치고, 만일 협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이 단계에서 분쟁을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만일 해당 게시글 작성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거나,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더 이상 협의를 할 수 없다면 지체 없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협의가 불가능할 경우 시도할 수 있는 절차는 법적대응 절차이다. 법적대응에는 크게 형사적 대응 민사적 대응이 있으므로 이하 항을 나누어 설명한다.



2.

형사적 대응이란, 해당 명예훼손행위에 대한 고소장을 작성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소장이 접수되면 관할 수사기관 담당자가 피고소인에 대한 소환요청을 하는데, 대부분의 명예훼손행위는 이 단계에서 종료된다. 수사기관의 소환요청은 강한 심리적 압박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전과자가 될 위험을 무릎 쓰고 이러한 행위를 유지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다만 게시글 작성자가 향후 이와 같은 글을 게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의료기관이 고소를 취소하였는데, 그로부터 소정기간이 지난 후 해당 작성자가 다시 명예훼손성 글을 게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의료기관으로서는 다시 명예훼손행위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명예훼손금지가처분신청(민사적 대응)을 할 수 있으므로 참고할 만하다.



3.

가처분신청이란, 신청원인에 대한 명확한 소명자료가 있고, 급박한 보전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이를테면 해당 행위를 방치하면 회복 불가능한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민사본안소송에 비하여 비교적 빠른 시간(3~4주) 내에 결정이 이루어지는 절차를 말한다. 특히 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의료기관 정보를 수집하고 내원할 의료기관을 결정하는 사회적 경향에 비추어 보건대, 만일 의료기관에 대한 명예훼손성 글이 인터넷에 장기간 방치된다면 해당 의료기관의 매출이 저하되어 폐업에 이르는 등의 회복불가능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사정이 있으므로, 이에 관한 가처분신청은 인용되는 경우가 많다. 가처분신청의 취지는 피신청인으로 하여금 명예훼손행위를 중단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그 행위별로 소정의 금액(간접강제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4.

아울러 해당 명예훼손성 글에 의하여 실제로 매출하락 등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의료기관은 위 절차와 병행하여 민사본안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구체적인 손해를 배상받을 수도 있다. 민사본안소송을 제기할 경우 고려해야 할 것은, 본안소송의 판결이 선고되기까지는 약 6개월~1년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과, 해당 명예훼손성 글로 인하여 의료기관에게 매출손실이 발생하였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할 증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법원으로서는 의료기관의 매출저하가 해당 명예훼손성 글 때문인지, 시장상황이 불황이었기 때문인지, 의료기관의 질적 수준이 낮기 때문인지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특정 환자가 수술예약을 취소할 경우, 의료기관으로서는 해당 환자에게 취소의 원인이 명예훼손성 글 때문인지를 문의하고, 만일 해당 환자가 이를 인정하는 답변을 한다면, 법원에 해당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제출함으로써 명예훼손행위와 매출손실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으므로 참고할 만하다.



5.

위와 같은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만일 가처분신청 또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면 해당 절차를 통하여 가해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지만, 아직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라면 사적으로 가해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다.이 경우 인터넷 명예훼손의 피해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명예훼손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가해자의 신원에 대한 정보제공청구를 함으로써 가해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참고할 만하다.



6.

소비자들이 의료기관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경제철학에 부합한다는 점에 다툼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회적 움직임도 현행법의 허용범위를 벗어나서는 안된다할 것이며,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그에 응당한 법적제재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도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의료기관은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의 불만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되, 수인한도를 초과한 불법적 행위에 관하여는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적절하다. 아무쪼록 명예훼손행위로 고통 받는 의료기관이 있다면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쳐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더 나은 의료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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