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음

by 야오

처음은 흙,

아무것도 아닌


뒤죽박죽 요동치던 것은 섬세함을 거쳐

서서히 가늘게 타고 올라가며

유연하게 형태를 갖춘다


촉촉함이 무르익으면

타오르는 불 속으로 들어가

일그러질 듯 위태롭더라도

버텨내야만 한다


어차피 이곳을 거치지 않는다면

부서져 버릴 것은 매한가지이기에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완전히 견고해지기 전까지는 나올 수 없다


끝까지 버텨낸 것은

이젠 더 이상 흙이라 불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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