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 합시다
생의 벌어짐과 사의 후벼팜이 접할 때
비로소 터지는 불꽃
이것을 삶이라 합시다
비행이라 합시다
새의 날개와 천사의 상처가 닿을 때
비로소 퍼지는 웃음
이것을 고통이라 합시다
여행이라 합시다
해방과 반항이 마구잡이로 섞일 때
비로소 보이는 동굴
이것을 황홀이라 해줍시다
우리 그리고선 사전에 등록합시다
이 모든 만물의 언어를
찬란히 떠오른 몽유들을
쓰러질듯 아슬한 선율들을
마지막엔 둘러앉아 나눕시다
고독의 일상을
새하얀 연기를
달콤한 생애를
끝에는 서로를
잘근 밟아 작아진 우리를
단상에 올려두고 바라봅시다
이만하면 됐는지 여쭙고
양 손을 맞잡아 멀어집시다
입장료는 이것으로 충분할 겁니다
서정의 끝은 기어코 행복일 텝니다
한 바퀴 돌며 찌릿하는 빈틈들로
작별의 헹가래가 완성되리라 믿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