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잔상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브 Jun 05. 2023

정의

사랑이라 합시다

생의 벌어짐과 사의 후벼팜이 접할 때

비로소 터지는 불꽃

이것을 삶이라 합시다


비행이라 합시다

새의 날개와 천사의 상처가 닿을 때

비로소 퍼지는 웃음

이것을 고통이라 합시다


여행이라 합시다

해방과 반항이 마구잡이로 섞일 때

비로소 보이는 동굴

이것을 황홀이라 해줍시다


우리 그리고선 사전에 등록합시다

이 모든 만물의 언어를

찬란히 떠오른 몽유들을

쓰러질듯 아슬한 선율들을


마지막엔 둘러앉아 나눕시다

고독의 일상을

새하얀 연기를

달콤한 생애를

끝에는 서로를


잘근 밟아 작아진 우리를

단상에 올려두고 바라봅시다

이만하면 됐는지 여쭙고

양 손을 맞잡아 멀어집시다


입장료는 이것으로 충분할 겁니다

서정의 끝은 기어코 행복일 텝니다

한 바퀴 돌며 찌릿하는 빈틈들로

작별의 헹가래가 완성되리라 믿읍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모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