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수목드라마
2021년 상반기 (1~6월) 우리를 찾아왔던 드라마들을 돌아본다. 2회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방영된 드라마들이다. 7월 11일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2020년 12월에 방영을 시작해 해를 넘겨 2021년 1분기까지 방영한 수목드라마는 KBS <바람피면 죽는다>와 tvN <여신강림>, JTBC <런 온> 등 세 편이다. 조여정, 고준이 주연을 맡은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 <바람피면 죽는다>는 2회 시청률 5.8%를 찍은 뒤 3%대를 유지하다가 최종회 4.0%로 막을 내렸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이후 조여정이 처음 출연한 드라마였지만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KBS 연예대상>과 <KBS 연기대상> 시상식으로 인해 2주 연속 방영이 밀린 것도 시청률에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평일 저녁 9시 40분에 방영을 시작하는 대부분의 드라마들 시청률이 4%대에서 형성되는 것을 보면 평타를 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 <여신강림>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여자와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남자가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 차은우, 문가영이 주연을 맡아 최고 시청률 4.6%를 기록하였다. tvN의 수목드라마인데다 예능에서 인지도를 한껏 높인 차은우의 주연작임에도 성적은 다른 수목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가영이라는 주연 배우를 얻은 것은 나름의 수확.
임시완, 신세경 주연의 로맨스 드라마 <런 온>은 수목드라마치고는 다소 이른 시각인 밤 9시에 방영을 시작해서인지 종영까지 영 힘을 못 쓰며 3%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김은숙 작가 밑에서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의 보조작가로 일했던 박시현 작가의 데뷔작이었는데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바람피면 죽는다>에 이은 KBS 수목드라마 <안녕? 나야!>는 최강희, 김영광이 주연을 맡은 판타지 성장 드라마. 매사 뜨뜻미지근해진 37세 주인공이 세상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던 17세의 나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고, 최고 시청률 5.1%를 기록했다.
<안녕? 나야!>와 같은 날 시작해 같은 날 종영한 <시지프스 : the myth>는 ‘JTBC 1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라는 타이틀이 붙은 JTBC의 야심작. 평일 밤 드라마에 조승우, 박신혜를 주연으로 기용한 것만 봐도 힘을 빡 준 것이 느껴진다. 천재 공학자와 위험한 길을 거슬러온 구원자의 여정을 그린 판타지 미스터리 드라마 <시지프스 : the myth>는 2회에서 최고 시청률 6.7%를 기록하였지만 최종회 4.4%로 끝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SF드라마이기 때문에 드라마 속 CG가 디테일하게 구현되어야 했지만 기술의 부족함이 중간중간 드러나 아쉬움을 주었다. 하지만 주연을 맡은 두 배우를 비롯해 성동일, 김병철 등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고, 방영되는 기간 동안 넷플릭스에서 동시 서비스되어 시청 순위 1~2위를 기록했다.
<여신강림>에 이은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는 이승기, 이희준 주연으로, 동네 순경인 이승기와 무법 형사 이희준이 사이코패스를 상대하는 추적극이다. 방영되는 내내 호평을 받으며 매니아층을 만들었다. 시청률은 5~6%를 오르내렸으며 최고 시청률 6.7%를 기록했다. 1,2회를 19세 시청등급으로 편성해 초반부에 '스릴러'라는 장르의 특성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마우스>는 오는 8월 26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시리즈 마니아’ 행사의 ‘페스티벌 스크리닝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민기, 나나 주연의 MBC 수목드라마 <오! 주인님>은 1회 시청률 2.6%가 최고 시청률이었고 시종 1%대를 유지하다가 종영했다. 시청률 면에서 보면 올해 상반기 수목드라마 중 가장 안 좋았고, 시청자들의 평도 그저 그랬다. 어디서 몇 번은 본 듯한 설정 (연애를 '안' 하는 남자와 연애를 '못' 하는 여자의 심장밀착 반전 로맨스)이 익숙했고 주연 배우들의 시청자 흡입력도 부족했다.
KBS 수목드라마 <대박부동산>은 같은 시간대 전작인 <안녕? 나야!>보다 시청률이 훨씬 잘 나왔다. 주연배우만 놓고 봐도 로코 주연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원숙한 여배우 (최강희 VS 장나라), 여배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으며 나름의 팬층을 갖고 있는 남배우 (정용화 VS 김영광) 등 두 드라마가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시청률은 후에 방영한 <대박부동산>이 시종 5~6%를 오르내리며 훨씬 좋았다. 아무래도 생활밀착형 퇴마 드라마(대박부동산)가 판타지 성장 드라마(안녕? 나야!)보다 더 시청자들에게 소구된 것임을 보여준다. 이는 갈수록 높아지는 TV 시청자들의 연령대와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김명민, 김범, 류혜영 주연의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은 로스쿨 교수와 학생들이 전대미문의 사건에 얽히게 되면서 펼쳐지는 캠퍼스 미스터리 드라마. 시청률 상으로는 같은 시간대 전작인 <시지프스 : the myth>보다 잘 나와 최고 시청률 6.9%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수목드라마 중 마의 7%를 넘은 드라마가 없었는데 뒷심을 발휘했던 <로스쿨>도 7%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김석윤 감독이 또다시 김명민과 만난 작품 <로스쿨>은 상반기 수목드라마 중 작품성과 화제성에서 한 발 앞서갔다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뒤늦게 따라잡기를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상반기 마지막 수목드라마는 MBC의 <목표가 생겼다>. 4부작으로 방영되었으며 김환희, 류수영이 주연을 맡았다. MBC 드라마 극본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으로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행복 망치기 프로젝트'를 계획한 19세 소녀 소현의 이야기를 담은 성장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