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좋아 하는 계절 한정 메뉴다. 광안리의 한 까페에서 파는 메뉴인데 가격이 꽤나 높은 편이다.
딸기 생과일 쥬스가 베이스로 깔려있고, 그 위에 생크림과 딸기를 듬뿍 얹어 슈가 파우더를 뿌린 딸기, 딸기,
딸기만 가득한 메뉴다. 내 기억이 맞다면 가격은 16,000원. 해안가에 위치 하고 있는 까페의 임대료와 특허로 등록된 메뉴라고 하더라도 사실은 좀 높은 가격.
그래도 워낙 딸기를 좋아 하다보니 종종 가는 편인데, 어느날 여자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오빠. 내가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딸기 한상자 가격이랑 이 메뉴가격이 비슷한거 같아. 그래서 이게 좋긴 하지만 이것 때문에 여기까지 오는건 좀 아닌것 같아."
글로 표현하기에 귀여움을 도무지 담아 낼 수 없지만, 딱딱한 서술체의 문장이 아니라 듣기만 해도 귀여운 어투였다.
"그걸 이제서야 생각 했나."
글로 표현하기에 담아 낼 수 있는 경상도 남자의 무뚝뚝함이다.
16,000원 음료 한잔 치고 꽤나 높은 가격이지만, 딸기 한상자를 사서 먹는것이 훨씬 경제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을 가끔 찾는 이유는 그 까페에서 내 손에 들려 있는 딸기봉봉을 보면서 다리를 까닥 까딱 할 만큼 신나 있는 니 모습이, 더구나 한손에는 딸기봉봉, 한손에는 달고나를 들고 세상을 다가진 것 같은 그 표정은 16,000원으로는 결코 살 수 없는 행복이니까. 넉넉지 못한 내 주머니 사정을 먼저 헤아리는 그 마음이 고마워서라도 더 사주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