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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Nov 24. 2020

유럽 여행의 시작점 #런던

내 생의 첫 유럽 여행

첫 번째 회사에 입사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휴가를 써야 하는 시점이 왔다. 사실 첫 번째 회사는 약간 프리랜서 근무의 환경이라서 딱히 휴가라고 할 건 없다고 지금은 생각하는데 그때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돼서 무조건 써야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친구한테 이런 상황을 이야기하니 갑자기 자기 사촌오빠 런던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오? 그럼 우리 놀러 가도 돼?? 가 되고 (자연스럽게 우리가 되었다) 사촌 오라버니께서 오라고 해서 일사천리로 티켓을 끊고 가게 되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나의 첫 유럽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사실 너무 급 진행된 게 없지 않아 있지만 숙박비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보람된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런던 갔을 때는 일주일 여행으로 정말 딱 런던만 다녀왔다. 주위에서 이왕 가는 거 좀 길게 여러 군데 가는 게 어떠냐고 했지만 그때는 딱히 아무 생각 없었던 것 같다.(사실 다른데 가면 다시 계획 짜야 돼서 안 간 것도 있다.) 런던에 갔을 때 1년 동안 거주하고 있는 사촌 오라버니 덕분에 정말 현지인만 갈 수 있는 야경 명소부터 카페 등을 다녀왔었다. 문제는 현지인이랑 다녀서 나 혼자 찾아가라고 하면 못 찾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나들이 같은 여행이었다.






흔한 런던 길거리 풍경

런던에서 오전 같은 경우는 지인이 일을 하고 있으니 우리끼리 다녔는데 대부분 런던 시내는 관광지가 가깝게 붙어 있어 걸어 다녔다. 주로 나는 자유여행을 가면 많이 걸어 다니는 편이다. 그리고 이때는 첫 유럽 여행을 간 거여서 그냥 저런 길거리 건물 하나하나가 관광지 같은 느낌이었다.





옥스퍼드거리

이 거리를 갈 때 버스를 잘 못 타 가지고 생각지도 못한 근교 드라이브를 하고 왔다. 기분 좋게 반대로 버스 타고 우린 분명 시내로 가는 건데 왜 갈수록 시골 느낌이 나지? 하고 지도 켰더니 열심히 반대로 가고 있는 중. 하하. 이런 드라이브 딱히 원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런던 근교는 이렇구나를 느끼며 내려서 다시 반대 버스를 타고 왔다. 사실 다시 돌아올 때도 잘못 내려서 약간 걸어왔지만 덕분에 거리 구경도 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거리 축제 준비 같은 것도 보고 즐거웠다.





리버풀거리

사촌 오라버니가 이 리버풀 쪽에서 살고 있어서 덕분에 중심지랑 가깝게 잘 다닐 수 있었다. 이 리버풀 거리 같은 경우는 한국의 홍대 정도로 생각하면 좋다. 예술가들의 마을로 거리 곳곳 예술이 담긴 벽화 페인팅이 많고 주말이면 플리마켓이나 느낌 있는 빈티지 샵들이 정말 많다. 우리도 마지막 날 이 거리에서 쇼핑도 하고 플리마켓 구경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었다.





빅벤, 국회의사당

빅벤과 국회의사당은 연결되어 있다. 처음엔 다 다른 건 줄 알고 찾아 헤맸는데 알고 보니 그게 이것. 국회의사당은 내부 관람도 가능한 것 같았는데 그건 미리 예약? 같은 걸 해야 가능한 것 같았다. 특히 내가 갔을 때 비가 단 하루도 오지 않아서 영국이 비의 도시라는 걸 잠시 잊었었다. 세상 날씨가 화창해 원래 유럽은 이렇게 다 날씨가 좋은가 보다!라는 오해를 할 뻔했다. 하지만 오라버니 말로 최근 들어 이렇게 날씨가 좋았던 적이 없었다며 운 좋다고 했던 이야기가 떠오르네. 빅벤은 밤에 봐도 야경이 예쁘다고 해서 보고 싶었는데 절때 해가 지지 않아서 볼 수 없었다. 진짜 거짓말 안 하고 해가 완전히 지려면 오후 10시는 돼야지 깜깜한 밤이 됐다. 와, 여기가 백야의 나란가? 싶었던. 그건 다른 나라 아니었나? 거긴 그럼 대체 몇 시 돼야 해가 지지라는 약간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이 흘러갔던.


런던에서도 거의 대부분 걸어 다니는 일정이었는데 특히 여기 빅벤부터 버킹엄 궁전까지는 그냥 거리 구경하면서 충분히 걸을만했던 것 같다. 이때가 무슨 날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거리마다 행사를 하고 있어서 보면서 걷기 쏠쏠했다. 갑자기 말이 등장하기도 하고, 정복을 차려입은 군인들이 말을 타고 등장하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경험은 의외의 즐거움을 줬다.






트라팔가광장, 내셔널 갤러리

리버풀에서 지하철로 10분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런던도 지하철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구매해서 사용하는 게 좋다. 버스, 지하철 모두 같이 사용 가능해서 대중교통 이용할 때 편하다! 또한 런던의 갤러리들은 대부분 무료다. 근데 무료관람 치고 퀄리티가 상상 이상이다. 내셔널에서 말고 다른 박물관을 갔을 때 테이트 모던 같은데 거기서 작가 특별전을 해서 보고 왔던 기억도 난다.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가봐야 할 곳들이다.


내셔널 갤러리는 갤러리도 볼만하고 그 앞이 바로 트라팔가 광장이어서 그냥 여기서 광장만 구경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각 분야의 예술인들이 나와서 춤도 추고 공연도 하고 다양한 퀄리티 높은 공연들을 구경할 수 있다.





밀레니엄브릿지, 테이트모던 갤러리

나는 런던에서 갔던 박물관, 미술관 중 테이트 모던 갤러리가 가장 인상 깊었다. 다른 곳도 물론 좋았지만 좀 더 트렌디하면서 현대적이고 모던한 느낌의 전시회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사실 평소에 갤러리 같은 곳은 딱히 취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즐겁게 관람했던 거 보면 정말 괜찮지 않았나 싶다.


이때 굿즈로 저렇게 물감이 흘러내리는 듯한 것을 판매했었는데 과하지 않으면서도 귀엽고 예뻐서 인상 깊었다. 영국에 왔을 때 하나의 전시회를 가야 한다면 나는 테이트 모던 갤러리를 추천할 것이다. 물론 시기마다 전시하는 게 달라서 약간 다를 수 있겠지만 고전보다는 트렌디한 걸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플랫 아이언 소호점

고기 먹고 싶다고 했더니 추천해준 곳이다. 여기가 우리나라 약간 대학로? 같은 곳이다. 공연도 많이 하고 먹거리나 카페도 많은 거리다. 플랫아이언은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식당이기도 한데 요즘에는 여행객들도 많이 가는 것 같다. 생각보다 스테이크가 저렴하고 가격 대비 가성비가 훌륭한 곳이다. 스테이크와 칵테일을 한 잔 마셨는데 완벽한 저녁 식사였다. 웨이팅이 있지만 전화번호를 남기고 오면 순서가 됐을 때 전화를 해 준다. 이런 것도 좋았었다. 무작정 줄을 서서 기다려야 되지 않고 충분히 다른 거 보고 구경하고 내 순서가 됐을 때 오면 되니 편했던 것 같다.




어니스트버거

영국 음식 맛없다고 누가 그럼? 생각보다 현지인과 함께 다녔던 덕분인지 맛집을 정복하고 온 기분이다. 햄버거를 진짜 많이 먹어 봤지만 베스트 3에 꼽히는 버거집이다. 인생 버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란 걸 느끼고 돌아왔다. 햄버거 종류는 3가지? 정도밖에 없고 온니 버거만 파는 곳이다. 근데 진짜 사람 많고 저녁에 가면 약간 펍 같은 분위기도 난다. 난 쫌 달짝지근한 소스가 있는 버거를 먹었는데 정말 취저였다. 영국에서 그냥 이 버거만 먹고 와도 성공한 거다.





파이브 가이즈(미국 3대 버거)

런던에 가서 미국식 햄버거 먹기!! 하하하 미국의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 가이즈가 런던에 생겼다고 해서 첫날 도착했을 때 첫 일정으로 먹으러 갔다. 내셔널 갤러리 근처에 있는 곳으로 토핑을 내가 선택해서 넣을 수 있고 감자튀김은 산지 직송해와 튀기는데 진짜 이 감튀가 엄청 맛있다. 꼭 두 번 먹자!! 그리고 여기의 하이라이트는 음료다. 100가지 이상의 탄산 맛이 있으니 못 먹어 본 맛으로 조금씩 조금씩 먹어 보자. 촌스럽게 코카콜라 한 컵 다 채워서 먹지 말고.





114카페

여긴 현지인 추천의 카페다. 카페 내부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밖에서 먹을 수 있는 벤치가 작게 있어 우리는 거기 앉아서 먹었다. 거리 사람들 구경하고 그냥 약간 노상하는 기분? 생각보다 재밌다. 나는 모카를 먹었는데 모카가 진짜 찐했다. 원두가 제대로인 느낌? 모카커피의 특유의 그 텁텁한 단맛이 없고 씁쓰름한 맛이 일품인 곳이었다. 역시 현지인 추천은 다르다. 테이크 아웃을 해서 밖에서 먹어도 좋고 그냥 이렇게 잔을 가지고 나와서 먹어도 좋다. 내가 바로 뉴요커는 미국인데..... 영국러..? 뭐지..? 아무튼 먹어보자!!






영국박물관

사실 위에서 버스 타고 잘못 갔다고 했던 일화의 목적지는 여기 영국박물관이었다. 하하 옥스퍼드 스트릿도 그냥 잘못 내린 곳. 우연찮게 잘못 내려 폭풍 쇼핑하고 온 곳인데 원 목적지는 바로 이곳이다. 이 박물관도 무료로 관람 가능한데 들어가기 전에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한다. 테러 위험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니 빠르게 협조해서 빠르게 입장해 보도록 하자! 무료 관람이고 이 앞이 잔디밭이다 보니 그냥 사람들이 여기 앉아서 쉬기도 하고 피크닉처럼 즐기는 사람도 많다. 박물관 관람이 끝나면 이렇게 여유로운 일정을 보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세인트제임스파크

빅벤에서 버킹엄 궁전까지 걸어가는 걸 택해서 걸어가는 도중 이 공원을 보게 되었다. 진짜 공원 잔디밭을 지나가는 순간 하루 종일 걷기도 했고 좀 쉬어 갈 겸 음료수 하나 사서 잔디밭에 누워 있었다. 마치 내가 이곳의 주인이 된 기분. 약간 생각지도 않게 런던까지 와서 이러고 있으닌깐 정말 좋았다. 사실 다른 곳들도 좋고 재밌었지만 이 공원에서 잠깐의 휴식이 아직까지 제일 기억에 남는다. 남들 눈치 보지 않고 평화로이 잔디밭에 돗자리도 없이 누워서 뒹굴뒹굴했던 것이.


나도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그들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 이 프리함! 사실 요즘은 1인 미디어가 너무 많이 발달되고 추구하고 동경하면서 만들어 내는 게 많은 것 같다. 자연스러움을 가장한 인위적인 무언가를. 1인 미디어 같은 것도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닐 것이다.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더 노력하고 본인의 색깔이 뚜렷한 콘텐츠가 있어야 될 텐데 성인들도 그렇지만 어린아이들이 특히 그 상황에 노출되면서 안 좋은 걸 배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자극적이어야 눈길을 끌 수 있다는 생각을 그 어린아이들도 한다는 게 참.. 안타깝기도 하고 또 그런 선례를 누군가가 남겼을 테니 따라 하는 거겠지란 생각에 걱정도 된다.


그래서 나는 이왕이면 착한 콘텐츠가 잘 됐으면 좋겠다. 착한 사람이 잘 됐으면 좋겠고, 베풀 줄 아는 사람이 성공했으면 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이래라저래라 할 순 없지만 최소한의 도리를 아는 사람들이 잘 됐으면 한다. 요즘 보면 각종 논란이 있는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것들을 보면 신이 이래서 불공평하다는 거군 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개천에서 용은 안 나더라도 개천에 파묻히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갑자기 자유를 이야기 하다 엉뚱한 이야기로 샜는데 이 자연의 자유를 느꼈던 그때가 생각나니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이 진행된 것 같다.






웨스트민스터사원

빅벤 바로 앞에 있는 곳이다. 갔을 때 실제 예배 중이어서 사람들이 들어가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우리는 들어가지 않고 그냥 이렇게 밖에 구경만 하고 왔다. 사실 건물들이 다 우리나라와 양식이 달라서 어딜 봐도 재밌고 신기했다.





세인트 폴 대성당

대성당 갔을 때는 저녁 시간이라서 2, 3층 관람을 할 수는 없었다. 대신 저녁 예배하는 시간이어서 예배드리는 모습과 찬송가를 듣고 올 수 있었다. 와 근데 진짜 신기했던 게 아무런 음향 장치가 없는 대도 돔 형식이라서 그런지 소리가 정말 크게 울린다. 자연 에코가 상상 이상이다. 현재도 이렇게 설계가 가능한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 옛날 어떻게 이런 구조의 건물들을 지을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도 했다.


이런 걸 보면 현대의 과학으로 증명될 수 없는 아이러니한 것들이 분명 존재하고 그걸 지키기 위해 현재 과학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팔만대장경도 그렇고 그걸 보존하고 있는 해인사도 그렇고, 거북선도 현재의 과학기술 설계로도 재현할 수 없는 것들이 있지 않은가. 사실 우리도 그런 걸 계속해서 생각하고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






옥스퍼드 쇼핑거리(Sports Direct)

빨간 이층 버스를 타고 잘못 내린 옥스퍼드 거리. 여긴 쇼핑 거리라서 각종 매장과 브랜드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특히 여기 스포츠 매장 중 상설 할인 매장이 있는데 운이 좋다면 쏠쏠하게 겟할 수 있을 것이다!




타워브리지

타워브리지는 우버를 이용해 이동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버가 아직 불법이지만 해외에서는 공공연한 대중교통이다. 우리나라의 카카오 택시 같은 건데 일반 택시보다 훨씬 저렴하고 할인 쿠폰도 많이 제공되기 때문에 여행 갈 때 이용하면 좋다! 우리도 우버를 이용해 많이 다녔는데 할인 쿠폰을 넣으면 지하철 요금으로 이동도 가능하고 차도 BMW, 아우디, 페라리 이런 게 오기 때문에 외제차 타고 드라이브하는 기분도 나고 좋다.





버킹엄 궁전

열심히 걸어갔던 버킹엄 궁전은 사실 볼 게 별로 없었다.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이날은 행사가 있던 날이어서 교통 통제도 있었고 사람들도 엄청 많이 몰렸던 걸로 기억한다.





리버풀 흔한 거리 풍경.




런던탑, 런던타워

런던 브릿지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런던탑이 있다. 낮에는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으나 저녁 노을이 진 후에 런던탑은 약간 으스스하면서도 저주받은 공주가 안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





현지인 픽 야경 명소다. 현지인 픽이기 때문에 어딘지 모른다. 그냥 오라는 대로 지하철 환승해서 갔더니 이런 공원이 딱!!!! 사진으로 이 야경이 다 닮기지 않았는데 진짜 런던에서 제일 좋았던 시간이었다. 여긴 정말 현지인 밖에 없었고 그마저도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이었다. 여기서 그냥 가만히 멍 때리고 있는데 정말 집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좋기도 하면서 이 대로 시간이 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건 영국 런던 일정표다 시내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고 잘 다녔다.



비록 너무너무 오고 싶다는 생각으로 온 곳은 아니었지만 지나고 이렇게 사진으로 추억해 보면 내가 정말 행복해 보여서 좋았구나 싶다. 새로운 곳을 간다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기도 하지만 불안한 느낌 이기도 하다.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어떤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하지만 대체로 나는 여행 가기 전에 그 두근거림이 좋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걸 경험한다는 그 느낌. 새로 적응하고 낯선 곳에서의 어색함을 이겨내고 그곳을 알아 간다는 그 마음. 사진은 덤인 것 같다. 내가 진짜 직업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 무렵에는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던 것 같다. 나는 왜 모든 일에 열정적이지 못하지. 앞으로 나는 어떤 일을 해야 하나,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나는 왜 이런 것도 못하나. 대체로 좀 부정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연예인 지망생들이 정말 너무 멋있었다. 그 어린 나이에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찾아 열정을 쏟고 최선을 다해볼 그 마음과 노력이. 상대적으로 내가 할 수 없는 걸 나는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걸 그 어린아이들이 벌써 하고 있다는 사실에 슬프면서도 참 멋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연예인 지망생, 연예인들 보고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대체로 연예인이나 연예인 지망생들이 언론에 많이 노출이 되기 때문에 대상이 됐던 것뿐이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책 한 권을 읽게 됐는데 그 책은 여러 가지 조언이나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는 게 아닌 생각을 하게 했다. 어렸을 때부터 시간을 차근차근 되짚으며 나의 생각들을 물어봤다. 그러므로 나를 생각하게 했다. 그때 좀 명확하게 내가 하고 싶은 거,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것에 이유를 찾고 관심을 갖게 됐던 것 같다.


100세 시대인 요즘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평생을 살 수 없다. 그나마 나는 한 가지의 그 무엇도 뚜렷하게 찾은 게 없어 자괴감을 갖고 있었다. 빠르진 않았지만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둘씩 해보면서 정말 나의 적성을 찾아보려고 한다. 쉽지 않겠지만 지금까지 늘 그래 왔듯이 흘러가듯 서서히 스며들듯 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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