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jin Nov 23. 2020

퇴사 후 두 번째 여행 #프랑스

낭만의 도시

유럽 여행의 마지막 지점인 프랑스로 왔다. 프랑스는 중심지인 파리 외에도 모나코, 남부인 니스 이렇게 왔다 갔다 했다. 프랑스의 축약본인 파리 외에도 휴양지도 같이 보닌 깐 그 나라에 대해서 많은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다만 자유여행을 온다면 이렇게 올 수 있을까 싶긴 했다. 왔다 갔다 하다 끝날 것만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 이런 게 바로 패키지여행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유럽은 자유여행으로 런던을 다녀오고 이번에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는데 장단점이 분명한 거 같다. 내가 아무것도 계획하기 싫고 시행착오를 겪고 싶지 않으면 패키지를 추천하고 뭐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만들어 가는 여행을 원한다면 자유여행을 추천한다.


다만 나는 런던 갔을 때도 지인이 살고 있어서 나름 편하게 여행을 하고 온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그땐 아직 젊을 때여서 도전 의식이 남아있었는데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도전을 하기가 쉽지 않다.(사실 핑계다. 예전에도 도전 의식은 별로 없었던 게 사실이다.) 아무튼 3국 중 마지막 여행지인 프랑스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니스해변

우선 프랑스에서 가장 먼저 간 곳은 니스다. 지중해 바다와 광장의 모습이 휴양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다. 간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맘 같아서는 바닷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싶었지만 아직은 춥다는 사실, 내 옷차림이 두껍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들어가지는 않았다. 아쉽기는 했다. 여름에 왔다면 맘껏 바다 수영을 즐길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언젠가 여름에 갈날을 꿈꾸며 돌아서 나왔다.






마세나광장
니스 구시가지

니스에 갔을 때 간 날이 무슨 행사 중이었던 것 같다. 광장에 커다란 조형물과 거리 곳곳이 꾸며져 있었다. 알고 온 게 아니라서 더 즐겁고 신기했다. 축제 기간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도 광장에 듬성듬성 몰려 있고 거리도 좀 더 활기가 느껴졌던 것 같다. 나는 구시가지 쪽까지 가서 구경을 했는데 마침 시장 스는 날인지 이것저것 구경할게 많았다. 특히 여기 특산품이 라벤더인지 라벤더 제품의 종류가 많았었다. 하나 살까 순간 혹했지만 꾹 참고 밥을 먹으러 갔다.






모나코의 흔한 마을 풍경.





모나코 대성당(법원)
대공궁전 광장

프랑스에서 입헌군주제를 실시하고 있는 모나코다. 니스와는 또 다른 느낌의 곳이었다. 같은 휴양지 스타일이긴 한데 니스는 정말 휴양지, 해변 딱 제주도 st. 이런 분위기였다면 모나코는 해변이 바로 코앞에 없어서 그런지 약간 휴양지이긴 한데 들어가서 액티비티 하게 노는 곳보다는 보는 게 즐거운 곳이란 느낌이었다. 간 날 바람이 사정없이 불긴 했지만 바람의 언덕 온 것 같고 좋았다. 하지만 머리는 묶는 걸 추천한다.


여행이란 게 사실 별거 아닌 거 같다가도 이렇게 가서 보고 추억하면 별거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안다고 한다. 실제로 여행을 가서 경험하고 느끼는 게 예전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있을까? 싶었는데 내가 직접 경험해 보닌 깐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냥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내가 가 본 곳이면 훨씬 눈에 잘 들어오고 괜히 반갑고 그렇다. 역사를 배울 때 지루한 이유가 현실감이 없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물론 수업하는 사람 재량에 따라 다르다) 나에겐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생각에 은연중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학교에서 중1 때 그런 진로 찾기 이런 걸로 싸잡아서 시간낭비하지 말고 차라리 이렇게 관심 분야에 맞게 주제를 나누고 실제로 관심 있을만한 것을 직접 해보고 느끼며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역사도 그냥 흘러가는 그런 게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가며 흘러가는 하나의 시간이란 걸. 오늘도 내일이 되면 역사의 한 부분이 된다는 것을. 생각을 전화시켜 보면 좋을 것 같다. 딱히 애들한테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요즘 공무원, 공기업이 엄청난 각광을 받고 있는데 필수 시험 중에 하나가 한국사다. 억지로 공부한다는 생각보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생각하며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한다고 시간이 더 들고 지금 있는 시간도 부족한 것 같은가? 내가 많이 살진 않았지만 그때 그 시간들이 그렇게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런 작은 경험 하나가 내 미래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사소한 하나의 아이디어가 나중에는 엄청나게 큰 발명과 아이디어로 이어질 수 있다.


책상 앞에 하는 공부도 중요하다. 이론 없는, 기초가 없는 모든 것은 허술하기 마련이다. 다만 본인이 직접 느껴보고 생각해 본 것을 공부한다면 훨씬 공부도 잘 될 것이고 효율성도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그냥 단순하게 놀러 다니고 돈 쓰러 다니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그렇게 갔을지라도 나도 모르는 순간에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얻게 될 거라 생각한다.







모나코

모나코 대성당을 갔을 때는 이미 대성당이란 대성당은 다 보고 와서 그렇게 큰 감흥이 없었다. 으.. 응? 이것도 대성당인가? 싶은 생각만. 역시 인간은 간사하고 생각보다 더 적응력이 빠른 편이다. 모나코는 오히려 다른 것 보다 지형이 독특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전망대 같은 곳에서 보면 바다 바로 앞에 아파트 같은 건물들이 쭈르륵 지어져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 모습이 참 아이러니하고 멋있었다. 차보다 요트가 더 많은 느낌도 들고, 마치 요트도 주차해 놓은 것처럼 새워 놓은 모습도 인상 깊었다. 보통은 바다가랑 좀 떨어져서 건물들을 지어 놓은 건 많이 봤어도 이렇게 바로 앞에 건물들을 세워 놓은 걸 보닌 깐 색다른 풍경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






La Storia

다시 프랑스 니스다. 사진을 좀 흐름에 맡게 올렸어야 됐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 프랑스 니스에서는 자유시간 겸 자유식사시간을 가졌다. 지금까지는 쭉 정해진 식당에서 먹는 거였는데 여기서는 소정의 돈을 주고 알아서 사 먹고 오는 일정이었다. 나는 같이 패키지여행을 하는 다른 언니 일행들과 함께 밥을 먹게 되었다. 같이 먹으면 한 음식이라도 더 먹을 수 있지 않냐며 고맙게도 함께 식사를 할 수 있게 초대해 주셨다.


우리는 구시가지 쪽을 둘러보면서 어느 식당으로 갈지 고민했다. 맛집을 찾아보긴 했는데 시간도 넉넉하지 않고 그래서 그냥 대충 둘러보고 괜찮은 곳으로 가기로 했다. 유럽의 좋은 것 중에 하나가 모든 식당이 메뉴판을 식당 밖에다 배치해놔 메뉴를 미리 한 번 보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메뉴도 보고 가격도 보면서 가고 있는데 이 식당이 가격도 적당하고 사람도 없어서 들어갔다. 보통 사람 많은 집으로 들어가지만 우리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사람 없는 곳으로 갔다. 근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여기가 원래 맛집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자리를 잡고 앉아 있고 한 10분~15분 지나고 사진 속에 보이는 모든 테이블이 다 찼다.


이상한 일이지만 나는 어딜 가나 사람을 부르는 느낌이 있다. 평소 그냥 아무 식당에 들어가거나 어디 매장에 들어가면 내가 들어가고 얼마 안 있고 꼭 사람들이 몰린다. 느낌 탓일 수도 있겠으나 그런 일이 자주 반복되면서 약간 내가 그런 체질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잘 먹게 생겼나..? 하하하하


아무튼 이 식당에서 파스타, 샐러드, 피자를 먹었는데 음식도 맛있었다. 우리는 유럽 음식이 다 맛이 없는 줄 알았는데 그냥 패키지 음식이라서 그랬던 거였다. 내 돈 주고 비싸게 먹는 건 다 맛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 순간이었다. 파스타는 호박 쉬림프 뭐시깽이 파스타였고, 피자는 그냥 기본 피자에 샐러드는 케이준 치킨 샐러드를 시켰었다. 생각보다 양도 엄청 많아서 다 먹진 못했는데 만족스러운 식사 시간이었음에는 틀림없다.






몽파르나스역

드디어 프랑스 파리로 입성했다. 파리는 스위스에서 TGV를 타고 넘어왔다. TGV는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 열차로 우리나라 KTX 같은 거다. 실제로 스위스에서 파리까지 버스로 오면 한 8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 떼제베를 타면 2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또 오는 기차가 2층 기차여서 자유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뭔가 청춘열차 탄 느낌적인 느낌. 완전 아침 일찍 스위스에서 출발하는 거라서 피곤할 줄 알았는데 인터라켄에서 바젤 역으로 가는 동안 실컷 잤더니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프랑스 파리에 막 도착했을 때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여행하면서 한 번도 비를 만난 적이 없어서 약간 유럽에 온 실감이 나는 기분이랄까? 좀 불편하긴 했지만 이것 또한 낭만이라며 주책을 떨었던. 하지만 오자마자 일정이 점심식사여서 비가 오는 건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오히려 좀 낭만적이고 그런.. 느낌..? 하하 






몽마르뜨언덕

밥을 먹고 나오니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고 파란 하늘이 나를 맞아 줬다. 오히려 비가 한 번 오고 가니깐 하늘이 더 맑게 개인 느낌. 밥 먹고 일정은 예술가들의 성지 몽마르뜨언덕이었다. 중앙 계단은 닫힌 상태였고 옆에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었는데 저질체력인 나는 올라가면서 23441번 정도 케이블카 같은 게 있었는데 그거 타고 올라 올 걸 이란 생각을 하면서 올라갔다. 보는 순간 숨이 턱 막혔는데 그때라도 표를 끊었어야 한다고 200번 생각했다. 그렇게 힘들게 (물론 내 기준으로) 올라가서 본 풍경은 힘듬을 잊게 할 만큼 좋긴 했다. 맑게 개인 하늘과 성의 조합은 저 성문을 열고 디즈니 공주 같은 분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조합. 비현실적이면서도 뭔가 한 번쯤은 꿈꿔봤을 그런 모습. 사실 날씨가 다 하긴 했지만, 비가 오는 날은 또 그 만의 낭만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날씨가 생각보다 많이 따뜻해서 그런지 2월인데 벌써 벚꽃이 피고 있었다. 캐나다가 아니라 파리에 도깨비가 다녀간 줄 알았다.






베르사유궁전

파리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베르사유의 궁전이다. 정말 많이 들은 곳인데 실제로 와서 본 곳은 진짜 너무 거대해서 약간 실감이 안 난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다. 내가 뭘 보고 온 거지. 뭔가 화려하고 큰 거 보고 온 거 같은데 이런 기분?? 정원 같은 경우는 겨울에는 무료로 개방되는데 여름에는 입장료를 따로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여름 정원을 보지 않아서 어떨지 모르겠는데 일단 겨울 정원도 내 눈에는 엄청 화려하고 거대하고 신기했다. 또한 이 정도의 궁전을 지을 루이 14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간접적이나마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워낙의 유명한 사람이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렇게 그가 남겨놓은 것들을 보니 실제로는 더 대단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평소에 책상 주변이나 집, 방의 모습들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제일 잘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항상 생활하면서 가깝게 두고 있다 보니 자연적으로 나의 평소 성격이 그대로 반영되는 곳들 중에 하나인 곳들이다. 남들이 다 보닌 깐 관리할 것 같지? 356일 24시간을 다 관리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이라면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다. 진짜 그 정도의 정신병자 아니라면 그렇게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과거의 사람이 남겨 놓은 것을 보닌 깐 이런 거에도 평소 그 사람이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생활을 했는지 다 알 수 있어서 신기하기도 했지만 약간 섬뜩하기도 했다. 나는 루이 14세처럼 왕도 아니고 관종도 아니라 내가 죽은 후에 나를 들여다보는 사람은 없겠지만 유명인들은 그렇게 될 것 아닌가? 심지어 아직 죽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하는데.


아무튼 베르사유의 궁전은 눈이 돌아갈 정도로 화려하고 거대했다. 역사적으로도 그 가치가 인정되어 지금은 전 세계 사람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세계사나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가 보면 더 인상 깊을 곳이라고 생각한다.







에펠탑

프랑스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에펠탑이다. 에페 탑은 코 앞에서 보면 거대해서 오히려 잘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에펠탑을 잘 볼 수 있는 명소 중에 한 곳으로 가서 봤다. 이때 가이드가 팁 아닌 팁을 줬는데 여기에 흑형들이 진짜 많은데 1달러짜리 하나 뭐 사면 사진을 기가 막히게 찍어 준다고 했다. 우리가 내리니 역시나 흑형들이 많았고 그중 한 명이 우리가 사진 찍는 것을 보더니 카메라를 뺏어 찍어주기 시작했다. 처음 핸드폰 가져갈 때는 뭐지? 이렇게 대놓고 소매치기를 하나? 싶었는데 그런 생각을 했던 게 너무 미안할 만큼 사진을 잘 찍어 줬다. 그곳에서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정확히 각도를 아는 사람이랄까? 구도를 지배하는 분 인줄. 우리 돈 없다고 그랬는데 괜찮다며 막 찍어주기 시작. 찍은 걸 보니 뭐라도 사주고 싶은 한국인의 마음 발동. 근데 진짜 딱 1달러밖에 없었다. 그래서 약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1달러 밖에 없어서 그런다. 1달러짜리 아무거나 줘! 이랬더니 에펠탑 열쇠고리 5개를 딱. 뭔가 삥 뜯은 기분이라 더 미안했다. 에펠탑 열쇠고리는 생각보다 선물로 쏠쏠하게 먹혔다.


근데 그 뒤로 우리 패키지 일행 가족들도 찍어주고 그러더니 결국 그 집 꼬맹이가 10달러짜리 불 들어오는 거 갖고 싶다고 해서 어머니, 아버지가 하나 사주셨다. 모두가 해피엔딩이었다. 그 흑형도 뭐라도 팔았고, 꼬맹이는 불 들어오는 에펠탑 가져서 좋고, 어머니 아버지는...... 좋으셨겠지...? 하하하하하...... 뭐 즐거웠으면 됐지 않을까?






세느 강 유람선

그리고 에펠탑을 보러 갔으면 이 유람선은 무조건 타라고 100번 권해주고 싶다. 난 처음에 이게 옵션이라서 안 한다고 했었다. 에펠탑은 그냥 볼 수도 있는데 굳이 유람선까지 탈 필요가 있나 싶어서 안 한다고 했었는데, 가이드님이 슬며시 와서 이건 정말 추천이라며 다른 건 안 해도 이건 해보라고 말하시는데 가이드님이 너무 친절하기도 했고(일대일 투어 잊지 않았음.) 에펠탑이 직접 와서 보닌 깐 더 좋기도 해서 그럼 하겠다고 하고 했었다.


그리고 유람선 타는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동안 이 배에 올라탄 누구보다 즐겼다고 장담할 수 있다. 이날이 배가 출발하고 얼마 안 돼 약간 비가 내렸었는데 비가 그치고도 좀 추웠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친 듯이 사진을 찍으며 멋있다는 소리 한 12311번 정도 해주고 동영상도 있는 대로 찍었었다. 에펠탑이 7시? 8시? 쯤 전구 반짝이는 것처럼 반짝반짝거린다. 그건 동영상으로 찍어야 나오는데 정말 멋있다. 꼭 꼭 보길 바란다. 그리고 유람선도 한 번쯤은 꼭 타보길 권한다. 에펠탑뿐만 아니라 파리 도시의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가이드님이 진심으로 나에게 이걸 추천해 줬구나를 백번 느낄 수 있었다. 유럽 여행의 거의 마지막 일정이었는데 마지막의 정점을 찍은 기분이었다.




LEON Schweiz

여긴 사실 스위스인 것 같다. 스위스 바젤 역에 있던 LEON이라는 곳인데 아침이 너무 맛없어서 안 먹고 좀 일찍 도착해 기차 탈 시간까지 약간의 여유가 있어서 여기 들어와서 모닝세트를 먹었었다. 아침으로 먹을 수 있는 베이컨이 들어간 것과 핫초코를 먹었는데 진짜 인생 모닝 세트였다. 기차에서 먹을 수 있어서 포장해 가서 기차 가는 동안에 먹었는데 진짜 너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모두 기차 시간까지 여유가 있다면 여기서 모닝세트를 먹어보자.





개선문

프랑스를 지키는 개선문. 나는 샹들리제 거리 쪽에 있는 개선문을 보았는데 사실 개선문만 보면 그냥 그렇다. 이미 유럽에 너무 오래 있어서 사실 감흥이 많이 떨어졌다. 근데 좀 떨어져 거리에서 건물들과 함께 개선문을 보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아침이라 사람도 차도 없다.





샹젤리제거리

완전 아침 일찍 일정이었다 보닌 깐 사실 거리에 아무도 없고, 상점도 하나도 문 연 곳이 없었다. 진짜 그냥 이 거리 산책하는 일정. 덕분에 소비 요정이 강림하지 않아서 다행이긴 했는데 그래도 좀 아쉽긴 했다.




마르스 광장

그리고 다음 일정이 선택 관광지 일정으로 에펠탑에 올라가는 거였는데 나는 이건 선택하지 않아서 자유시간이었다. 그래서 뭐할까 고민하다가 몽쥬 약국에 미리 가봐야겠다! 생각하고 근처 검색해서 엄청 뛰어갔는데 문 닫음..^^!! 운명의 장난인 줄. 하지만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하긴 했다. 그건 조금 있다가.


가다가 보게 된 곳이 이 마르스 광장이다. 여기도 에펠탑 사진 찍는 곳 중에 한 곳으로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었다. 특히 주말 아침이어서 조깅하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간간히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한적한 느낌이었다.






프랑스 육군 사관학교

마르스 광장 에펠탑 반대 방향 끝 쪽에 위치한 육군 사관학교다. 육군사관학교마저도 다르다며 감탄했던 기억이. 사실 서울로 치면 그냥 우리나라 학교 건물양식일 텐데. 우리와 다른 건물 모양을 보니 그냥 다 관광지 같고 새롭고 그런 기분이었다.






루브르박물관

파리에 왔으면 꼭 와봐야 될 곳 중에 한 곳인 루브르 박물관이다. 하지만 간 날 코로나 여파로 인해 직원들이 파업.. 하하.. 왜 하필 내가 간 날... 근데 가이드님이 얘네 원래 쪼끔만 문제 있음 맨날 파업한다고. 이런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고 하며 일단 사태를 지켜보며 밥부터 먹고 오자고 해서 밥 먹는 도중에 완전 파업 문 닫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하하. 결국 이렇게 외관만 구경하고 길을 아쉽게 돌려야 했다.


아쉽긴 했지만 찍고 왔다는 생각에 그냥 만족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만족이 쉬운 타입이다. 그렇게 루브르 박물관을 돌아 나와서 남은 일정을 소화했다. 남은 일정은 쇼핑. 소비 요정의 시간이었다. Monoprix라는 곳과 몽쥬 약국과 무슨 면제 백화점을 갔었는데 Monoprix는 자유시간일 때 갔던 곳이다. 약간 우리나라의 이마트 같은 곳인데 화자품, 생필품 등등을 골고루 판매하고 있고 세일도 간간히 하고 있어 가보면 좋다.


그레넬 거리 시장이라는 곳도 갔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자유시간일 때 갔었다. 몽쥬 약국 혼자 가려다 실패하고 돌아오는데 지하철 도로 밑으로 쭉 야시장처럼 시장이 열려 있었다. 먹거리, 야채부터 책이나 기타 구경할 것들도 많아서 현지인처럼 구경하면서 다녔다. 확실히 시장 구경은 따라갈 수가 없다. 그리고 정식 일정으로 몽쥬 약국을 갔었는데 여기서 제대로 플렉스하고 왔다. 혼자서 거의 50만 원 정도 쓰고 옴. 텍스 프리도 되고 현지 왔을 때 사야지 하면서 쓸어 담았다. 모공에 좋다는 크림, 치약 중의 에르메스라는 르봉(50% 세일해서 6개나 샀다. 치약 하나의 2만 원이 넘는 건 안 비밀), 달팡 수분크림, 무슨 앰플 세럼, 립밤, 김남주 오일 등등 좋다는 건 다 샀다. 차로 갈 때 가이드님이 챙겨 주는 거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


사실 난 여행 와서 쇼핑을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딱히 물욕이 많은 편이 아니기도 하고 물건에 대해 값어치 있게 쓰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사도 비싼 건 잘 사지 않는다. 근데 이번 여행에서는 왠지 모르게 그동안에 나도 모르던 욕구가 폭발한 것인지 이것저것 주섬주섬 쓸어 담았던 것 같다. 쇼핑까지 유럽 여행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집으로 돌아가는 게 믿기지 않았는데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장기간으로 이렇게 여행을 오는 건 배낭여행 이후 두 번의 퇴사를 겪고 나서였다. 직장을 다니다 보면 이렇게 장기간으로 여행 오는 게 쉽지 않다. 일반적인 회사라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결혼하지 않는 이상. 이번 생에 결혼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많이 늦어질 거 같기도 해서 퇴사 후를 놓치지 않고 다녀왔다. 우물 쭈물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한다. 고민하다가 다 놓치지 말고 두 개 고민이면 하나는 실행해 보자. 그게 인생을 바꿀 경험일지 누가 알까?





작가의 이전글 교육 그 시작점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