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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Nov 27. 2020

여행 좋아해? #경남고성

한국의 또 다른 고성. 전남 고성

처음에 고성 여행 치고 나오는 곳들을 캡처하는데 묘하게 느낌이 다른 사진들이 있었다. 알고 봤더니 한국의 고성은 강원도 고성과 경상남도 고성 두 군데였다. 그래서 강원도 고성 갈 때 어디 갈까 하고 검색하면서 캡처해 놨던 곳들이 다 경남 고성...^^!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었을까, 생각했지만 강원도 고성 때는 풀빌라 가는 거여서 그렇게 실망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진짜 경남 고성 여행을 가게 되었다! 고성이 거제, 통영이랑 가까워 짧게 짧게 같이 돌고 왔다. 사실 고성이 거의 맨 끝에 있어서 위에 살 때는 오고 싶었지만 엄두가 안 나던 곳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이렇게 올 수 있어서 제대로 여행을 해봤다.(하지만 길 막혀서 시간은 그게 그거였다. 오히려 더 힘들었는지도...)




친구랑 같이 갔었는데 내가 검색할 때는 약간 단편적인 것만 나왔는데 친구가 이런 곳들을 알아 왔다. 검색의 달인인 줄. 석방렴이란 곳으로 어촌체험마을 들어가기 전에 있는 곳인데 바다의 페라가모라고도 불리기도 하며 별명이 많은 곳이었다. 사실 물이 다 찰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으나 어림없을 것 같아서 그냥 이렇게 급하게 찍었다. 우리가 갔을 때 이미 좋은 자리 선점하고 있는 포토그래퍼들이 쭉 있었고 어린이들처럼 그 앞을 서성이는 게 우리였다.


근데 여기가 함정이 내려가는 길이 없다. 있긴 있는데 거리가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어 저 갯벌을 걸어가야 했다. 장화 3000원 주고 빌릴 수 있다고 했지만 우리에겐 슬리퍼가 있었고 슬리퍼 신으면 쌉가능이라며 용기 있게 내가 먼저 가보았다. 몇 번의 고비를 넘기며 도착!! 저 돌담을 한 바퀴 돌았는데 저 끝에 있을 때는 내가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게 함정이다. 포토그래퍼님들이 우리 사진을 열심히 찍어 주셨는데 받지는 못했다는 전설이... 아쉽지만 이렇게나마 사진을 찍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어떤 여성 포토그래퍼 한 분이 어디 가냐며, 우리 모델해야 된다고 가지 말라며 붙잡으셨던 기억이. 집에 가야 된다고 아련하게 말하는데 집이 어디냐며, 우리가 찍은 사진 주겠다며, 우리 나름 유명한 사람들이라며 붙잡았지만 아쉽게도 저희 집이 충남이라... 하하하 이 한 마디에 잘 가라고 인사해주셨다. 300km를 가야 하는 사람을 차마 붙잡지 못하신 포토그래퍼님들..


우리도 물들어 왔을 때 찍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그냥 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름 알차게 이 시간을 즐긴 것 같아서 즐거웠던 순간이었다.






상족암군립공원

여기 동굴 샷이 유명해서 어디지 하면서 찾아갔던 곳이다. 처음 출발하는 곳에서 동굴까지 이정표를 보니 거리가 꽤 돼서 가지 말까 고민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하는 마음으로 가보았다. 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의외다 싶었다. 원래 포토스팟으로 SNS에 퍼지기 시작하면 줄 서서 찍고 그러는 거 아닌가? 하면서 일단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약간 길이 끊겼다고 느껴지는 부분 쪽으로 가서 돌아갔는데 알고 봤더니 거기가 포토스팟...^^ 여기 없던 사람들이 모두 거기에 줄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 역시. 이럴 줄 알았지. 그래서 일단 우리도 줄을 서긴 했는데 한 5분 정도 기다렸는데 줄이 줄어드는 느낌이 안 나서 조용히 친구와 상의 후에 빠져나왔다. 굳이 포토스팟에서 찍을 필요가 있나? 이미 나만의 포토스팟에서 충분히 사진을 찍은 후여서 아쉽지 않게 돌아 나 올 수 있었다.






상리연꽃공원

연꽃은 다 지고 없었지만 가을 산의 전경과 징검다리의 모습이 너무 멋진 곳이었다. 특히 주위에 아무것도 없이 정말 이 자연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곳이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볼게 이게 전부이기 때문에 그냥 산책 정도로 생각하고 와야 할 곳이다. 물론 이런 자연 풍경을 감상하는 걸 좋아한다면 와 보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지금은 연꽃 시즌이 아니어서 그런지 사람도 많이 없고 딱 요즘 같은 상황에 가기 좋은 곳이다.






고성 송학동 고분군

사실 고분군을 최근에 많이 다녔었다. 일단 경주에도 비슷한 게 많고 함안에서도 다녀와서 큰 기대감은 없었는데 이 날 날씨가 모든 것을 다 커버했다. 날씨와 고분군의 환상의 꼴라보. 그리고 다른 고분군 과는 다르게 정확하게 길이 만들어져 있고 규모가 딱 한바퀴 돌기 좋을 정도이고 능선?이라고 하기엔 약간 맞지 않지만 그게 너무 예쁘게 되어 있어서 갔던 곳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었다.


여행은 그 순간에도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하지만 이렇게 돌아보고 추억하는 시간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 여행의 좋은 순간, 기분이 시간이 흘러 사진을 봤을 때도 똑같이 그때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처음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중3 때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이 친구들과 이제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정말 너무 허무하고 허전하고 두렵기도 했었다. 안 그래도 성격이 좀 내향형이라 새로운 환경에 굉장히 피곤해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그래서 그 변화가 더 크게 느껴졌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중3 때 1년 동안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늘 사진을 찍었다. 친구들도 찍고 상황도 찍고 나도 찍고 모든 순간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했던 것 같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늘 사진기를 가지고 다니며 찍는 습관이 든 게. 지금이야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누구나 사진을 찍고(잘 찍고), 항상 찍을 수 있지만 10년 전만 해도 지금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그래서 중3 때 사진부터 그 뒤에 사진까지는 거의 다 모아져 있는데 그래서 친구들이 항상 불태워야 할 1위가 우리 집 앨범이라고 하곤 한다. (왜 불태워야 하는지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가끔 나도 그때 그 시절 앨범을 꺼내 보며 지금은 연락이 안 되는 친구들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궁금해하곤 한다. 또 이때는 이랬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상황도 생각보다 선명하게 떠오른다. 


사진을 전공으로 선택하지 않은 게 좀 아쉬울 때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조금씩 시작해 볼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 여행, 사진. 뗄래야 뗄 수 없는 둘인데 다행이도 둘 다 좋아하고 있다. 일상의 사진도 좋지만 역시 특별한 순간의 사진을 좀 더 좋아하는 편이다. 혹은 내가 찍는 사진들이 모두 특별한 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찍기도 한다. 늘 지금 이렇게 사진 찍는 순간만 같기를.







만화방초

여기에 숲 속의 바다라는 애메랄드 물을 보러 갔던 건데 아쉽게도 비가 오지 않아 물은 볼 수 없었다. 사진으로 와, 여기는 일본 북해도 푸른 연못 부럽지 않은 곳이구나!라고 생각하며 갔었는데 절때 그 모습을 쉽게 볼 수 없는 법. 하지만 그것 외에도 작은 숲 속과 단풍지는 모습, 작은 평야는 충분히 이 곳을 매력적이게 느끼게끔 했다. 여름에는 수국도 있고 10월까지는 물도 있다고 하니 내년 봄에 다시 한번 도전해 보려고 한다. 






여기는 밥 먹으러 가다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고성이 공룡의 마을 인지도 몰랐는데 군데군데 공룡을 계속 강조하고 있어서 알 수 있었다. 이 벽화 마을은 크지 않고 여기부터 골목 안쪽까지만 작게 있는 곳이다. 하지만 담벼락이 딱 이 정도로 아담하고 귀엽고 길도 골목길이긴 한데 그런 울퉁불퉁한 곳이 아니라서 뭔가 아기자기한 느낌의 귀여운 곳이었다.






고성 맛집을 정말 열심히 찾았는데 이 곳과 무슨 게장집만 주구장창 떠서 이걸 먹으러 왔다. 친구가 날 것을 못 먹어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우리는 가게 이름만 보고 당연히 삼겹살 집인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이 김치 삼겹 찜이 메인이 곳이었다. 약간 의아해하면서 주문을 하긴 했는데 살짝 달짝지근한 것이 완전 취저였다. 양도 둘이 먹기 푸짐하고 좋다. 사실 난 두부를 먹은 기억이 없는데 이렇게 보니 두부도 올라가 있다. 아무튼 두부 못 먹은데 뭐가 중요한가. 맛있다는 게 중요하지!






군립공원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남들 열심히 줄 서서 찍을 때 거긴 줄 모르고 이렇게 신나게 찍고 있었다. 덕분에 줄 안기다려도 되고 눈치 보면서 찍지 않아도 돼서 대만족이었다. 약간 동굴 모양이 다르긴 하지만 사진이 잘 나온다는 것은 다 똑같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여기서 찍고 가는 걸 추천한다.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내가 찍는 그곳이 바로 포토존이 되는 것이다!



고성은 이 곳 외에 장산숲이라는 곳도 있다. 원래 같이 가려고 했는데 노선이 맞지 않아 과감히 버렸다. 살짝 아쉽긴 했지만 갔던 모든 곳들이 다 너무 만족스러워서 사실 별로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도 못 가본 곳이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볼 예정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도 정말 좋고 예쁜 곳들이 많다. 앞으로는 국내 여행지 위주로 올려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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