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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Dec 04. 2020

여행 좋아해? 구례&하동&남원

푸르름이 남다른 곳

초록의 남도 여행이란 타이틀이 정말 잘 어울리는 여행지였다. 한 곳, 한 곳 소개하고 싶었는데 동선이 많이 겹치고 거리적으로 가까워서 같이 소개해 보려고 한다. 원래 구례로 산수유축제를 보러 가려고 계획했던 건데 마침 그때 확진자들이 다녀갔다고 해서 여행을 쭉 미루게 되었다. 그리고 푸르른 5월에 다시 한번 남도 여행에 도전하게 되었다. 사실 원래는 이번 연도에 일을 쉬면서 국내 배낭여행을 하려고 계획했었는데 뜻하지 않은 코로나로 인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아쉽긴 하지만 이것 또한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뜨문뜨문 되도록 야외로 사람 없는 곳으로 다녀봤다.





매암제다원

보성 녹차밭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하동에 있는 곳이다. 겹겹이 쌓인 녹차밭에서 마시는 차는 느낌 자체가 다르다. 차 마시는 곳도 야외여서 부담이 좀 덜 했고 자리도 띄엄띄엄 있어서 좋았었다. 아침부터 가서 내가 갔을 때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은 것도 있었다.





바로 옆에는 차 박물관이 있다. 여기가 인스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포토존이 있는 곳이다. 싱그러운 녹차밭을 두고 감성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나는 모르고 차 다 마셨으니 이제 가자! 하고 일어섰는데 같이 간 친구가 여기가 핫스팟이라며 들렀다 가야 한다고 나를 이끌었다. 덕분에 싱그러운 느낌의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내가 간 날 스냅 촬영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다음에는 스냅 촬영을 하러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곳이다.





최참판댁

여기는 주차장에서 최참판댁까지 꽤 거리가 있었다. 사실 거리보다는 높이 올라가야 되는 언덕이라서 실제 거리보다 한 2배는 더 멀게 느껴졌었다. 날씨가 좋아도 너무 좋아서 고생을 했지만 확실히 높은 곳이 풍경이 좋긴 좋다. 풍경 말고도 최참판이 얼마의 부를 가지고 있었는지는 집을 구경하면 할수록 느낄 수 있었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한옥 느낌+좀 더 싱그러운 느낌이었다. 정자와 대청마루의 조화나 중간문과 덩굴의 조화 등 좀 색다른 곳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섬진강재첩국수_섬진강길

섬진강 재첩 국수는 사실 국수 보다는 이 뷰를 보면서 먹기 위해 갔던 곳이다. 하지만 이 뷰를 보면서 먹을 수 있는 자리는 정말 한정적이었고 식당도 사람이 정말 많았다. 솔직히 여기 온 이유는 맛이 좋다는 후기보다는 그냥 이 뷰 후기가 좋아서 왔던 거였는데 쓱 보고 좀 기다리다가 다른 거 먹으러 갔다. 굳이 이렇게 기다리면서 먹을 정도의 클라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섬진강길은 봄에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인 것 같았다. 2차선 도로 양 옆으로 심어진 나무들이 모두 벚꽃 나무로 봄에 오면 강과 함께 환상의 조화를 이룰 곳이라는 느낌이 왔다. 밑에 지방이라서 산수유 질 무렵에 오면 꽃이 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더로드101

솔직히 음료수는 정말 별로였다. 그냥 자릿세, 사진 찍는 비용을 지불한 느낌. 사진 찍기는 정말 좋다. 겹겹이 능선이 겹치는 산과 잘 가꿔진 정원 같은 카페. 사진 찍는 거 좋아하고 음료 맛에 관대하다면 한 번쯤은 와볼 만한 곳이다.






쌍산재

이날 생각보다 음료를 많이 마셨다. 여기도 입장료 5000원이 있는데 입장료를 내면 차 한잔을 준다. 무슨 종류가 있었는데 난 매실차를 선택해서 매실차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입장료는 카드가 안되기 때문에 현금이나 계좌이체를 해야 한다. 사유지라는 게 믿기지 않게 잘 가꾸어져 있는 곳이다. 매암 제다원과는 또 다른 느낌의 곳이다. 대나무 숲을 지나면 넓은 정원과 안쪽에는 모두가 사진을 찍고 가는 상샷(?). 그리고 밖으로 나가면 작은 저수지도 있는 곳이다. 하지만 약간 느낌이 매암 제다원과 겹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 시간이 안 맞는 사람이나 동선이 안 맞으면 한 곳을 픽해서 가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갔을 때 저 꽃이 정말 탐스럽게 피어 있었다. 일반 우리가 보던 꽃보다 한 1.5배 정도 큰 느낌이어서 유독 눈에 띄고 탐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꽃이다.






천은사

천은사 이 다리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카메라를 가져가는 걸 추천한다. 핸드폰으로 찍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진 것처럼 나오고 확대해서 찍는다 해도 화질이 깨져서 여긴 카메라로 찍으면 훨씬 잘 나올 거라 생각한다. 천은사는 많이 돌아다니지 않고 딱 입구 컷이었다. 이 다리가 입구에 있었기에.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다 더 예뻤던 곳이기도 하다. 강 주변에 데크길이 다 설치되어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산책을 하며 돌아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로시난테하우스

숙소는 펜션을 이용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가성비 겸 뷰가 장난 아니어서 예약하게 됐다. 물론 뷰는 들어가자마자 본 게 전부이긴 했지만. 근데 여기가 한 가지 특별했던 게 고기 숯불 불판이 고깃집 테이블이다. 방마다 개별 테라스처럼 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랑 완벽히 분리되면서 고깃집에서 고기 궈 먹는 느낌이라 아주 좋았다. 또 바로 옆에 물이 흐르고 있어 흡사 계곡에서 고기 궈 먹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화장실 넓은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할 곳이다. 화장실이 거의 방 사이즈 만하며 욕조가 그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반신욕 같은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확실히 두배로 좋을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설송

재첩 국수 버리고 온 곳이다. 약간 게국지 같은 찌게인데 무난하다. 특유의 그 게맛이 많이 안 나서 싫어하는 사람이 먹어도 그냥 찌게 정도로 생각하고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너무 맛있어!!! 는 아니었지만 그냥 한 끼 식사 해결하기 나쁘지 않은 곳이었다.





지리산 노고단

사실 나의 원래 목적은 이곳이 아니었다. 철쭉이 피는 곳을 가려고 했는데 네비가 인도하는 곳으로 오니 이곳 전망대 같은 곳이었다. 뭔가 이상해서 안내 데스크 같은 곳으로 가 물어보니 철쭉은 이곳이 아니라고 한다. 전혀 다른 곳으로 왔다며 가려는 곳은 여기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고 했다. 그래도 철쭉을 보고 싶은 마음에 다시 갔는데 정말 들어가고 싶지 않은 입구에 다다랐다. 등산로인데 수풀이 우거진. 정말 가고 싶지 않아 일행 한데 한 열 번 확인했는데 그래도 가 보자고 해서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절반쯤 가는데 일행이 뱀을 봤다. 거짓말 안 하고 더 가지고 내려가지도 못하는 거지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더 이상 가는 건 무리다 싶어 일단 좀 기다렸는데 다행히 내려오는 등산객을 만나 동행해 내려올 수 있었다.


정말 잊지 못할 철쭉에 관한 에피소드다. 내가 직접 뱀을 본 게 아니었지만 평소 뱀 공포증이 심한 나는 거의 패닉 상태였다. 처음에 정말 가고 싶지 않았던 그 느낌을 밀어붙였어야 했는데 수긍한 내 잘못이라며 내려왔다. 이래저래 힘든 고생을 했지만 빡시게 운동했다고 생각하며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지리산 치즈랜드

이때 갔던 여행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입장료도 없고 사람도 없었던 곳. 앞으로는 물길이 뒤로는 푸르른 산이 바쳐 주었던 곳이다. 생각보다 올라가는 길도 가파르지 않아 이야기하며, 사진 찍으며 가면 금방 도착할 수 있다. 이때 느낀 게 아, 돗자리랑 피크닉 거리 가져왔으면 여기서 한 2시간 눌러앉았다 갈 텐데 였다. 날씨가 살짝 흐리긴 했지만 그래서 걷기 더 좋았던 것 같다. 여기 오기 전이 그 철쭉 보러 산 탄 거였는데 단숨에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

운명의 장난 일까? 마침 간 날이 쉬는 날이었다. 이때가 월요일이었는데 정말 생각보다 월요일에 쉬는 곳이 많았다. 아담원이란 곳도 갔다가 쉰다고 해서 못 가고 어떤 빵집도 쉰다고 못 가는 등 퇴짜 맞은 곳이 좀 있었다. 정말 절망이었는데 박물관 내부는 들어갈 수 없었지만 다행히 이 포토존은 밖에 있어서 사진은 찍을 수 있었다. 오히려 사진만 찍기에는 사람이 없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내부 관람 못한 게 좀 아쉽긴 했지만 어쨌든 절반은 할 수 있어서 즐겁게 즐기다 왔다.







남원랜드

중학교 때 수학여행 왔던 곳이었는데 거의 폐업된 것 같았다. 예전 기억에 있던 그 활기참과 동심은 온 데 간데없고 스릴러 파크 같은 모습만 남아있었다. 뭔가 어렸을 적 추억이 하나 문 닫은 기분이어서 약간 씁쓸했던 곳이었다.






광한루원

여기는 친구와 맞춘 한복을 입고 갔는데 정말 좋았었다. 여기저기서 퇴짜 맞고 원래 일정을 변경해서 간 거였는데 마침 날씨도 너무 좋고 사람 없어서 맘껏 즐길 수 있었던 곳이었다. 한복도 약간 생활 한복 느낌이었는데 이곳과 너무 잘 어울려 기분이 더 업 되었던 것도 있었던 것 같다.







연희

이 카페 같은 경우는 변경된 일정으로 더 이상 갈 데가 없어 급하게 검색하고 갔던 곳이다. 근데 진짜 막 간 거 치고는 마당도 너무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꾸며놨고 카페도 곳곳에 액자 같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분위기가 좋았다. 가는데 마다 사람이 없어서 더 안락하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다.






서남만찬

남원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곳이라고 해서 갔는데 식당 운영시간을 보고 장사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 생각했다. 11시 30분~13시 40분, 17시 10~19시 40분만 운영한다. 전부다 계산해도 5시간 정도밖에 장사를 안 했던 곳. 나중에 내가 뭔가 하면 성공해서 이만큼만 장사하고 싶다를 느끼게 해던 곳이다. 17시 10분이 되자마자 가서 기다림 없이 착석해 먹을 수 있었다. 평소 오징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사실 별 기대는 없었는데 맛있었다. 이래서 이만큼만 장사할 수 있구나 싶었던. 납득 가능한 맛이었다.





호텔 춘향

호텔이긴 한데 호텔 같지 않은 느낌적인 느낌. 대신 가성비 좋고 뷰가 정말 좋았다. 특히 내가 갔을 때 무슨 등 축제? 행사? 같은 걸 하고 있어서 더 예쁜 뷰를 볼 수 있었다.





이건 지리산 치즈랜드에서 살 수 있는 요거트다. 난 유제품을 좋아하지 않아 먹지 않았는데 같이 간 일행이 맛있다고 추천해줘서 엄마 드릴 거 몇 개 사 왔었다. 일반 요거트 보다 훨씬 걸쭉하고 상큼해 맛있다고 한다. 엄마한테도 물어 보닌 깐 맛있다며 어디서 샀냐고 했었다. 유제품을 좋아한다면 이렇게 건강한 음료 한 잔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남도 여행은 오랫동안 계획을 세우고 했던 여행이었다. 그런 여행이어서 사실 실망할 수도 있고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었는데 사람도 많지 않고 한적한 최고의 여행이었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긴 하지만 사람 많은 곳은 좋아하지 않아서 사람 많은데 다니면 약간 스트레스받아하는 편인데 너무나도 좋은 여행이었다. 힐링이 필요하다면 떠나보기 좋은 곳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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