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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Jan 18. 2021

부산 여행 #1

어디까지 가봤을까?

나에게 부산은 뭔가 꿈의 도시 같은 곳이었다. 원래 살던 고향에서 워낙 멀기도 했고 연고지도 없고 딱히 갈 일 없었던 곳이랄까? 하지만 여행하면 한 번은 부산에 가봐야 되는 것 아닌가! 싶은 그런 곳이었다. 말하면서도 이게 뭔가 싶은데 약간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다 대학 때 친구랑 여행을 가려고 계획하다가 얼떨결에 부산을 가게 되었다. 대학생 때는 뚜벅이였기 때문에, 일단 도시로 가야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불편하지 않게 이동할 수 있는 곳.이라는 명제를 달아 놓으니 선택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없었다. 많이 없는 곳 중에 고르고 골라 선택받은 부산. 친구랑 둘이 떠났던 첫 부산 여행이 벌써 어언 10년 전이다. 그 뒤로 혼자서도 가보고 다시 친구랑 함께 찾기도 하고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고 경주에서 살게 된 이후로 자주 접하게 된 부산. 앞으로 그런 부산의 모습들을 속속들이 함께 비대면 여행을 해보고자 한다! 알고 있어서 가고 싶었던, 새롭게 알게 되어 가고 싶은, 누군가에는 너무 멀어 미래 도시 같은 그런 부산을 단면이지만 이야기해 보겠다. 






태종대

태종대는 부산 여행하면서 두 번 갔던 곳이다. 처음에는 혼자서 갔었고, 두 번째는 친구들이랑 갔었는데 잊지 못할 곳이다. 경관이 아름다운 것도 물론 그렇지만 힘든 곳으로 더 임팩트 있게 기억되고 있다. 뒤에 태종대가 또 나와 약간 맛보기처럼 이야기하는데 두 번째 갔던 친구들이랑 다신 태종대에 가지 않겠다고 매번 만날 때마다 다짐한다. 충분히 태종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은 다 보았으니 이젠 가지 않겠다는 마음이랄까? 끝없는 수평선 위로 펼쳐진 바다의 경관은 장관이라 할 수 있으나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느꼈던 하루였다.






송도 케이블카

송도 케이블카는 혼자 갔던 여행 마지막 날 할 게 없어서 갔던 곳이다. 혼자 여행 갔을 때도 뚜벅이로 갔었는데 부산역 근처에서 버스로 한 번에 가는 게 있어서 갔었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었는데 비 오는 날 케이블카도 나름 운치 있고 좋았다. 빗방울이 송골송골 맺친 모습이 약간 90년대 앨범 재킷 감성이나 싸이월드 감성 나서 뭔가 아련하고 웃겼다. 그걸 생각하는 나 자신이.. 케이블카는 밑바닥도 유리로 된 크리스탈? 이런 걸 탔었는데 사실 별로 느낌은 없다. 그냥 일반 케이블카 타도 무난할 것 같다.





암남공원

암남공원은 있는데 들어갈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두 번 정도 갔었는데 갈 때마다 입구가 막혀 있었던 기억이 난다. 공사가 안 끝난 건 아닌데 날씨가 안 좋거나 바람이 많이 불거나 한 날은 거의 막아 놓고 있는 것 같았다. 






송도 스카이워크

케이블카 타러 가기 전에 바다 위에 만들어진 스카이워크를 걸었는데 바다를 둘러싸고 있는 도시의 풍경을 바다 위에서 보는 건 또 색다른 풍경이었다. 위로는 케이블카가 지나가고. 말만 들으면 엄청 이색적이고 색다른 풍경일 것 같은데 꼭 그런 건 아니다. 다만 내가 이 위에 있을 때 어떤 기분인지에 따라서 모든 게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아무리 좋은 풍경, 이색적인 모습도 내 마음에 따라서 다 다르게 보인다. 내가 그걸 보는데 좋은 마음, 열린 마음으로 본 다면 그만큼 다르게 보일 것이고 꽁한 마음, 불만인 마음으로 본다면 아무리 좋은 걸 봐도 좋은 줄 모를 것이다. 





송도구름산책로

원래 여기가 사람이 엄청 가득가득한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침에 개장하자마자 가니깐 그 많은 사람들 없이 나 혼자 독점 관람할 수 있었다. 원래 같이 간 동생이 저녁에 송도 스카이워크 바닷가 야경을 보고 싶다고 했는데 동선이 맞지 않아 낮에 이렇게 찾아왔는데 뜻 밖에 이득이었다. 사실 막 색다르고 그런 건 아니다. 근데 이게 새로 생겼을 때부터 오고 싶어서 왔는데 날씨가 좋아 그냥 다 좋았던 날이었다. 뭔가 기대하고 오면 실망할 법 하나 아무 기대 없이 온다면 좋은 바다 위 풍경 보고 간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송도 케이블카 하부

구름 산책 위로 올라가면 케이블카 타고 내리는 곳이다. 이렇게 작은 공원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때그때 테마가 달라지는 것 같았다. 처음에 케이블카 타고 왔을 때는 그 약간 너랑 있어 좋다 이런 문구 같은 거 있는 아기자기한 곳이었는데 여름에 왔을 때는 그런 글귀는 다 없어지고 그냥 애기들이 좋아할 법한 것들로 꾸며져 있었다. 케이블카를 탈 계획이라면 송도 구름 산책로까지 와서 구름다리 한 번 건너고 여기 한 바퀴 돌고 케이블카 타고 송도 바다가를 가는 걸 추천한다. 케이블카를 왕복으로 굳이 탈 필욘 없을 것 같아서.. 하하






흰여울문화마을

흰여울길은 올 때마다 뭔가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아기자기한 상점들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요즘에는 해저터널?이라고 생겨서 새로운 핫플이 된 것 같다. 변호사 촬영지로 유명세를 얻고 관광지로 개발시키면서 탈바꿈 한 곳이다. 바다를 따라 쭉 이어진 흰 담벼락이 무척 예쁜 곳이다. 전망 좋은 카페에서 유유자적 커피를 즐기기도 좋은 곳이다. 부산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아닐까 싶은 곳이다.






태종대

이날의 태종대.. 이날의 수국은 정말 잊지 못할 것이다. 때는 7월 말에서 8월 초쯤. 한 여름이었지. 태종대 분홍 수국 집을 가보자고 하여 나는 오게 되었지. 같이 온 친구들이 그래도 태종대 왔는데 한 번 보고 가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해서 길을 오르게 되었고 그게 비극의 시작이었지. 태종대에는 한 바퀴 도는 기차 열차가 있다. 당연히 우리는 걸을 생각이 없었기에 타려고 했는데 대기시간이 1시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면서 수국 축제까지는 걸어서 15분이면 갈 수 있다는 방송이 비극의 시작이었을까..? 그래서 1시간 기다리느니 그냥 걸어서 갔다 오자! 고 패기 있게 말하고 가서 안내 방송한 사람 가만 안 둘 거라고 도는 내내 이야기했었다. 물론 우리가 반대로 간 것도 있었다. 반대로 간 덕분에 태종대를 온전하게 한 바퀴를 걸어서 돌았다. 한 여름에. 15분이면 도착한다고 해서 걸어간 거였는데 무려 150분을 걷게 되었다. 수국이고 나발이고 태종대는 오늘 이후로 끝이라며 이별 선언을 하고 돌아왔다. 그래도 가장 예쁠 때 모습을 보고 온 거라고, 그래서 다신 안 갈 거라고 오늘도 지금도 생각 중이다. 태종대가 안 좋다는 건 아니다. 그냥 내가 그렇다는 것일 뿐. 꼭 기차 열차 이용하길 바란다. 1시간을 기다려서라도.( 태종대의 60%가 오르막길이다.) 평지로 걸어도 15분이 더 걸릴 거 같은데 오르막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감천문화마을

여기는 한 번도 한낮에 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늘 해 질 녘 즈음에 갔는데 그래서 문 연 곳을 별로 본 적이 없고 늘 사람도 별로 없었던 기억이 난다. 부산 여행 갈 때마다 갔던 곳인데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이 움직이는 사진 상점이다. 그냥 일반 분할 컷이나 이미지 사진이 아닌 넘기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비디오 테이프 사진을 찍는 곳이다. 사진관에 있는 옛날 교복과 소품을 이용해 사진을 찍었는데 왠지 모르게 진짜 신나 가지고 찍었었다. 색다른 걸 한다는 즐거움도 있었고 그냥 이때 여행이 유독 재밌었던 것 같다. 여기만 있는 건 아니니 한 번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이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삼락생태공원

이때 부산에서 정말 뭔갈 많이 했다. 그중에 하나인 자전거 타기. 이날 날씨가 진짜 더웠는데 같이 간 친구들이 자전거 타고 싶다고 해서 간 곳. 자전거 타기 정말 좋은 곳이었으나. 한 여름 햇빛은 상상을 초월하는 뜨거움이다. 다행히 여행 가기 바로 전날까지 비가 엄청 쏟아져 습기가 없었다는 게 다행이었다. 이 날씨에 습도까지 있었다면 자전거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전거 대여하는 곳에서 각자 자전거를 대여해 한 시간 정도 탔던 것 같다. 기본요금이 많이 비싸지는 않았던 것 같고 한 시간이 넘어가면 추가 요금이 있었다. 자전거도 좋았지만 공원 자체가 진짜 푸르르고 곳곳에 포토존 같은 곳이 있어 찾는 재미 또한 있었다. 비록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웠지만 즐거움이 더위를 이겼던 것 같다. 이때 자전거 다 타고 아이스티 한 잔 마셨는데 정말 근래 먹은 아이스티 중에 가장 맛있는 아이스티였다.






장림포구

여기는 후기가 그렇게 좋지 않아 사실 안 가려고 했던 곳이다. 하지만 자전거까지 탔으나 시간이 계속 남아 갔던 곳이다. 이미 아무런 기대 없이 가서 그런지 막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별로 볼 게 없긴 하다. 그 흔한 카페나 음식점도 없었고 특유의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도 났던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이 없었던 것 좋았다. 정말 우리가 여기 전체 빌린 건 아닐까 잠시 의심이 들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사진 속에 모습이 전부다. 멀리 교통비를 들여서 가야 되나 묻는다면 아니라도 답해줄 것이다.






태종대자갈치즉석생선구이기사식당

혼자 태종대 갔을 때 갔던 곳이다. 1인분인데 생선이랑 반찬이 알차게 나왔던 곳으로 밥을 한 공기 더 먹을까 몹시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안 먹고 그냥 나왔는데 덕분에 생선이 많이 남았었다. 아주머니가 왜 이렇게 많이 남겼냐고 해서 배불러서....라는 의견을 내고 나왔던 기억이. 음식은 맛있었다. 생선도 노릇노릇하게 적당히 바싹하게 잘 튀겨졌고 반찬도 깔끔하게 나왔었다. 아침 식사로 고민될 때 가보면 좋을 곳이다.





전주식당

태종대 낙곱새 맛집 치면 9할의 지분을 차지하는 곳이다. 원래 가기로 했던 식당이 줄이 너무 길어 급하게 찾았던 곳인데 택시 안에서 여기 맛있을까 이랬더니 기사님이 맛있다고 인증해 주신 곳. 택시기사님이 인정한 건 못 참지 하면서 달려갔던 곳. 1인분 1만 원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맛은 두 말할 곳 없던 곳이다. 왜 지분 9할을 차지하는지 납득 가능했던 곳. 다음에 부산 가면 여긴 다시 재방문한다며 기억 속에 저장해 두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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