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궁극의 레이스 영화 'F1 : 더무비' 속 숨겨진
브래드피트 주연의 F1(포뮬러 1)를 소재로 한 영화 'F1 : 더 무비'에 등장하는 대사다.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 레이스만큼이나 뇌리에 남은 말이다. 이 영화에서는 포드, 페라리, 벤츠 등 세계의 유명한 자동차 브랜드들이 벌이는 최고의 경주를 현실에서 만날 수 있다. 같은 감독이 만든 만큼 '탑건 : 매버릭'에 버금가는 액션이다. 그 어떤 레저 스포츠보다 화끈한 F1 경주. 하지만 한편으론, 조센 코신스키 감독이 정말 전하고 싶었던 핵심은 바로 위 대사가 아닌가 싶다.
레이스 중 불의의 사고로 모든 걸 잃고 F1 바닥을 떠났던 한물간 레이서 '소니 헤이즈(브래드 피트)'. 약 30년을 도박꾼과 방랑자 드라이버로 떠돌아다니던 그는 매각 위기에 처한 팀인 에이팩스의 구단주로 있는 친구 루벤의 요청을 듣고 고민 끝에 F1에 복귀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는 팀에 혼란을 가져왔고, 헤이즈 또한 과거의 상처와 힘든 상황에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오직 한 순간을 다시 만나고 싶었던 헤이즈는 이내 곧 노련한 레이스와 공격적인 전략으로 팀을 다시 선두권으로 이끈다. 조카뻘 파트너인 루키 레이서 조슈아와도 관계를 회복하며, 결국 자신이 수십 년간 찾았던 그 절정의 순간을 결승에서 느끼며 역사적인 우승을 거머쥔다.
우승 후 헤이즈는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레이스를 사랑하는 마음'임을 알게 된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오직 달리는 길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 말이다.
헤이즈(브래드 피트)는 세계 최고의 레이서라는 명예를 뒤로하고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난다. 타고난 방랑자이자 드라이버임을 확증이라도 하듯, 최고의 순간을 맛본 후 가장 편안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을 다시 찾아 나선다. 오직 드라이브에만 집중할 수 있는 어딘가를 향해.
덜컹거리는 봉고차를 몰고 낯선 사막의 땅에 도착한 헤이즈는 드라이버를 구하고 있는 한 무리에게 말을 건넨다.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난다.
이 대사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내게도 "돈은 중요하지 않아"라고 편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좋아하고 소중한 일이 있을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어디서든 드라이버로서의 삶을 살았던 헤이즈. 어쩌면 그는 자신이 레이스를 좋아하게 된 그 순간과 느낌을 계속해서 찾아 헤맸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유일한 삶의 낙이자 목적이었기에.
삶에서 돈을 고려하지 않고 정말 좋아해서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물론, 그 일이 사회에서 어느 정도 인정도 받고 대가도 주어지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렇게 여기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힘과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눈코뜰 새 없이, 어쩌면 F1 경주보다도 훨씬 빠르게 흘러가는 달려가는 현대인들. 남들보다 빨리 가려고 눈앞의 생계와 사회의 시선만을 신경 쓰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우리에게 이 영화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끝으로 첨언하자면, 중간 중간에 나오는 대사도 정말 매력있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힘은 레이스 장면에서 나온다. 나는 여건이 마땅치 않아 2D로 봤지만, 3D나 4DX가 가능하다면 꼭 그 기회를 잡기를 추천한다. 얼마 차이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돈은 중요하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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