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로 Mar 15. 2023

봄의 마음을 빌려

글로 나아가는 이


봄의 마음을 빌려 너에게 편지를 보내. 잠깐의 빈틈에도  떠올리는 , 너라는 습관 속에 살아. 지금은 점심 시간이야. 늘 걷던 거리, 오늘은 유난히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져. 봄이라 다행이야. 마음 잠시 쉴 있어서. 사람들의 표정도 한결 가벼워졌어. 그동안 많이 힘들었어. 내 미래는 꽁꽁 얼었었거든. 그 불안한 삶에  숨결이 닿은거야.   


얼음처럼 차가운 난 이제 없을거야. 약속할게.  닮은 따뜻한 사람이 될게. 널 만나고 알게 됐어. 내게 필요한 건 봄이었다는 것을. 비추는 햇살도 흩날리는 꽃잎도, 모두 위로가 되는 봄 말이야. 넌 따뜻한 마음 전부를 나에게 줬어. 한 계절을 바쳐  사랑했어.


이젠 보답하고 싶어. 사랑을 주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았으니까. 난 우직한 사람이지만 봄을 느낄 순 있어. 그때 너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아. 내가 조금만 더 성숙했더라면 어땠을까. 하지만 이젠 그냥 네게로 달려갈 거야.  


봄의 마음을 빌려 너에게 편지를 보내. 봄에게도 마음이 있다면 얼마나 따뜻할까. 온 세상을 녹여주니그 속엔 너도 있지 않을까. 지난 사랑은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힘겨웠지만 봄의 마음을 빌리면 충분할 거야. 아픈 기억도 모두 잊을 수 있을 거야. 그러니 부디 이 마음을 받아. 따뜻한 바람이 불면 나의 마음이라 여겨줘.


봄의 마음을 빌려 너에게 편지를 보내. 꽃처럼 아름답진 않지만 금새 져버리지 않을  여쁜 마음을. 봄이라 밖에 달리 표현할 길 없는 이 마음을.


봄의 마음을 빌려. 너에게.

 

-글로 나아가는 이




 


매거진의 이전글 어떤 하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