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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Nov 06. 2024

뇌과학자가 MRI로 살펴본 독서 뇌와 스마트폰 뇌!



많은 사람들이 AI 시대에 '책이 설 자리는 없다'고들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은 무엇이든 엔터를 치기가 무섭도록 빠르고 정확하게 AI가 대답하기 때문이다(그것도 너무도 많이). 뭐, AI가 하도 거짓말을 잘 해서(우리 대부분은 AI가 거짓말을 해도 잘 모른다는게 문제다) '정확하게'라는 말은 생략하자.


암튼, 인류 역사상 존재하지 않던 녀석이 너무나 빨리 급성장해서 현인류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대부분은 AI가 인류를 보다 편하게 그것도 아주 겁나게 편하게 해줄 거라며 신세계가 열린다 하고, 소수는 인류 최대의 적을 만나는 지옥문을 여는 거라며 두려워하고 있다. 어찌 되었든 비관론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럼 그 비관을 피하려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테니까.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인류가 자신의 생각을 AI에게 내맡기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서두에도 말했듯 이제 벽돌같은 책은 종말을 고할 때라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AI는 차치하고라도 당장 15년전에 생긴 스마트폰이란 녀석 때문에 인류가 '좀비'가 되어버렸으니, 스마트폰에 AI가 장착된다면 어떨까...상상만 해도 두렵다.


스마트폰의 출현은 출판시장을 망가뜨리고 있다. 백그램짜리 그 조그마한 녀석이 품어내는 수많은 영상과 메시지 때문에 대한민국 성인 열 명중 여섯명은 1년 동안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게 현실이다. 책을 읽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라고 대답했지만, 스마트폰 보고, 활용하느라 돈이 없고 시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좋은 책을 읽어 리뷰하고 그것으로 독서와 글쓰기의 효용을 소개하고 있는 일을 업으로 하고 있는 내게 요즘은 재앙같은 시기다. 살만큼 살고, 자리를 잡은 어른들이야 저희들이 알아서 남은 여생을 살 테니까 걱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태어날 때 아예 스마트폰을 들고 태어난 것 같은 요즘 아이들이다.


부모와 거의 동시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 보니 그 효용과 부작용을 함께 경험하고 있는데, 어른의 무지가 고스란히 아이들의 몫이 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이야말로 스마트폰쥔 손 대신 책을 집어들어 읽어야 하고, 글쓰기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 위해 최근 <아이성적 올려주는 초등독서법>이란 제목의 책을 썼다(다음 주에 서점에 배포될 예정이다).





독서가이자 작가이며 초등 5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아빠로서 '요즘 아이들'이 너무나 걱정되어 쓴 이 책은 책을 쓰는데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왜 그런지는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된다). 과연 이 책이 얼마나 많은 독자를 만날 것인지 기대하고 있던 차에, 인터넷 서점을 뒤지다가 깜짝 놀랄 제목의 책을 만나 급히 주문해서 오늘 받았다. 일본 뇌과학계의 1인자인 가와시마 류타 교수가 쓴 책인데, 제목은 <독서의 뇌과학>이다. 원제목은 '책만 제대로 읽어도 뇌가 젊어진다'인데, 국내판 제목이 훨씬 낫다 싶었다.





이 책의 저자는 뇌과학자로서 현대 사회가 골치덩어리로 생각하고 있는 '디지털 기기의 과다 사용'에 대한 문제점과 그 해결책에 대해 고민한 내용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기의 과다 사용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최근 2010년 이후 만연해 현재 미취학아동까지 소유하고 있는 디지털 기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를 주장하고 있다.


책 내용은 크게 세 가지를 다룬다.


첫째, 독서가 뇌에 미치는 영향과 뇌 발달을 위한 효과적인 독서 방법을 과학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둘째, 우리의 뇌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스마트폰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셋째, AI 시대에 보다 나 다운 삶을 살게 하고 경쟁력을 높히는 독서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전체적인 흐름상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우리의 뇌 건강을 위협하는 스마트폰의 실체'가 된다. 특히 저자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학생들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과 학업 성적과의 관계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해 주목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종합한 끝에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할수록 학업 성적은 낮아진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학업 성적을 위한다면 “얼마나 공부하느냐”보다 “얼마나 스마트폰을 적게 사용하느냐?”가 학업 능력 성적에 더 큰 변수가 된다고 강조한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수면 시간이 짧아져서 성적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직접적으로 성적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 너무 길다는 점이다. 공부를 하면서 펜이 들려 있어야 할 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거나 지근거리 즉, 눈에 보이는 자리에 스마트폰을 놓고 공부한다. 저자는 공부할 때 스마트폰이 눈에 띄는 것 자체만으로도 집중력은 떨어진다고 말한다. 또한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서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도 문제로 꼽았다. 즉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음악 감상, 메신저를 통한 대화, 동영상 시청,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공부를 하는 척하는 것일 뿐 온전한 공부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뭐, 우리 때도 그랬는데 무슨 소리냐?', '공부하면서 음악도 들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등 여러 퉁을 놓을 수 있겠는데, 저자는 다양한 뇌과학적 실험을 통해 이런 방식의 공부는 뇌를 전혀 자극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같은 멀티태스킹 즉, 공부하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다른 곳에 주의를 빼앗겼다가 다시 원래 일로 돌아오는 이른바 '스위칭 현상(switching)'이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스위칭을 자주 경험할 경우 독해력이 극단적으로 떨어진다고 강조한다.


나 역시 어느 책에서 뭔가에 집중하고 있다가 스마트폰에 뜬 알림소리를 듣고 확인하는 바람에 무너진 집중력을 다시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23분이라고 읽은 바 있다. 저자가 말하는 스위칭 현상을 말하는 듯 했다. 이러한 스위칭이라면 어른들도 거의 매일 겪고 있는 문제인데 학생들의 경우라면 학업 능률은 거의 제로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저자는 학생들의 스마트폰(태블릿 PC 포함) 과도한 사용은 학업은 고사하고 뇌 발달을 저해한다고 말한다. MRI 촬영을 통한 실험 결과를 듣고 있자니 자식을 둔 부모로서 소름마저 돋았다.





이러한 일련의 실험 및 조사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인터넷에 매일 접속하는 아이들 대부분의 외 일부 영역의 발달이 멈춰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MRI 촬영 결과 디지털 기기를 자주 사용한 아이들의 해당 영역 발달은 평균적으로 0에 가까웠다.

즉, 3년간 전혀 발달하지 않은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습관이 생기면 대뇌 일부 영역의 발달이 멈춘다는 의미다. 신경세포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뇌의 백질 부분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다.


결론부터 말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매일같이 장시간 사용하는 아이들은 뇌의 발달이 억제될 뿐만 아니라 학습을 해도 학업 성적을 높일 수 없다.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가 3년 동안 매일 스마트폰 등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 중학교 2학년이 되어도 몸은 커질지언정 뇌의 대부분이 초등학교 5학년 상태에 머무른다는 의미다.

그러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와 관계없이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뇌의 발달 측면에서만 보면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이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은 시험을 치는 꼴이니 말이다.


<독서의 뇌과학> 199쪽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무엇을 하면 좋을까? 저자는 뇌과학 연구자로서 독서만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독서에는 뇌를 활성화하는 실제적인 효과가 있다고 덧붙인다.


"활자를 읽으면 뇌의 거의 전 영역이 활성화된다.

이런 실험 결과를 종합하면, 독서는 뇌의 전신운동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독서에 열중하는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성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저자가 말하는 뇌 발달을 위한 독서의 효능은 다음과 같다.


* 매일 책을 읽으면 뇌의 기초 능력이 향상된다. 책을 읽는 행위는 뇌의 전 영역을 사용한다. 말하자면 뇌의 전신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 책을 자주 읽는 아이들의 뇌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실제로 더 발달해 있음을 확인했다.


* 독서에 대한 연구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져 있다. 앞서 언급한 연구에서 드러났듯이, 독서 시간이 길수록 학업 성적이 향상된다는 데이터와 연구 결과는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독서 습관이 아이들의 뇌 발달과 언어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세계의 연구자들도 인정하는 것이다.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 독서를 한다면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읽는 것이 더 좋다.

여러 심리학 실험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디지털 기기보다 종이 매체를 통해 책을 읽을 때 어휘 습득과 문장 이해력, 지식의 양, 사회에 대한 응용도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히 같은 내용을 읽어도 종이책과 디지털 기기로 읽었을 때를 비교하면 어휘 습득이나 문장의 이해, 응용력 습득 정도가 달랐으며 종이책을 독서를 했을 때 확연히 뛰어났다.






그렇다면 독서를 통해 어떻게 뇌 활성화 훈련을 할 수 있을까?


눈으로만 읽을 때보다 소리 내어 읽을 때 훨씬 더 많은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48세 성인을 대상으로 매일 600~800자의 글을 소리내어 읽게 했더니 한 달 후 기억력이 40퍼센트 향상되었다고 한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도 소리내어 책을 읽으며 인지 기능이 회복되는 현상을 보였는데, 이는 어떤 약물로도 얻기 힘든 효과였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학생들에게 공부 전이나 긴장될 때 2분간 소리 내어 읽으면 뇌가 활성화되어 집중력이 높아지고 긴장도 완화된다. 매일 반복하면 인지 기능과 학습효과가 더 향상된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넉넉히 한 챕터를 할애해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책 읽어주기'였다. 저자는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을 훌륭한 독서교육이자 아이의 뇌 발달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책 읽어주기의 효능'은 다음과 같다.


*책 읽어주기는 부모와 아이가 감정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으로, 아이는 이를 통해 안정감을 느끼고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그 결과, 아이의 문제 행동이 줄어들고 부모의 육아 스트레스도 감소한다.


*일주일에 3번, 하루 10분만 책을 읽어줘도 부모와 아이 간의 정서적 유대가 깊어진다.


*반드시 부모가 책을 읽어주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된다면 어느 보호자든 책을 읽어주는 편이 좋다.


*아이에게 무슨 책을 읽어주면 좋을까?

책 읽어주기는 공부가 아니라 교감을 위한 일이다. 책의 내용과 장르 등에 구애받을 필요 없이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고르면 된다. 아이가 싫어하는 책을 읽어주기보다는 좋아하는 책을 여러 번 읽어주는 편이 좋다.


*핵심은 정보의 흐름이다.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는 양방향 소통이 일어나지만, 영상이나 애니메이션은 함께 시청하더라도 부모와 자녀 간의 정보 교류가 적기 때문에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종합해 보면, 스마트폰이 우리의 뇌에 끼치는 폐해와 독서가 우리 뇌에 끼치는 효능을 뇌과학적으로 똑 떼어놓은 책은 이제껏 만나보지 못했다. 곧 출간을 앞둔 내 책 <아이성적 올려주는 초등독서법>의 집필을 위해 읽은 독서 관련서 200여 권 중에서도 이런 책은 없었다. 게다가 일본 뇌과학계의 1인자가 지난 해에 펴낸 책인 만큼 시의적절한 책이라고 평가한다.


최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규제와 반발로 전세계가 시끄럽다. 찬반논쟁의 주된 핵심은 '인권'에 있는데, 나는 그 핵심은 이 책의 주제와 같이 뇌과학적으로 볼 때 과연 학생, 정확하게 말하면 청소년을 비롯한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이 과연 그들의 뇌 발달에 적합한가? 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본다. 이 책에서 말한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서 들여다 보고 있으면 뇌를 전혀 자극하지 않아서 뇌 발달이 정지해버린다는데 이러한 충격적인 연구를 과연 그들은 알고나  말을 하는 건가 의문이 든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지나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뜻인데, 제 아무리 문명이 낳은 최첨단의 기기라 하더라도 사용할 시기가 따로 있고, 사용할 분량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기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학습 효과가 없을 만큼 중독성이 강한 물건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특히 학업에 열중해야 할 청소년의 부모라면 이 책을 먼저 읽어봐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녀에게도 일독을 권할만 한 책이다. 내 아이는 스마트폰이 이토록 무서운 물건인 걸 아직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부모도 몰라서 사줬을 테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오늘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학원에 보낼 때 아이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독서는 물론 독서록도 잘 쓰고 우등생이 된 아이의 독서법을 소개합니다>


브런치에 올렸던 화제의 글들이 드디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제목은 <<아이성적 올려주는 초등독서법>> 입니다. 


지금 온라인 서점과 전국 서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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