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과 패턴 #마크 뷰캐넌 #멱함수 #팻테일법칙 #통찰력 기르기
오늘은 마크 뷰캐넌이 쓴 <우발과 패턴>을 읽고 든 생각을 공유합니다.
물리학자인 마크 뷰캐넌이 쓴 <우발과 패턴>은 2000년에 출판된 책이지만, 2025년에도 적용 가능한 양질의 책입니다.
10장 <난폭한 변이>는 주식 시장의 본질인 변동성에 대한 설명이 집중적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식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멱함수 법칙을 따르고, 변화의 폭은 전형적인 크기가 없이 거칠게 오르내린다.
©마크 뷰캐넌 <우발과 패턴> 10장 난폭한 변이 中
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르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정규분포의 특성을 가집니다.
정보를 가진 투자자들이 저평가된 주식을 보면 바로 매수하고, 고평가된 주식은 바로 매도하기 때문에 시장은 가치에 부합하는 가격으로 거래될 수밖에 없다는 이론입니다.
주식 시장을 정규분포로 바라보면, 시장이 하루에 5% 변동하는 사건이 나올 확률은 약 0.0026%(약 4만 번 중 1번)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러할까요?
사례를 통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2000년~2019년(약 20년), S&P500 거래일은 약 5,000일입니다.
정규 분포(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르면 5% 이상 급등락은 확률상 20년 동안 한 번도 안 나와야합니다.
그러나, 해당 기간 최대 일일 수익률 +11.0%과 최소 일일 수익률 -9.5%은 5% 변동성을 넘어 10% 전후의 변동성을 '실제' 기록했습니다.
(*변동성이 10% 이상인 사건의 확률은 250만 번 중 1번 입니다.)
비교적 최근의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2020~2025년까지 확장하면 극단값은 더 늘어납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 S&P500 일일 최대 변동값은 아래와 같습니다.
2020년 3월 16일: -11.98%
2020년 3월 12일: -9.51%
2020년 3월 9일: -7.60%
이 3일은 모두 2000~2019년의 최소 일일 수익률(-9.5%)보다 더 심한 수준입니다.
따끈따끈한 2025년 사례도 있습니다.
2025년 관세 정책 쇼크로 인한 S&P500 일일 변동성 값은 아래와 같습니다.'
2025년 4월 3일: -5% (트럼프의 관세 발언 이후)
2025년 4월 9일: +9.5% (관세 90일 유예 발표 이후)
정규분포에 따르면 4만 번 중 1번 일어나야 할 사건이 2025년에만 2차례 일어났습니다.
이론의 세계에서 사건은 정규 분포에 따라 일어나지만, 실제의 세계에서 사건은 멱함수 (Fat-tail)를 염두에 둬야 합니다.
왜 실제 세계에서는 0%에 수렴하는 사건이 높은 확률로 일어나게 되는 것일까요?
실제 세계에서는 임곗값을 넘어서는 변수들이 연쇄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 시장이라면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펀더멘털 투자자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받습니다.
주식 시장이 작은 요인에 의해 연쇄적으로 상승하면 기존의 낙관론자뿐만 아니라 비관론자와 펀더멘털 투자자도 상승세에 동참하고 싶은 심리적 영향을 받습니다.
반대로 주식 시장이 하락하면 낙관론자와 펀더멘털 투자자도 비관론자와 같이 주식 매도 행렬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며, 알 수 없는 여러 변수가 상호작용하여 원인을 만들어 냅니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을까요?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예측할 수 있었다면 주식 시장의 폭락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부와 금융기관 등이 선제적으로 예방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2008년 서프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미국 정부는 선제적으로 예방하지 못했으며, 사태 발생 후 사후 대처했을 뿐입니다.)
제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주식 시장의 하락(혹은 폭락)은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투자자가 시장 변동성을 100% 예방할 수 있으려면 시장에서 투자를 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그렇다면, 투자로 인한 자산의 복리 성장도 포기해야 합니다.)
1987년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하루 만에 22% 하락하였습니다.
단기적인 폭락은 많은 투자자들의 자산과 심리에 타격을 주었지만, 모든 투자자들에게 타격을 준 것은 아닙니다.
하루 만에 자산의 22%가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복리 성장하는 주식 자산을 장기적 관점에서 보유한 투자자와 폭락을 안전마진의 기회로 삼아 추가로 투자를 집행한 투자자는 장기적으로 자산의 복리 성장을 지속하였습니다.
같은 논리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사태, 가깝게는 2025년 4월 트럼프 관세 쇼크에도 적용됩니다.
결국, 마크 뷰캐넌이 말한 '난폭한 변이'는 겉으로 볼 때는 대처할 수 없는 위기이지만, 그 기간을 버틸 수 있는 소수의 투자자들에게는 기회의 시간일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도 3%가 넘게 하락하였습니다.
정규분포로는 0%에 가까운 하락이 생각보다 빈번하게 찾아온 또 다른 사례가 되었습니다.
변동성은 주식 투자자들이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수입니다.
주식 투자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시장의 큰 변동성이 생각보다 빈번함을 인정하고, 복리 머신 기업에 자산을 배치한 후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2025년 한국 시장은 여전히 많은 것은 수확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장기적인 시간 지평으로 투자를 생각해 보시고, 양질의 책을 읽으며 시장 그리고 세상의 본질에 대해 조용히 탐구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조용한 곳에서 독립적으로 사유하는 시간은 반드시 생각의 근력을 높여주고, 삶을 좋은 방향으로 인도해 줄 것입니다.
물리학자가 쓴 책이지만 마크 뷰캐넌의 통찰은 배울 가치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