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ryeong Feb 22. 2022

국내 항공사 준비를 시작으로 외항사로 퇴사하다 #1

   내가 국내 항공사 입사 준비를 포기하고 외항사의 길로 접어들었을 때, 나의 꿈의 항공사는 에미레이츠였다. 단순히 두바이에 대한 환상뿐만 아니라 멋진 유니폼과 스카프 형식으로 된 모자를 쓰고 승객들을 맞이하는 모습. 그게 내가 바라는 나의 이상향이었다. 



   나는 승무원 준비할 때 학원을 무려 두 군데나 다녔었다. 하나는 국내 항공사용으로 다른 하나는 외항 사용으로. 승무원학원 등록비는 국내 항공사를 준비하는지 외항사를 준비하는지에 따라 수업비가 달라진다. 

  

   나는 대학생 때 국내 항공사를 목표로 하고 승무원 학원을 다녔었는데 그때 당시만 해도 수업비가 100만 원은 훌쩍 넘었으니 처음에 등록할 때 많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나의 꿈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과감히 등록비를 내고 열심히 다녔다. 모델 워킹부터 화장하는 방법, 면접 연습 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 프로그램이었는데 등록비가 어마어마하게 비싼 것 같다. 게다가 영어면접 수업시간이 있었는데 선생님은 카타르 항공 2년 차 출신이었다. 그때 당시는 선생님이 너무나 멋져 보였는데 전직으로써 지금 생각해보면 2년 차로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승무원학원에서 하나 건진 것은 눈썹 그리는 방법, 내가 화장하고 나가면 다들 나보고 눈썹 문신했냐고 묻는다. (나름 대칭을 잘 맞게 그리는가 보다)



   나도 비즈니스, 펄스트 클래스 크루로 일하고 그만 둔지라 사무장, 부사무장까지 일하신 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2년 차라 해봤자 이코노미 클래스 담당하는 크루였을 것이고 아직 제대로 된 일을 해보지도 않고 그만둔 경력자가 다른 이들을 가르친다는 게 쓴웃음이 나오기는 하다.



  어쨌든 국내 항공사를 준비하면서 느낀 나의 최대의 단점은 사투리와 태평양만큼 넓은 어깨. 처음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1차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에 이쁜 사람들만 다 모아 놓은 듯한 면접장. 그리고 범주 할 수 없는 그들의 가녀린 몸매. 나도 그 당시에 말랐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이 면접장에 들어선 순간 나는 그냥 그들에 비하면 헐크인 셈이었다. 당연히 나는 광탈이었지.



  아무리 국내 항공사 면접을 위한 스터디를 하고 연습을 해도 달라지지 않았다. 외모로만 뽑는 국내 항공사 실정에 나는 가슴이 아플 뿐이다. 나는 힘이 세서 emergency situation에 누구보다도 빠른 evacuation을 할 수 있는데, injured passenger이 있으면 내가 끌어서 같이 탈출할 수도 있는데. 심정지 당한 승객이 있으면 CPR을 그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데.. 그렇게 몇 년을 국내 항공사 면접에 열중하였다. 내 나이가 한두 살씩 더 들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목표로 나아가야 했었다. 국내 항공사는 나이가 생명이야, 하지만 나는 승무원이 계속하고 싶었다. 방법은 단 하나뿐, 이제 나는 국내 항공사에서 외항사로 넘어가야 했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나는 영어를 못해..!!!



  대학교 때 나를 좋아해 주신 독일어 교수님이 계신다. 교수님께서 나에게 항상 하셨던 말씀이 '우리 나타샤는 영어만 잘하면 되는데...' (나타샤는 내 독일어 이름이었다) 영어가 문제였다. 외항사 면접은 죄다 영언데, 외국에서 살려면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외국인 손님이 타면 영어로 대화해야 하는데. 나는 이제 어쩌나. That's really a big problem!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