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대표는 최대리 Mar 06. 2020

무제

아무렇지 않게,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지도 않은 생각 10가지.

1. 

코로나19 때문에 난리다. 환절기가 약점인 나로서는 곤란하기가 이를 데 없다. 코를 훌쩍이고, 잔기침을 하면 눈치를 보게 된다. 열이 나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숨을 잘 못 쉬니 기운이 나지 않는다. 3월과 11월은 나에겐 고통스러운 계절이다.


2.

코로나 여파로 업무가 마비되면서 기존에 생각했던 개인적인 프로젝트 두 개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잘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 결과는 어떻게 될까. 두 프로젝트 모두 5월 즈음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미뤄질 수도 있고. 주변에 도움받을 사람이 많다는 것이 정말 행운이다.


3.

작년 12월부터 친구와 디제잉을 배우고 있다. 최근에 디제잉 선생님이 코로나 여파로 행사가 다 취소가 되어서 입금을 빨리 해달라고 간절히 말하더라. 사실 나도 간절히 돈이 없는데. 아무튼 5월 경 파티도 기획 중이다. 몇 년 전까지 주변 지인들과 '롤링 피플(Rolling people)'이라는 파티를 두어 번 진행했다. 오랜만이다. 우리의 네트워크를 더 단단히 만들어 줄 자리. 


4.

오버워치를 끊고 싶다. 벌써 아이디 두 개를 정지당했다. 솔직히 못하는 걸 못한다고 이야기했을 뿐인데 영구 정지라니. 그럼에도 재밌어서 동생 아이디로 또 하고 있다. 딜러는 플레티넘, 탱커는 골드, 힐러는 실버다. 뭔가 분하다. 내 3년의 세월. 게임에도 재능이 없는 것 같다.


5.

나는 사실 멍청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짜 똑똑한 사람들은 '돈' 냄새를 잘 맡고 이를 잡는 사람들. 내 여러 능력 중에 이 같은 능력은 '제로'다. 부동산, 주식 그 어떤 쪽도 나에게 웃어주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운이 나빴다라고 치부하기에는 사실 나의 멍청함에서 비롯된 것. 언제쯤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6. 

어쩌다 보니 '100년'이 된 조직에 소속된 적이 벌써 3번 째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그리고 현 직장. 현재의 내 조직은 안팎으로 많은 논란이 있다. 사실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는다. 그 어떤 조직도 나의 자부심이 된 적은 없기에.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7.

그래도 회사에선 100주년을 기념해 월봉의 100%를 롯데백화점 상품권으로 주었다. 정규직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서무 등 계약직까지 다 주었다. 아직 낭만이 남아있다. 원래는 복지포인트나 현금 지급도 고려했다고는 하는데. 어쨌든 압도적 감사! 


8.

회사에서는 혁신을 위해, 해외 문물을 들여온다. 사실 혁신이라는 말을 우리 조직에 쓰기엔 어불성설이다. '근대화'를 시킨다는 말이 더 적합하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근대화. 낭만적이지 않은가.


9. 

최근 전시 총 담당하시는 차장께서 입사 30주년을 맞으셨다. 실제 직장생활을 하신지는 32년이 넘으셨다. 나와 함께 마라톤 업무를 하시는 차장님 역시 31년 차이시다. 배울 점이 많다. 그분들 외에도 지금 부서에 25년 차 이상되신 분들이 현재 일곱 분. 근속 년수조차 낭만적인 회사다. 


10.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잘 지내시죠? 오랜만입니다. 다음에 한 번 또 봬요. 감사합니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짐은 이리도 쉽다. 나는 질척대는 타입이다. 아쉬움과 미련, 그리움을 견디지 못한다. 인연을 잡아두고 싶다. 그 관계의 결말이 어떻든 간에. 술이 한 잔 하고 싶다. 감기가 나으면 APT나 232에 가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도 판을 한 번 흔들어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