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교육, 모든 학생의 필수 교과가 되어야 한다
AI 시대에 기업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반드시 AI가 일자리를 대체해서가 아니다. 기술과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기업 안에서 일하든, 밖에서 일하든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AI 붐이 시작되기 전인 2017년에 이미 한 연구기관이 2027년에는 미국 일자리의 50.9%가 프리랜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 대학과 정부는 여전히 청년들을 대기업 취업에만 집중시키고 있다. 신규직을 고용하지 않는 회사들이 늘어나는데도 변하지 않는다. 채용 공고는 줄어들고, 신입 채용 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지만, 우리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의 틀에 갇혀 있다.
크리에이터 교육은 이제 모든 학생이 이수해야 할 필수 교과가 되어야 한다. 직업으로 크리에이터를 선택하지 않아도 크리에이터는 필수 역량이다. 신규직을 안 뽑다 보니 크리에이터로 일 경험을 쌓는 수밖에 없고, 정규직을 찾더라도 회사 일이나 부업으로 크리에이터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 콘텐츠 제작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직원들의 크리에이터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하기 시작했다.
현재 크리에이터 교육 현황
현재 학교에서 제공하는 크리에이터 교육은 제한적이다. 정규 교육과정으로는 일부 대학에서 미디어학과나 콘텐츠학과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주로 전통적인 미디어 제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몇몇 대학에서 크리에이터 관련 학과나 전공을 신설하고 있으며, 일부 고등학교에서도 미디어 관련 동아리나 방과 후 활동을 통해 기초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주로 비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크리에이터 교육을 받고 있다. 사설 학원의 크리에이터 입문과정이나 유튜브, 네이버 등 주요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부 지원 프로그램도 단기 실무 교육이나 창업 지원에 국한되어 있어, 종합적인 크리에이터 역량 개발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은 부족한 실정이다.
크리에이터 브랜드와 새로운 창업 생태계
현재 교육 시스템으로는 크리에이터 수요를 만족할 수 없다. 크리에이터 경제 영역이 계속 확장하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은 지금 개인 브랜드 구축을 넘어, 실제 기업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이른바 크리에이터 브랜드의 시대가 온 것이다.
크리에이터 브랜드는 단순히 유명 크리에이터가 만든 브랜드가 아니다. 제조 및 유통 설비 없이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스토리텔링만으로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들은 팬덤을 기반으로 소통하며 제품을 개발하고, 자신만의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ODM/OEM 생산 플랫폼과 다양한 유통 채널의 발달로,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진 것이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했다.
크리에이터 브랜드의 성공은 새로운 창업 생태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화장품 산업의 경우, 2023년 수출액 102억 달러 중 68.7%를 중소기업이 차지했는데, 이는 대부분 크리에이터 브랜드들의 성과다. '라운드랩'은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으로 2023년 CJ올리브영에서 연매출 1,000억 원을 달성했으며, 현재는 80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크리에이터 브랜드가 단순한 틈새시장 player가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필수 교과로서의 크리에이터 교육 방안
시장의 크리에이터 수요를 만족하기 위해서는 크리에이터 필수 교과를 취업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고등학교에서 도입해야 한다. 모든 고등학교 학생이 크리에이터 기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한다. 현재의 교과 중심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기표현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 필요하다. 특히 디지털 리터러시, 콘텐츠 제작,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등 크리에이터 기초 역량은 모든 학생이 배워야 할 필수 소양이다.
대학에서도 전공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이 크리에이터 기초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교양 필수 과목으로 크리에이터 기초 과정을 개설하고, 미디어 제작이나 콘텐츠 기획 같은 실용적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전문 크리에이터 양성 과정에서는 실무 중심의 교육과 산업계 연계를 통한 실전 경험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플랫폼 개혁과 크리에이터 친화적 환경 조성
크리에이터 교육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플랫폼 개혁이 필수적이다. 현재 플랫폼 구조는 크리에이터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수익 배분의 불균형, 알고리즘의 불투명성, 플랫폼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 등이 크리에이터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정부는 크리에이터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먼저 플랫폼의 수익 배분 구조 개선과 알고리즘 투명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견제하고, 크리에이터들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교육 인프라 구축과 지원 체계
크리에이터 교육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먼저 교사들의 크리에이터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현직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크리에이터 교육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또한 학교별로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편집실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 과정에서는 플랫폼 환경에 대한 현실적 이해가 중요하다. 학생들이 플랫폼의 구조적 특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특히 AI 도구의 활용, 디지털 윤리, 저작권 등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필요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다가오는 AI 시대에는 크리에이터 경제의 확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하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경제가 발전할 것이다.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창의성, 공감능력, 스토리텔링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크리에이터 교육은 특별활동이나 방과 후 수업이 아닌, 전 학생을 위한 필수 교과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을 과감히 혁신하고, 크리에이터 교육을 필수 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의 필수 역량을 키우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모종린 (2024). 크리에이터 브랜드, 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대한상공회의소 소통플랫폼(소플).
모종린 (2024).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