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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Oct 06. 2019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세대

일본 서점 츠타야를 창업한 마스다 무네야키는 '라이프스타일을 팔다'에서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56년생)를 '생활의 패션화'를 이룬, 한마디로 멋과 좋은 삶이 무엇인지 아는 프리미어 에이지로 부른다.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역사는 그의 평가를 지지한다. 1969년 꼼데 가르송, 1971년 이세이 미야케, 1974년 빔스, 1980년 무인양품, 1983년 츠타야, 1984년 유니클로가 단카이 세대가 창업한 기업이다. 일본의 세계적인 브랜드는 공통적으로 전통적인 장인정신과 더불어 일본 전통문화의 간결함과 소박함, 일본 도시의 자연과 공동체 친화성과 개방성, 일본 애니메이션과 오타쿠 문화의 상상력에서 수월성과 차별성을 확보했다.


일본에 단카이 세대라면 미국에는 '침묵의 세대 The Silent Generation'(1928-1945년생)와 베이비부머 세대(1943-1960년생)가 있다. 침묵의 세대가 1940-1950년대 개척한 카운터 컬처의 토대 위에 베이비부머 세대가 1960년대 히피 운동, 1970년대 라이프스타일 혁신과 산업화를 주도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창업의 역사에서 이두 세대의 업적을  확인할 수 있다. 1938년생 스튜어트 브랜드가 1968년 전지구목록(Whole Earth Catalog)을, 1938년생 필 나이트가 1971년 나이키를, 1944년생 앨리스 워터스가 1971년 셰 파네즈를, 1955년생 스티브 잡스가 1976년 애플을, 1953년생 존 맥케이가 1980년 홀푸드마켓을, 1953년생 하워드 슐츠가 1987년 스타벅스를 창업했다.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세대는 누구일까?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도, 386세대(1963-1968년생)도 라이프스타일 혁신의 기회를 놓쳤다. 트렌드 전문가 김용섭은 사운즈 한남, 피크닉 등 서울에서 밀레니얼이 열광하는 공간을 건축한 '영 포티'를 주목한다. X세대(1970년대생)로 알려진 영 포티는 K-Pop, 골목길 등 한국의 문화산업이 태동한 1990년대 초반에 20대와 10대를 보낸 세대다. 서태지, 오렌지족, 클럽문화가 X세대를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이다. K-Pop 산업에 대한 X세대의 기여는 두드러진다. 1952년생 이수만이 1995년 SM을, 1972년생 박진영이 1996년 JYP를, 1969년생 양현석이 1998년 YG를, 1972년생 방시혁이 2005년 빅히트를 창업했다.


X세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기 시작한다. 톱클래스 편집장 김민희는 남다른 밈(meme·문화 유전자)의 세대, 사회학자 김호기는 한국 최초의 개인주의 세대, 경영학자 이은형은 윗세대와 아랫세대를 모두 이해하는 포용적 세대로 평가한다.


X세대가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획기적으로 혁신한 세대로 기록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라이프스타일 소비를 주도한 것은 확실하지만, 광범위한 창업을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라이프스타일 산업을 건설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X세대가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세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보편적인 가치로 자리 잡은 탈물질주의를 더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라이프스타일 혁신은 X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의 모든 세대가 삶의 질을 높이는 라이프스타일 혁신에 동참해야만 21세기에 국가, 도시, 산업,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부르주아 라이프스타일에 보다 많은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매드를 더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서로 경쟁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한국이 라이프스타일 강국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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