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백숙보다 좋은 글쓰기의 10가지 효능

내돈내산 광고 아님

by 수풀림

가족들과 한방 오리백숙을 먹으러 간 날.

오리가 나오길 기다리며 주위를 살피다, 그만 보고야 말았다. 식당 벽 곳곳에, 마치 경전의 한 구절처럼 궁서체로 써있 오리 예찬론을.


"동의보감에 따르면 오리는 허한 몸을 회복해주고 혈액 순환을 이롭게 하며, 몸의 부종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오리 고기에는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중략) ...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음식입니다."

궁서체로 포스터 가득 써내려간 오리의 효능은, 그야말로 만병 통치약이었다. 이 정도면 오리가 장수무병을 약속하는 전설의 '신약' 이랄까.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깔깔대다보니, 곧 보글보글 끓는 오리가 상 위에 차려졌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리 다리를 뜯다, 갑자기 엉뚱한 생각이 든다.

'어라, 만병통치약이 어디 오리 하나뿐인가? 나한테는 글이 그런 존재인데?'

오리가 몸 보신에 최고라면, 정신 건강에는 글쓰기만큼 좋은 게 없다.

그래서 나도 한번 써봤다. 한방 오리백숙 못지 않은, 글쓰기의 효능을.


[글쓰기의 10가지 효능]

1. 스트레스 해소

- 김부장한테 혼나고 억울했던 마음을 메모장이나 다이어리에 끄적이다보면, 스트레스 수치가 눈에 띄게 내려갑니다. 말로 뱉으면 사건사고가 일어날 수 있지만 글로 쓰면 치료가 됩니다

2. 심신안정

- 미래가 불안하고 마음이 어수선할 때, 이 마음을 글로 옮기면 걱정이 작아집니다. 마구 날뛰던 불안감은 잦아들고, 조금씩 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음이 건강해지면 면역력도 개선됩니다.

3. 두뇌 디톡스

- 머릿속 잡생각(내일 회의 준비, 저녁 뭐 먹지, 퇴사하고 싶다 등)을 글로 한 번 꺼내주면 놀랍도록 개운해집니다. 뇌 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능이 있으며, 생각 과다로 잠 못 드는 분께 특히 좋습니다.

4. 말하기 능력 향상

- 말하기 전에 글로 한 번 써보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정리됩니다. "그거 뭐냐 그거 있잖아 그거"가 줄어들고, 남들 앞에서도 자연스레 말을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5. 업무 능력 개선

- 글 잘 쓰는 사람이 보고서도 잘 씁니다. 보고서 잘 쓰면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요즘은 AI가 보고서를 써주는 시대라지만, AI에게 잘 시키려면 결국 글을 잘 써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글쓰기가 필수입니다.

6. 기억력 증강

- 글로 기록한 하루는 영원히 남습니다. 나이가 들며 깜빡깜빡하는 일이 많아질 때, 기록을 들쳐 보면 끊어진 뇌의 뉴런이 다시 연결되며 기억력이 되살아 납니다.

7. 창의력 증진

-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던 내 안의 스티브 잡스가, 아인슈타인이 튀어 나올 때가 있습니다. 회의실에서 두 시간째 안 나오던 기획안이 글을 쓰다 불쑥 나오기도 합니다.

8. 자존감 상승

- SNS를 보며 자꾸만 비교하게 되는 내 초라한 삶은, 일기를 쓰며 의외로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란 걸 깨닫게 됩니다. 가급적 나를 셀프 칭찬하고 '잘한다'는 응원을 외치는 글을 많이 쓰면 효과가 두배가 됩니다.

9. 관계 개선

- 부부싸움을 한 후 상대방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내는 대신 일기를 써 보십시오. 상대방을 향한 비난의 감정이 아닌 집 나갔던 이성이 돌아올 것입니다. 부부 상담 비용보다 노트 한 권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10. 자양강장 효과

- 그냥 흘러갈 수 있었던 하루는 비로소 글을 통해 의미를 얻게 됩니다. 의미가 생긴 하루로, 삶을 다시 활기차게 살 수 있습니다. 글은 마음의 보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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