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면서 하는 모든 대화랄까요
"커피챗, 그게 뭔데요?"
제가 종종 동료들에게 커피챗을 하자고 제안하면, 듣는 질문이에요. 커피챗(Coffee Chat)이란 말 그대로, 커피 한 잔을 나누며 대화를 나누는 것을 뜻해요. 출근하자마자 옆자리 동료와 커피 한 잔 마시며 수다 떠는 것도, 서로의 업무 고민이나 개인적인 속내를 진지하게 털어놓는 시간도 넓은 의미에서 커피챗의 한 종류죠.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채용을 염두에 둔 만남(예비 지원자가 현직자에게 묻는 형식)으로 많이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커피챗을 ‘이직 준비용 정보 수집’ 정도로만 생각하시더라고요. 취직이나 이직을 위해 어떻게 커피챗을 활용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컨텐츠도 점점 많아지고 있고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단정하기엔 커피챗에 담긴 이야기가 훨씬 다양하고 깊다고 느껴요.
누군가는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끙끙 앓다가 커피챗을 요청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내 앞에 놓인 커리어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다, 결국 용기를 내어 말문을 열어요.
그 시작의 마음이 가볍든 무겁든, 커피챗이란 '내 안의 말을 꺼낼 수 있는 시간'이에요. 상대방에게 말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개운해질 때가 있잖아요. 비록 내 질문에 대한 답을 듣지 못할지라도 말이에요.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가 가진 힘은 생각보다 강해요. 이런 대화는 상대방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고, 어떨 때는 생각지도 못한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주기도 하죠. 제가 생각하는 커피챗의 가장 큰 장점은, 이야기를 하면서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것이지만요. 나도 모르던 내 진짜 속마음을 마주하고, 흠칫 놀라게 될 때 있잖아요.
이 글은 그런 커피챗의 의미에서 시작된 이야기에요.
질풍노도 직장인 사춘기를 겪고 40대 팀장이 되니, 많은 동료와 후배들이 고민거리를 털어 놓더라고요. 그들의 진지한 고민은, 저의 방황과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전생에 웬수였음이 분명한 상사 때문에 속 터질 때, 회사 N년차 고인물 같아 이직이 간절할 때, 이 일이 나랑 맞는 건지 고뇌할 때...그런 순간마다 커리어와 인간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죠. 누군가는 비밀이 보장된 일대일 면담에서 속내를 꺼내 놓고, 누군가는 해외로 커리어를 넓히려고 커피챗을 전략적으로 써요. 어떤 커피챗은 민망, 폭망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커피챗은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해요. 지금 떠올려 보면, 대화의 성공 여부보다 중요한 건 그 순간 나와 마주 앉아 주고, 묻고, 들어준 누군가의 존재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 커피챗들을 글로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여기엔 제가 직접 겪거나 가까이서 지켜본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수많은 직장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또한 독자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대화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쌓인 커피챗은, 어쩌면 직장인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진짜 마음들의 기록일지도 몰라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때로는 '어머어머'하며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맞아맞아'라고 공감해주시기를 몰래 바래봅니다.
여러분께 첫 잔의 커피를 조심스럽게 건네 보아요. 그리고 희망합니다. 이 이야기가 당신의 이야기와도 어딘가 닿아 있기를...
#직장인#커피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