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달리기를 시작했다. 헬스장을 끊으려 해도 이사를 갈지 말지 결정하지 못해 쉽게 끊을 수 없었고, 집에서 운동을 하려고 해도 영 기분(?)이 나지 않았다. 결국 바지 허리가 팽팽하게 조이는 때가 와서야 뛰어보려는 마음을 냈다. 5Km씩, 일주일에 세 번. 다행히 오월에는 약속을 모두 지켰다. 헬스장에서 뛸 때는 너무 지루해서 <나는 자연인이다>나 <맛있는 녀석들> 같은 프로를 보았는데, 밖에서 달리니 숨이 차긴 해도 지루할 틈이 없다.
오늘 본 것
-만발한 수국
-서로를 독려하며 걷는 노부부
-한 손에 개 두 마리의 목줄을 쥐고는 핸드폰을 보며 걷는 남자
-왜가리
-연두색 플라스틱 셔틀콕으로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
계속 뛰면 무엇이 달라질까. 글쎄, 예전에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변화를 기대했는데 요즘은 아무런 변화가 없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든다. 달리기도 글쓰기도 그리고 또 다른 무엇들도. 아무 의미를 두지 않고 계속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