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동생이 전화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야. 그래서 혼자 살기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아.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라고?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동생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서 의문을 품었다. 동생은 나의 의문에 답하기라도 하는 듯 길게 길게 말을 이었다. 중요한 업체랑 미팅이 있었거든. 그런데 나가려니 양말이 없는 거야. 그래서 한쪽에는 검정색, 또 다른 한쪽엔 하얀색을 신었다. 검정색은 발목양말이었고 하얀색은 목이 긴 양말이었어. 업체랑 식사를 하러 갔는데 하필 신을 벗는 자리인 거야. 그래서 신을 벗었더니 식당 아주머니가 묻더라. 그렇게 신는 게 요즘 유행이냐고. 솔직하게 대답했지. 양말이 없어서 이렇게 신고 나왔다고. 아주머니가 한참을 빤히 보더라.
나야 앞뒤를 바꿔 입고 겉과 속을 바꿔 입고 때로는 앞뒤 겉 속을 모두 바꿔 입고는 하루 종일 불편해하다 집에 와서 아차 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그러려니 했지만, 동생이 그런 말을 하니 나만 그런 게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물었다. 이거 집안 내력이야? 동생이 바로 답했다. 아버지가 그런 사람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