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도한 경쟁 사회에 살고 있다. 이 부분은 내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하니, 사람들은 경쟁만이 다가 아니라면서 서로 다독여 준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너 자체로도 소중한 존재라고 위로해 준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티비에서 해주는 경쟁 방송에 열광한다.
트로트를 부르면서 누구는 꽃다발을 받고 누구는 탈락하고, 요리를 하면서 누구는 박수를 받고 누구는 집에 돌아가고. 정말 근사한 유행이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특히 음악으로 승부를 보는 티비 방송은 십여 년도 전부터 유행했었다. 최근엔 요리 경쟁이 유행하더니, 방금 티비를 보니 이제 제빵 경쟁 방송을 새로 하신단다. 방송국은 왜 자꾸 싸움을 붙이는 걸까. 그리고 사람들은 왜 남들이 싸우는 것에 열광하는 걸까.
아마 인간의 본질인 것 아닐까 생각한다. 투쟁, 쟁취. 남을 꺾고 올라서야만 만족하는 동물.
방송에서는 고군분투하는 여러 인간을 보여준다. 그리고 인간 한두 쌍을 엮어서 대결구도로 만들어낸다. 긴장감 넘치는 음악을 흘려보내고, 그곳에 있는 자들의 무거운 표정을 담아내어 시청 중인 인간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 한다. 그리고 많은 인간들이 사로잡힌다.
자기가 좋아하는 자가 승리하면 기뻐한다. 탈락한 인간은 사라진다. 웬만하면 다음은 없다. 그대로 잊혀진다. 그리고 승리해 올라선 인간은 다른 승리한 인간과 다시 맞붙는다. 마치 반복되는 윤회전생과도 같다.
내가 어릴 적 이십몇 년 전에는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고, 연예인들이 불우이웃을 도우려 직접 뛰어다니고, 연예인들이 직업체험을 하며 노동이 얼마나 힘든지 몸소 보여주었다. 적어도 지금의 경쟁 방송들보다는 훨씬 인간적이고 영양가 있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삶이 고달프다는 걸 알게 된 인간들이 드디어 본성을 숨기지 않게 된 것일까. 대결엔 반드시 패배자가 생긴다. 인간들은 승리자를 보고 싶고 패배자를 보고 싶은 걸까. 그냥 같이 노래 부르고 같이 음식을 즐기는 방송은 싫은 걸까.
싸움을 붙이는 자와 즐기는 자, 어느 쪽을 타박하면 될까.
아니면, 대결은 인간의 본성이기에 타박하려는 내 마음이 잘못된 걸까.
다행히도 나는 티비 방송을 즐기지는 않는다. 그래서 누가 이기던 지던 상관이 없다. 아, 이러면 세상에 관심 없는 인간이 되는 건가?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