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앵카
목걸이 주문제작기

남자 백금목걸이로 제작된 해병대 사나이의 로망

by 엔조

모두 동의하듯이 남자들의 군대이야기는 평생을 따라다닌다.

자유를 만끽하며 한창 젊음의 열기를 발산할 나이에 군대를 가야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남자라면 피할 수 없는 의미이지만, 자발적으로 그곳을 향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다.

하지만 해병대는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어차피 가야한다면 좀더 엄격한 곳에서 그 생활을 인내하려는 남자들이 선택하는 곳이다. 군에서의 추억이 남달라서일까? 나이가 지긋한 오십대 중반으로 보이시는 장년의 신사한 분이 해병대 앵카 목걸이를 의뢰하셨다.

일반적인 주문제작품의 경우 주문을 받고 작업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그리 큰 문제가 없지만, 이를 백금으로 만든다고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백금은 모든 금속중에 으뜸이요 최고급 소재이기에 그 결과물또한 최고로 나와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백금제품을 제작의뢰하시는 분들은 최선이 아닌 최고를 원하시는 경우가 많다. 이번 의뢰하신 해병대 앵카 백금목걸이는 그리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독수리의 사실적인 묘사가 제품의 품질을 좌우할 중요한 포인트임이 분명하기에 독수리의 표현을 두고 참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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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닻이라고 하는 앵카에 별이 중앙에 위치하고 독수리가 별을 움켜쥐고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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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해병대 앵카에는 독수리가 리본을 물고있고 리본에는 해병의 목적이 쓰여있다.

하지만 완성도를 위해 리본을 생략하고 앵카를 묶고있는 로프도 생략하였다.

좋은 품질과 멋을 위해서는 이렇게 간혹 생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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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의뢰하신 고객님이 보유하고 있는 실버재질의 앵카 팬던트이다.

크기를 가늠할 수 있도록 눈금자 위에 얹혀놓고 촬영해주셔서 이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크기를 잡았다.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조악한 기술로 만들어졌고 대량으로 빨리 빨리 만들기위해 틀에 맞게 제작되었다.

백금이라는 최고급의 소재를 이런 품질로 만들수야 없지않은가.

최고의 퀄리티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작업전 구상의 단계이다. 구상단계에서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두 만들어놓고 작업에 임해야한다. 구상에서 완벽하지 않은 부분은 반드시 문제를 만들고 그것 하나때문에 작업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구상단계에서 완벽을 기하면 완성되었을 때의 모습이 사진처럼 머리에 그려진다. 여기에 최고수준의 장인의 손길이 닿아 110%의 마감으로 완성되었을 때는 희열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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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와 별 그리고 앵카의 비례를 정확하게 뽑아내기 위해 해병대 마크을 출력하여 그 치수와 작도를 바탕으로 크기를 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의해야하는 것은 평면의 그림이 입체로 만들어졌을때는 그 크기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까지 고려하여 비례를 잡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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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스케치를 하는 것은 지금 시대에는 다소 원시적이고 구태의연해 보일 수 있지만 여전히 특유의 감성을 가지고 있다. 손을 움직여서만 얻을 수 있는 곡선과 디자인이 있는데 이로 말미암아 결과물을 보면 이것이 손으로 디자인 되었는지 컴퓨터 화면에서 디자인되었는지 어느정도 판단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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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작업과정을 계획하고 빈틈없는 디자인은 효율적이고 완성도 높은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미 디자인 과정에서 제작의 시뮬레이션을 해보았기에 큰 변수없이 작업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다. 훌륭한 장인이 좋은 손기술로 탄생한다는 것은 절반의 정답이다. 훌륭한 장인은 좋은 손기술보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공정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틈이 생기면 그것을 손기술로 커버해야하는데 대부분 무리하게 커버하다보면 결국 완성도에서 부족함이 느껴지게 마련이다. 물론 아주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다른 사람들은 눈치를 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물건을 가장 오랫동안 바라보는 고객은 언젠가는 알아차릴 수 있다.

정리를 하자면 좋은 디자인은 좋은 형태와 더불어 제작단계에서도 무리가 없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어야한다. 만약 뛰어난 기술이 있다면 제작상의 어려움을 기술로 어느정도 만회할 수는 있지만 순조롭게 탄생한 물건만큼은 아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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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은 금속이 녹는 용융점이 1700도가 넘으며, 합금된 백금은 거의 2000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녹기때문에 금속이 빨갛게 달궈지더라도 왠만해서는 녹지않는다. 이런 고온에 강한 성질은 때로는 장점이 되지만 때로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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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해병대 앵카 백금목걸이는 전체적인 형태면에서 무척 안정적으로 보여진다. 독수리와 별, 그리고 닻의 비례가 적당하여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별의 중앙에 셋팅된 다이아몬드가 중심을 잡아줍니다. 좀더 디테일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독수리가 잡고있는 별과 닻은 무게의 중심이 한쪽으로 기울기 쉬운 형태입니다. 무게 중심을 잘못잡으면 독수리까지 한쪽으로 기울게 되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갸우뚱거리게 되겠죠. 그런데 무게중심은 완성이 되는 과정에서 측정이 가능하기에 항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작업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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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던트를 걸고있는 체인은 백금소재의 엔조 5PR021 5.0mm 모델입니다. 엔조 목걸이중에서 남성적인 성향이 강한 제품으로 팬던트와 함께 하기에 무척 좋은 체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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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촬영한 모습에서 보면, 독수리의 깃털이 하나하나 모두 살아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확대해서 그렇지 사실 독수리의 크기는 전체가 가로 33mm로 결코 큰 사이즈가 아닙니다. 작은 사이즈에서 흔히 범하는 오류가 디테일한 형태를 너무 많이 생략하는 것인데, 물건의 격을 가늠하는 것은 바로 이런 작은 부분의 처리에서 결정됩니다. 깃털 하나 하나가 워낙 작다보니 각 깃털과의 형태적 볼륨감의 차이를 만들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닙니다.

독수리를 포함한 전체적인 형태는 3D캐드로 작업되었는데 이 팬던트를 위해 국내 최고의 주얼리 모델러와 최고의 장인이 함께 작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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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앵카 팬던트 후면에 적힌 PT950각인과 Enzo라는 엔조각인이 선명해보입니다.

후면에는 주문을 하신 고객님의 사적인 내용이나 이니셜등 개인적인 기록들로 채워지게됩니다.

주문하신 해병대 고객님의 반응이 무척 궁금했는데 아주 기뻐하셨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잘 만든 물건은 고객뿐 아니라 이를 손으로 만든 장인도 뿌듯하게 하는데 적당한 도전적인 난관과 제약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

앞서도 언급드렸듯이 훌륭한 장인은 작업전에 모든 공정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의 완성도를 높이기위해 손보다 머리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이는 머리가 더 중요하다고 잘못 이해될 수 있겠지만 하나의 과정을 위해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꼼꼼함이라고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이 완성되고 난 후 들었던 말중에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은

' 해병대 앵카 백금 목걸이가 세상에서 가장 잘 만든 해병대 목걸이다'라는 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