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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자이너 Jul 12. 2019

2019년 여름, 남자 셋의 필리핀 세부 여행 #1

여행의 시작


나의 가장 친한 동생이자 오래된 친구가 올해 결혼을 한단다. 둘다 서로 다른 전공을 하던 도중, '사랑하는 일'을 찾았고 한 곳에서 만나 똑 닮은 취향에 마음이 꽤 통했던.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 자식이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장가를 간다고.


나보다 먼저 가는 게 뭔가 기분이 요상하지만 다행이나마 그의 반쪽도 내가 아는 사람이라 다행이다.

가끔 맥주 한 잔 생각날 때 집 근처로 부를 수는 있겠다. 내가 정말 사랑하고 소중해 마지 못하는 그 둘의 앞 날을 내 모든 진심을 담아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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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다룰 2019년 7월 5일 금요일부터 7월 9일 화요일까지 4박 5일간의 필리핀 세부 여행은 한 친구가 유부남이 되기 전 세명이 함께 멀리 떠나는, 어쩌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싱글로서의 마지막 '우정 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다음엔 가족 동반 여행이 될라나?


편입 후 학교에서 만난 나의 첫 동갑내기 친구이자 가장 마음을 터놓고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드론에 목숨거는) 친구 한 명과 더불어.



국내든 해외든 공항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목적지는 필리핀 세부


우리의 목적지는 동남아 휴양지의 대명사이자 많이들 가는 그 유명한 필리핀 세부.

5일 + 주말 2일의 긴 여름휴가 기간을 셋이서 맞추고 3달전 미리 세부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그리고 가성비 끝내주는 세부 시티 내의 호텔을 잡았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반드시 막탄 내 숙소로 잡으리)

출국일이 언제 오나 싶더니, 각자 바쁘게 일하고, 운동하고, 연애하며 지내보다니 어느 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더라. 막상 공항가기 전까지도 실감이 잘 안났다고.


00:05 인천발 세부행 에어아시아!


바쁜 직장인들은 여름 휴가 기간 아니면 공휴일을 짬내어 여행을 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보통 퇴근 당일 최대한 빠른 비행기를 타고 급하게 가는 편인데, 정말이지 이 날은 일에 집중이 1도 안되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예약한 와이파이 도시락 / 고프로를 수령했고 액티비티를 위한 스마트폰 방수케이스도 준비완료. 와이파이는 '포켓와이파이, 와이파이 도시락'을 이용했다. 저렴한 대신 한 기기로 여러 명의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지만 흩어지면 무용지물. 현지 유심은 비교적 값이 더 나가지만 개인 이용이 가능하다.


아이몰의 잠수함케이스 / 렌탈루의 고프로 대여 서비스


고프로는 '렌탈루'라는 업체에서 예약하고 공항 내 위탁 업체에서 수령받았는데, 이게 참 신의 한수였다. 우리같이 오슬롭 고래투어, 캐녀닝, 리조트 내 수영, 호핑 등 다양한 수중 액티비티가 많이 예정되있는 이들에게 정말 추천한다! 방수 및 파손 걱정없이 5일 동안 마음껏 촬영 가능하다. 남는 건 사진 그리고 영상 그리고 텅장 뿐일테니. (이벤트로 영상 편집 서비스도 해준다고 한다. 광고x)


아 그리고 왼쪽은 암밴드로 탈부착이 가능한 방수 케이스인데, 요게 또 또 요긴했다. 지퍼백으로 되어있는 흔하디 흔한 방수팩은 사용하다보면 습기도 차며 물놀이하는데 많이 걸리적거린다. 1년에 물놀이 몇 번 한다고 방수케이스에 이 만한 돈을 투자하나.. 싶었지만 여행 말미에는 전.혀. 아깝지 않았다. 추가 스트랩으로 손목이나 구명 조끼에 묶어 놓으면 솔직히 고프로도 부럽지 않을 듯.


우리가 탄 비행기는 에어 아시아의 작은 여객기

#드디어 출발!


새벽 출발 비행기는 처음이라 여행 시작부터 나른하니 졸렸다. 퇴근하자마자 인천공항으로 달려온 셋은 부푼 마음도 잠시, 이내 타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세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생각보다 멋졌던 세부 막탄 국제공항의 건축

#시작부터 당황


이 곳에서 우리는 잠시 당황했다. 새벽 4시에 도착한 우리는 여정을 시작하기에도, 호텔 체크인을 하기에도 애매한 시간이었기에 마냥 공항 내에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부랴부랴 서치를 하다보니 이렇게 새벽에 떨어지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새벽 마사지 > 수면 > 호텔 드랍 코스의 0.5박짜리 현지 마사지 업체 상품이 있더라.


미리 알았더라면 딱이다 싶었는데, 아깝게 날린 몇시간 조차 아까운 우리는 해가 뜨고 나서야 비로소 그랩을 잡아 얼리 체크인을 위해 숙소인 세부 시티 내 'Hotel Elizabeth'로 향했다.


세부의 화폐는 '페소'


참, 공항에 도착하면 출구로 바로 나가지 말고 출구 자동문 뒤편의 공항 환전소에서 아주 소액을 환전(2019년 7월 14일 현재 환율 1페소 = 23.06원) 해야 한다. 위의 '새벽도착 용 마사지 상품'을 이용하지 않는 관광객은 호텔로 이동하기 위한 소액의 교통여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달러를 받는 택시도 있을듯. 그랩은 현금(페소)로 요금을 지불해도 되지만, 크레딧 카드를 미리 등록해놓고 편하게 결재해도 된다.


우리는 10달러(=511페소지만 공항 환전소 수수료..)만 일부 환전하여 이걸로 그랩도 타고, 졸리비에서 아침도 먹었다. 참고로 환전을 위한 꿀팁. 첫 환전이라면 우대 100% '토스'에서 어플로 미리 달러로 환전 신청을 하고 공항 또는 가까운 '하나은행' 지점에서 수령이 가능하다.(광고아님) 공항 수령은 21:00까지만 가능하니 주의! 마음 편하게 회사나 집 가까운 은행 지점에서 직접 받는 게 가장 좋더라.


환전한 달러를 고이 가지고 가서 세부 시내에 적당한 환전소에서 페소로 바꾸자. 환전소마다 수수료가 다르지만 뭐 큰 차이 안난다. 평범한 남자 성인 1인이 꽉찬 4박 5일동안 부족함없이 마음껏 놀고 먹고 즐기고 사고 하는데 대략 35~50만원이 들었다. 쇼핑을 많이 할거면 더 챙겨가길!


덕분에 멋진 새벽 하늘과 일출을 볼 수 있었다

#세부의 새벽


00:00에 이미 시작한 우리의 긴 첫 여정, 점점 막이 오르듯이 첫날의 해도 밝아온다.

우기에 하루 전날 비가 왔기에 걱정했던 날씨에 비해, 우리를 반겨주는 것 마냥 구름이 걷히고 금방 일출의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점점 걷히는 구름과 조금씩 모습을 보이는 하늘

#전 세계가 비슷한 아침 풍경


필리핀 세부의 아침은 우리나라의 그것과도 같이 바쁘다. 자동차보다 오토바이가 많은 이 도시는 비포장된 도로 위를 바삐 움직이며 아침을 활발하게 맞이한다. 쾌청한 하늘에 미세먼지는 없지만 도로의 매연은 눈과 코에 느껴질 정도로 아주 심했다. 거리의 위생 상태는 말할 것도 없고.


막탄을 넘어가기 전 세부의 첫 이미지는 사실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다.


가장 저렴한 대중교통 수단인 지프니. 그랩이 100페소라면 시내버스 격인 지프니는 5페소.


막탄 국제공항에서 그랩을 타고 30분을 달려 숙소에 도착. 3성급의 가성비 호텔로 유명한 호텔 엘리자베스의 직원들은 매우 친절했고 위생 상태도 꽤 좋았다. 특이한 점은 필리핀의 관공서나 큰 건물, 호텔 등에는 무장 경찰이 항시 배치되어 있는데, 총기 소지가 금지되어있긴 하나 구매가 어렵지 않은 시스템 특성상 만약을 대비하는 거라고.


조식과 간단한 술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바


공항이 위치하고 있는 막탄 내의 해변을 끼고 있는 고급 리조트와는 달리, 세부 시티의 호텔들은 대부분 3~4성급의 살짝 클래식하면서 올드한 분위기이다. 대신 가격은 리조트에 비해 아주 저렴. 막탄 내 중~고급 리조트는 한국인이 굉.장.히. 많다. 비싼 대신 맛집과 놀거리가 풍부하고 필요 시 음식 배달도 해준다.



세부에서의 첫 식사는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필리핀의 국민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졸리비'. 우리나라의 롯데리아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데 아침 7시인데도 불구하고 간단한 식사를 하려온 현지인이 많았고 그만큼 가격도 매우 저렴했다. 1인당 한화로 3~4천원이면 적당히 배부르게 먹는다. 맛은..뭐 상상하는 그대로다.


필리핀 음식은 대부분 바베큐로 굽거나,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고칼로리의 음식들이다. 열대지방의 기후 때문인지 비교적 짠 편이니 물을 자주 섭취해주자. 아 그리고 현금으로 결재를 여기저기 하다보면 다양한 소액 동전이 많이 생기는데 '동전지갑'을 미리 준비해가거나 아얄라몰에서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하면 편하다. (동전은 왠만하면 어떻게든 다 소진하고 귀국할 수 있다. 어차피 한국에 다시오면 쓸모없으니 최대한 끌어모아 동전부터 조지자)


호텔 정문에는 항상 직원이 대기하며 친절하게 문을 열고 닫아준다.


10시부터 예정되어 있는 우리의 일정을 위해 잠시 객실에서 휴식을 청한다.

본격적인 여행기와 더욱 다양하고 멋진 사진은 다음 글에서!




<남자 셋 4박 5일 필리핀 세부 여행기>


현재글 >> #1 여행의 시작

다음글 >> #2 세부시티 투어

#3 오슬롭 고래상어 투어 & 가와산 캐녀닝

#4 플랜테이션베이 리조트 데이트립 (막탄 투어)

#5 순수와 미지의 섬, 올랑고 아일랜드

#6 사진 대방출 : 세부의 바다와 하늘

#7 영상 대방출 : 고프로와 드론



*사진은 저희 세 명이 직접 촬영하였습니다. 사용 시 출처와 사전 고지를 부탁드립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의 여행기니, 부담없이 편하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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