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고 고요하여 가끔은 껴져 있는 건 아닐까 의심되던 내 휴대폰이 2~3일 사이 바쁘게 살아있음을
알린다. 여기저기서 발송된 안전문자 소리였다.
행정안전부에서 오는 폭염 문자를 시작으로 관내 시, 도와 근접지역의 시에서 들어오는 코로나 발
확진자 경로와 진단 검사 독려 문자, 방역수칙 안내 문자 등이었다. 얼마나 발송됐는지 세어보았다.
하루에 적게는 5개 에서 많게는 10개 이상의 안전문자가 들어왔다.
문자 확인 때마다 불안했지만 한편으론 나의 안전을 챙기는 문자들덕분에 감사했다.
이런 불안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들게 한 다른 이들의 이기적인 행동에는 화가 났다.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8.15 보수단체 집회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참가하였다고 한다. 이 확진자는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집회를 보았고 다수의 참가자들도 마스크를 미착용했거나 턱에 걸친 채 착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다수의 참가자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되었고 2차 대유행을 예고하며 수도권과 지방에서 동시다발적 감염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파렴치하고 무책임한 행동에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코로나 2차 대유행이 예고된 지금, 우리 아이들은 2주간의 짧은 여름방학을 마치고 2학기 대면 수업을 시작하였다.
방학기간 동안 나와 우리 가족 그리고 타인의 안전을 위해 기꺼이방역수칙을 지키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방콕'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또다시 확산되고 있는 요 며칠 아이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장담할 수 없는 일상들로
매우 불안하다.
보수단체들은 무엇을 알리고자 이 시국에 집회를 하였을까?
한 신문지면에 실린 그들의 집회 이유는 '차별금지법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왜 그들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것 일까?
그들은 약자와 소수자가 차별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래서찬성한다는 것인가?
그 들의 집회 내용이 차별을 조장하기 위한 성소수자 혐오발언과 그에 관한 가짜 뉴스가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은
반대를 위한 반대의 집회로써 정당하지 않음을 드러내고 있다.
차별금지법안에는 보수단체가 외치며 반대하는 성적 지향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성별, 장애, 출신 국가, 출신지역, 언어, 인종, 신체조건 등 이 지면에 열거할 수 없는 다수의 것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금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모든 인간의 평등권을 보호하여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이 법안의 목적이다.
하지만 보수단체의 수장과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평등권과 존엄의 가치를 빌미로
사회적 약자의 아픔과 상처는 '가치없음'이라 말하고 '평등할수 없다' 외친다.
이 외침속엔 합리적 이유 없이 막말과 혐오로 점철된 왜곡된 사실만이 있을 뿐이다.
"원래 내 불편은 가깝고 남의 불행은 멀어 보인다." 은유 작가의 말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불편만을 앞세워 수많은 이들을 불행에 빠트리고 있다.
그래서 이번 보수단체의 행동은 신천지를 떠올리게 한다.
집회 참가자들의 신상을 누락시키고 휴대폰을 끈 채 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하며 방역당국의 추적을 피해 자신들의 행적을 숨기는, 그로 인해 확산 추이를 높여 모든 국민이 매우 위험해지는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들의 어리석고 이기심 어린 행동이 결국 코로나 2차 대유행을 확산시킴으로써 불특정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에겐 불행으로 고스란히노출되고 말았다.
사회 악은 무엇으로부터 시작인가?
우리 사회가 진정 경계해야 하는 건 성소수자들이 아니다.
이들을 가리키며 자신들의 이야기가 진실이라 퍼뜨리는 그들의 가짜 진실을 경계해야한다.
조작된 진실을 쫓아 왜곡된 말에 현혹될때 우린 진실의 투명함에서 더 멀어지게 된다.
악은 멀리 있지 않다.
사실을 왜곡하고 혐오를 조장하며 그것을 쫓아 함께 조롱하는 이들. 그로 인해 사회 전체를 불행으로 이끄는 이들. 그 들의 외침엔 타인을 배려한 '선함'이란 없다. 욕망만이 있을 뿐.
이것은 결국 사회 악이되어 돌아왔다.
보이지 않는 신을 쫓고,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전파하면서까지 이 사회에 존재하는 약자들을 인정하지 않는 그들은 "볼 수는 있지만 보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다.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에 나오는 말이다.
온 국민의 건강권 위협과 방역당국의 노고를 한 순간에 수포로 만든 집회참가자들에게 이 말이 가 닿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