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동포동 Aug 24. 2020

모두의 사치품이 된다는 것

브런치

01. 공간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대표하는 것은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독서를 즐기는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들이 한창 쏟아져 나올 때가 있었다. 사회적으로 책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문제가 많다는 식의 시선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는 과정에서 과연 “독서”라는 의미가 “종이책”만을 말한다면 그러한 관점 또한 아날로그적인 관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디지털 기기들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현재 나를 포함한 대부분은 노트북, 휴대전화의 화면 속에서 각자의 기준으로 정리된 “독서”를 하고 있다.

독서의 개념이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

 하지만 독자들의 독서 행태가 변했다고 하더라도 독자들이 늘어나는 것보다 창작가들의 동기를 자극하는 것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의 접근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지만 그런 것과는 별개로 누구나 지적 호기심은 보유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재적 독자라는 것이다. 이러한 호기심은 디지털 세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존의 교재와 다르게 보기 재미있는 브런치를 통해 해소될 수 있고, 또 해소되어 가는 중이다. 이러한 접근의 용이성을 온라인에 국한하지 말고 오프라인으로도 가져온다면 온라인 내에서 존재하던 독자들이 자연스레 오프라인이라는 환경에도 만들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사회적으로도 활발해지기를 원하고 있는 독서라는 환경을 조금 틀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글”이라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문장에서 나오는 다양한 생각들을 자신이 아닌 타인과 공유한다면 효율성은 극대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다른 서구권 문화에서 자리를 잡은 독서 토론과 같은 공유 가능한 형태를 제공해 준다면, 공방과 같은 개인 작업 공간과 같은 공간을 제공한다면 플랫폼 내에서만 움직이던 작품들이 자유롭게 공유될 것이다. 이러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공간의 형성과 제공은 그들의 직업적 자존감을 높여줄 것이다.



02. 사치품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자기 자신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욕구를 가진다. 그러한 욕구가 있기에 다양한 방면에서 질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글들이 올라오는 것이니까 말이다. 브런치는 분명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부터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주제까지 많은 글이 올라온다. 즉, 쉽게 자신이 가진 지식을 표출하려는 욕구를 해소하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욕구는 앞에서 말했던 지적 호기심에서 지적 허영심으로 확장될 수 있다. 물론 이 의견이 모두의 고개를 끄덕거리게 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비슷한 예로 인스타그램의 경우 “좋아요”라는 매개체가 높을수록 만족감이 상승한다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이런 지적 허영심은 브런치 내에서 충분히 해소되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카카오에서 바라는 높은 수준의 자극제에 “작가”라는 타이틀은 더 이상 매력적인 요소로 자극되지 않는다. 출간이라는 서비스는 충분히 이목을 이끌만한 서비스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어려운 상황인 출판업계를 생각하면, 그리고 이미 진행되고 있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있으므로, 다소 부족하게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지금보다 지적 허영심을 충족시켜줄 혜택을 찾아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타인과의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 그리고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도구”를 조합해야 한다. 예로 작가의 출간 전시나 자신의 생각을 강연할 수 있는 장소 등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사치품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브런치가 사람들의 이러한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기 위해 제공할 서비스는 타 플랫폼이 지적받아왔던 상대적인 박탈감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일반적인 사치품들과는 다른 성격이라는 것이다. 돈으로 구매한 뒤 게시를 통한 만족감을 얻는 사치품과는 다르게 브런치에서 공유되는 것들은 "원하는 지식"을 “독서”를 통해서 얻음으로써 누구나 “사치”를 즐길 수 있고 누구나 “심리적인 부자”가 될 수 있다.

독서를 통한 지식 축적이 사람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가져다줄 수 있지 않을까?



03. 유행과 건강한 트렌드


 유행은 돈다는 말이 있다. 90년 대생을 포함한 그 이전의 세대들은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독서라는 문화가 국민적인 유행을 선도했던 시절을 겪었다. 당시의 시대 모습과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은 많이 다르고, 생활양식 또한 달라졌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독서라는 형태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언급한 유행이라는 것은 종이책의 형태를 통한 독서의 유행이 아니라, 일반적인 독서라는 문화가 유행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지금 독서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순 없다. 아직까지 출판업계는, 문제집이나 공부와 관련된 것들의 대다수를 차지할 지라도, 버티고 있고 꾸준하게 웹툰, 웹소설 등과 같은 분야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으니 말이다. 도서정가제를 비롯한 각종 다양한 정책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이러한 독서의 문화는 어떠한 인식의 큰 변화가 없다면 입시와 만화에 의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굳이 이번 문단의 소제목을 유행과 건강한 트렌드라고 적은 것에는 보고 들었던 것들 중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문화는 바로 헬스 트레이닝일 것이다. 유튜브에 접속하면 계속해서 올라오는 콘텐츠도 운동 영상이고, 헬스, 필라테스, 스피닝 등과 같은 실내 운동은 다양하고도 빠르게 확산되어갔다.


 코로나가 현재 모든 이슈와 문화를 잡아먹었지만, 어떻게든 홈트레이닝, 유튜브 운동 영상 등과 같은 방식으로 명맥을 이어나가는 이러한 헬스 분야는 바로 젊은이들의 인식 변화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관점이다. 젊은 세대들의 문화는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을 휩쓸었던 욜로라는 문화는 어느 순간 건강하지 못한 소비라는 이미지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헬스는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는 것일까?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 것에는 각자만의 이유가 있다. 누군가는 다이어트 때문에, 누군가는 개인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헬스는 또렷한 결과물을 사람들에게 가져다준다. 좋아진 몸, 건강해진 신체, 쾌적해진 생활리듬.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에 운동이라는 수단을 버릴 리가 만무했다.

운동은 하는 사람에게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다주곤 한다.

 즉, 자신에게 남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회적으로 조금 삐딱한 시선을 갖고 바라보자면, 앞에서 말했던 지적 허영심과 같이 보여주고 싶은 심리, 잘나 보이고 싶은 심리가 깔려있을 수 있다. 어쨌거나 이런 단어를 사용하던, 저런 단어를 사용하던, 운동은 사람에게 자랑할만한, 또는 자기만족을 할만한 결과를 가져다줌으로써 젊은 세대를 포함하여 다양한 세대에게 사랑받는 카테고리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04. 독서가 트렌드화 된다면


 글을 쓰는 것이, 그리고 글을 읽는 것이 운동과 같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면 독서라는 것이 결국 다시 유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브런치와 같은 플랫폼은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그리고 출판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아주아주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브런치는 결국 글을 쓰는 것에, 또는 글을 읽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용자들에게만 해당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들은 브런치의 사용자를 통해 이러한 문화를 조금 더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그들이 조금 더 많은 지인들과 대중들 앞에서 "작가다운 면모"를 보여준다면 그리고 누구나 이러한 결과물을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긴다면, 일반 시민들은 지금보다 더 독서에 큰 흥미를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독서의 범위를 많은 사람들이 아주 좁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웹툰을 비롯한 만화시장과 판타지 소설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지 못한 독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대는 변화하고 있고, 그 시대의 흐름을 타고 있는 우리들은 당연히 이에 맞춰 변화해나가야 한다. 그들의 분야를 인정하면서 만화와 같은 분야를 어떻게 접목을 시켜야 할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것이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이다.


 

05. 마무리


 이 글은 카카오 과제에서 주제에서 얻어왔다. 사실 디자인과 관련된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카카오 인턴 과제였으니, 조금은 특이할 수 있다. 이렇게 내가 겪은 것처럼 우리들은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그 안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조금은 따분한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분명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많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것, 글을 읽는 것이 조금은 따분한 분야에서 건강한 트렌드가 되기를 기도한다.

작가의 이전글 2편. UX 디자인 방법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