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스포츠웨어 히드코트 런칭기_2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웨어 히드코트 런칭기_1
코로나 이전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에게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디지털 노마드'였던 걸로 기억한다.
나도 1년을 넘는 기간 동안 발리에서 호주, 동남아시아, 뉴질랜드, 동유럽 등을 돌아다니며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았었다.
한국에 다시 들어왔을 때, 여행에서 열심히 써버린 탓에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그때까지만 해도 다시 독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날 생각에 한국은 뭔가 임시거처 같았다. 그 덕에 해외에서 못 누렸던 한국의 배달음식과 늦은 시간까지 안전한 번화가에 심취해 살았다.
한국에 지내는 두 달간 독일 갈 준비를 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고, 유럽행 편도 비행기도 티켓팅하고, 1년짜리 보험도 들었다. 떠나기만 하면 되는데, 슬금슬금 한국에서 크고 작은 프로젝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좋은 기회로 멋진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하고 배우며 돈도 벌 기회가 생겼던 것이다.
며칠을 고민했다. 그러다 갑자기 한국에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길로 나의 미래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그리고 목표를 세웠다.
1년 동안 1억을 모으자.
누군가에겐 멀게 느껴지고 누군가에겐 정말 작은 돈일 수도 있지만,
이 기간 동안 1억이라는 돈을 모으면 그다음엔 이 씨드머니로 다른 걸 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처럼 부동산이 미쳐있지 않았던 시기라 원하는 목표액을 모으고, 대출을 좀 받으면 동네에 있는 신축 아파트에도 들어갈 수 있는 돈이었다.
2019년, 많은 일을 했다.
명함을 만드는 것처럼 간단한 일부터 홈페이지 제작, BI 패키지 디자인, 영상 제작, 선거 디자인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들.
나의 장점인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능력을 다양하고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펼쳤다.
솔직히 저 기간 동안 1억을 모으는 일이 가능할 줄 몰랐다. 물론 운이 따른 것도 있지만 이렇게 나 스스로 주도적으로 일하면서 돈을 벌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도 생겼다. 아마 이 글을 클릭한 사람 중 대부분은 1억을 어떻게 모았는지에 더 관심이 있겠지만 별 요령이 없었다. 요즘 핫한 주식부터 그냥 이것저것 돈 되는 일, 할 수 있는 일은 가리지 않고 했다. 돈을 아껴 썼느냐? 꼭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이렇게 해도 직장을 다닐 때보단 조금 일한 느낌이었다. (이 이유로 난 더 이상 직장에 다닐 수 없는 몸이 됐지만..)
내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단락 뒤에있다.
돈을 모았다.
이제 이 돈으로 뭘 할까?
좀 전에 말했듯 이제 신축 아파트로 이사가는 건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나는 아래의 세 가지 계획을 세웠다.
- 1억 중 3000만원으로 신규 사업을 시작해본다.
- 데스벨리를 넘어야 하는 동안은(일단 BEP 달성까지) 디자인 스튜디오의 수익으로 메꾼다.
- 디자인 스튜디오의 정기 수익을 만든다. (연계약, 월계약 등)
그리고 최근 한 가지를 더 추가했다.
- 주식 투자를 이용해, 사업소득 외 금융 소득을 만든다.
재미있게 하던 취미생활 중 하나가 골프였기 때문에 가장 관심이 있던 골프웨어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물론 골퍼들이 유입된 만큼 다양한 브랜드의 골프웨어가 나오리라 예상은 했다. 사업성이나 시장 분석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했기보다는 누군가 '사업은 존버'라고 했기 때문에 '내가 지치지 않고 오래 공을 들일 수 있는 아이템'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최대한 존버 하기로 했다.
3000만 원으로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만든다 했을 때 공장이나 원단 시장 사람들이 비웃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 그 웃음이 지금 내가 존버 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다음 화에서는 '3000만 원'으로 사업 존버 하기 편을 써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