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가 좋아
<A sun-shower>
별 이유 없었다.
새끼 여우는 여우비를 좋아했다.
해가 내려주는 빛에 몸을 씻는 느낌이랄까.
뜨거운 빗방울에 몸을 씻는걸 행복하게 생각했다.
장마가 짓궂게 길어지다 보면
비가 싫어질 때도 있어요
그러다가 가끔 마른하늘에 여우비가 내리면
선물같이 느껴지더라고요
뜨거운 비와 올라오는 땅의 향기에 살아있는 것을 느껴요
힘든 일이 비처럼 내릴지도 몰라요
자신의 상황에 절망이 비처럼 쏟아질지도 몰라요
하지만 빗방울이 뜨겁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 온다면
주저 말고 몸을 내던지세요
분명 기회일거에요
오늘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침대로 누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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