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카체이스 액션 무비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그 마지막 무대를 펼쳤다. 최종장의 시작을 알리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는 도미닉 패밀리를 비롯해 시리즈의 주역들을 한 자리에 모이면서 화려한 마무리를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점점 더 강해지는 위력을 선보이며 거대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한 이 시리즈는 지난 역사를 모두 담아내며 마하의 속도로 질주하는 듯한 쾌감을 전한다.
시리즈의 마지막을 책임질 빌런은 단테 레예스다. 5편의 메인 빌런이었던 에르난 레예스의 아들로 제이슨 모모아가 역할을 맡아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잔혹한 면모를 보여준다. 체구에서 오는 강인함에 더해 지능범의 면모로 도미닉 패밀리를 위기에 빠뜨린다. 아버지의 복수를 행한다는 점에서 과거 이야기가 등장하며 반가운 인물이 등장한다. 시리즈 성공의 주역이었던 폴 워커가 회상씬으로 출연하며 그를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더해서 폴 워커의 딸 메도우 워커가 스튜어디스로 특별출연했다.)
여기에 8편부터 등장한 메인 빌런 사이퍼와 히로인 포지션이었던 지젤 하라보, 역대 최고의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데카드 쇼까지 합류하며 제대로 판을 키웠다. 하이라이트는 쿠키영상에 등장한 루크 홉스다. 루크 홉스 역의 드웨인 존슨이 불화설에 휩싸였고 스핀오프 시리즈인 ‘홉스 & 쇼’가 제작되면서 앞으로의 시리즈 출연이 불분명했던 상황이었다. 루크까지 합류하며 마지막을 위한 완벽한 빌드업을 갖추었다.
빌드업의 과정은 패밀리의 해체와 재결합의 가능성이다. 단테는 도미닉 토레토를 향해 가장 고통스러운 복수를 하고자 한다. 그 설계는 패밀리의 해체와 이들을 하나하나 없애는 것이다.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그대로 갚아주고자 한다. 때문에 네 팀으로 찢어진 도미닉 패밀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속도감 있는 전개를 선보이는 루이 르테리에 감독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택했지만 산만한 인상을 지우긴 힘들다.
다만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장점은 스토리가 아닌 카체이스 액션에 있다. 처음에는 스트리트 카레이싱 액션으로 시작했던 이 작품은 점점 액션의 규모가 커지면서 할리우드 대표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 했다. 탱크보다 파괴력 있고 전투기 보다 빠르며 오토바이 보다 현란한 카체이스 액션을 선보이며 슈퍼히어로를 능가하는 슈퍼카의 매력을 선보였다. 5편의 클라이맥스로 오프닝을 알린 영화는 바로 역대급이라 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 카드를 꺼낸다.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함정에 빠진 패밀리를 구하기 위한 도미닉의 분투는 단테의 강렬한 등장과 맞물려 강한 시너지를 낸다. 구체 모양의 거대폭탄으로 도시를 날려버리려는 광기의 단테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완벽한 운전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도미닉의 대립을 인상적으로 강인시킨다. 교황청을 향해 굴러가는 구체 폭탄을 막으려는 도미닉의 카체이스에 더해 단테와 레티의 오토바이 체이스 역시 강렬하게 그려냈다.
클라이맥스 역시 역대급이라 할 수 있는 규모를 선보인다. 개조차량을 타고 추격을 피해 도망치는 제이콥과 브라이언을 구하기 위해 하늘에서 등장한 도미닉은 단테를 피하기 위해 댐으로 뛰어드는 파격적인 모습도 선보인다. “넌 한 가지 큰 실수를 했어. 나한테서 차를 빼앗지 않은 거야.”라는 도미닉의 대사는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무기이자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준다.
그동안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카체이스 액션이 보여줄 수 있는 정점을 계속해서 갱신하며 여름을 대표하는 블록버스터 무비로 자리매김을 했다.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역시 전작들이 보여줬던 경이로운 속도와 규모에서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하며 쾌감을 자아낸다. LA, 로마, 런던, 브라질, 포르투갈은 물론 남극 대륙까지 글로벌한 스케일에 어울리는 웅장함을 담아냈다.
여기에 문제적 빌런, 단테의 간악함과 비열함에서 비롯된 스토리의 예상치 못한 전개는 다음 작품인 ‘분노의 질주: 클리프행어’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플랫폼에 따라 액션의 질감이 배가되는 작품인 만큼 카체이스 액션에 잘 어울리는 4DX 플랫폼으로의 관람을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