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며

(과거를 대면하고 현재를 살아가기)

by 장기표

1991년에 태어난 나는, 여섯 살 무렵 어머니와 처음 이별을 했다. 아버지의 매일 이어지는 술자리와 그로 인한 삶에 지친 어머니는 결국 집을 떠나셨다. 그것이 나의 첫 번째 큰 상실이었다. 그 아픔으로 끝났어야 했지만, 삶은 나를 그렇게 쉽게 흘려보내지 않았다.


어머니의 부재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그 빈자리는 단순한 공허함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 속에서는 하나의 ‘흠’처럼 비쳐지곤 했다. 어른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길 수 있는 일이겠지만, 내가 초등학생이었던 그 시절 동급생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순수한 악’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모른다는 이유로, 혹은 재미있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놀리고 상처 주는 행동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설움이 있었지만, 그것을 설움이라고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한 채 자라왔다. 남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나에게는 쉽지 않은 것들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내가 쌍둥이였다는 사실이다. 혼자가 아니라는 점은 어린 시절의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아버지는 매일 새벽같이 일을 나가셨고, 우리는 잠이 덜 깬 눈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아버지가 힘들어하실까 봐 우리는 일찍 철이 든 척하며 투정 부리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집안일을 도왔다.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설거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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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장기표 작가입니다.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끊임없이 사유하고 사색하는 에세이스트 입니다 다양한 글로 여러분들에 이야기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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