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체들의 첫자리
저 죽음들이 검게 뭉쳐 묵솜이 되었다
버려진 이불은 숨이 필요 없는지
구석에 모인 바람에도 흩어지기를 바라지 않았어
추운 기운이 스며든다
결계가 허물어진다
검게 물든 행렬이 옅어지면
바람이 손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가겠지
이왕이면 고속도로 불새들이 움찔거리는 성량이 부딪치는 유리벽 너머에 아스팔트를 첫자리로 정했으면 해
검은 강에 피어오른 미동 없는 소리들 행렬
바닥을 주시하던 날개들이 다가오다 멈춘다
유리에 갇힌 매를 본 모양이다
멈칫 모여든 검은 무리들 편을 나눠
뒤뚱거리며 힐끔힐끔 파드닥 파닥
비수 물살에 달려들기 무섭다
토끼 옆에 매가 잠들었다
부리가 깨졌다
허리가 파였다
움직이는 동안 멈춘 공간을 피했어야지
돌진하다가 절망의 중력을 안 순간
이 세계는 움직이지 않아
바람 덮인 소리가 묻힌 넋자리를 파묘한다
저 유리 속살에 펼친 기세가 숨 없이 날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