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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민지 Jan 09. 2019

TO.사수없이 맨땅에 헤딩중인 스타트업 마케터에게

알지알지...그 마음 알지...(눈물)


사수 없이 스타트업에, 특히 마케팅에 뛰어든 것은 확실히 비극이다.

그러나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도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 당장은 외롭고 힘든 싸움이겠지만 나중에는 어떤 극한 상황이 와도 주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고오급 능력치가 우리에게 생길 것이다.


울고있는 나의 모습..바보같은 나의 모습..♬


내 코가 석자라 사수 없이 혼자서도 잘하는 척척박사가 되는 비법을 알려줄 수는 없지만

미리 알았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했던 것 몇 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1. 시작도 하기 전에 너무 걱정하(면서 도망가)지말자. 우리는 잃을 것이 없다.



우리에겐 단 두 가지 결말이 있다. 사수 없이도 잘 해내던가, 못 해내던가

잘 해낸다면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렛잇고 다음 스텝으로 업! 하는 것이고 못해낸다면 “아 우리 회사는 팀장급을 한 명 새로 채용해야겠구나” 하고 사수를 만들어 줄 것이다.

본인이 열성을 다해 노력했다는 가정하에(중요) 어느 쪽 하나 우리에게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 해답: 일을 하기도 전에 멘붕올땐 쫄지말고 마인드컨트롤

"어차피 이 회사에 나보다 마케팅을 더 잘 할 사람은 없다. 내가 하는 게 최선!"




2. 혹시... 당신은 아싸(아웃사이더)인가요? 


저도 그렇습니다만...


처음 업무를 맞닥뜨렸을 때 아마 멘붕이 올 것이다.

'신입씨, 앱 2.0 버전 출시 관련으로 다음 주 월요일에 조간 보도될 수 있게 준비 좀 해주세요'


라는 업무 요청이 왔다면? 우선 머릿속에 생각나는 질문들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보도자료 양식은? 어느 신문 기자들에게 연락을? 연락은 언제 어떻게? 보도자료 내에 들어갈 이미지는?'


아아 어쩌란말이냐 트위스트추면서♪


매번 바쁜 대표님을 붙잡고 질문할 수는 없다. 아래와 같이 행동하자.

(*중대 사안은 혼자 판단 x 대표님께 즉시 질문)



해답 : <처음 해 보는 업무와 맞닥뜨렸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

 1) 여태껏 A 업무를 어떤 식으로 진행해왔나요? 질문하기

 2) 관련 자료가 있다면 요청하고 업무 그대로 진행하기

 3) 혹시 불행히도 자료가 없거나 여태껏 이 업무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어왔다면 (자료를 넘겨주시는 대표님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없다면) 다른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기


우리는 보통 99% 확률로 3번의 상황에 처해진다.  

여러분도 나처럼 주위에 친한 마케터도 없는 아싸라면 이 방법을 써보자.


방법 1) 당장 급하다 : 구글, 브런치 검색창이나 아이보스 질문답변 게시판에 원하는 키워드를 검색해보자

이미 나와 같은 고민을 한 사람들의 질문이나 이 업무를 해봤던 사람들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실제로 나는 페이스북 광고 관련 고민을 아이보스에서 해결했고 기자들에게 메일 발송하는 최적의 시간을 브런치에서 알게 되었다. 아이보스 : https://www.i-boss.co.kr/


방법 2) 시간이 많다 :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보자

경쟁사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관련 미디어(플래텀, 벤처스퀘어, 비석세스 등)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업무를 하고 있는지 자주 체크하고


그것도 시간이 없다면 매주 메일로 스타트업 소식을 알려주는 'Startup Weekly'를 구독하자.

마케터라면 '오픈애즈' 에서 매주 마케터들을 위한 콘텐츠를 뉴스레터로 보내주니 구독하길.

대충 읽고 넘기기보다는 홈페이지도 들어가 보고 (uiux 체크) 페이스북 페이지도 들어가 보고 (콘텐츠 체크) 소문난 맛집에는 이유가 있으니 자주 찾아보는 것이 좋다.


1) 플래텀: https://platum.kr/

2) 벤처스퀘어: http://www.venturesquare.net/

3) 비석세스: http://besuccess.com/


*만약 이 세곳에 우리 회사(스타트업) 이름을 검색해보고 기사가 하나도 없다면? :

빨리 이슈거리(‘투자’, ‘런칭’, ‘인수’ 등)를 체크해서 각 홈페이지에 제보용 메일이 있으니 보도자료 작성해서 제보하자.   


4) Startup Weekly : http://www.startupweekly.net/news 

5) 오픈애즈: http://www.openads.co.kr/home/index.nhn (상단 메뉴 [콘텐츠]  - 맨 하단 [뉴스레터 구독하기] 신청 )



방법 3) 남는게 시간이다 혹은 기꺼이 개인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 스터디 & 온 오프라인 강의

감사하게도 요즘은 스타트업 네트워킹 모임도 많고 패스트캠퍼스나 아이보스 같은 마케팅 초보들을 위한 키워드광고, 콘텐츠마케팅, SEO 등과 관련된 온·오프라인 강의들이 많이 있다. (*그로스해킹에 관심이 있다면 패스트캠퍼스 김민우 강사님의 강의 추천)


나는 창원 지역 스타트업 마케터들의 스터디 'PSM' 하고있다. 덕분에 마케팅적으로 고민이 있을 때마다 집단지성에 기대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고 혈혈단신 무인도에 나만 표류하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위안도 얻을 수 있었다. 서울은 특히 이런 모임이 더 많다. 여성분이시라면 facebook에 '스여일삶(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을 검색해보길 추천! 무툴·오프라인공간 추천등 다양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1) 패스트캠퍼스 : https://www.fastcampus.co.kr/
2) 스여일삶 : https://www.facebook.com/groups/StartupWomenInKorea/





3. 대표님을 괴롭히자 (aka.물음표살인마) 


신에게는 아직 열 두개의 질문이 더 남았사옵니다 즈으은하.


주어진 업무를 두 번 세 번 수정하지 않고 처리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사수가 있다면 업무 인수인계와 함께 회사에 대한 간략한 OT를 들을 수 있지만 우리는 궁금한 건 먼저 나서서 질문해야 한다.


해답 : 궁금한 것은 죄다 페이퍼로 작성하여 대표님께 (남는 시간에) 브리핑을 부탁드려 보자. 

우리 대표님은 한술 더 떠서 밤 9시까지 열변을 토하며 설명해주시더니 내가 외운 것이 아니라 정확히 이해했는지 본인에게 다시 재브리핑을 해보라고 시키셨다.(지독한 마케터 위에 더 지독한 ㄷri표님_☆)

     

(옆에 날짜가 있는 건 위의 내용은 하룻밤 사이에도 바뀔 수 있으니 자주 브리핑 받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만약 브리핑을 부탁드렸는데 바쁘니 이럴시간에 일이나 하라고 반응하는 대표님이 있다면 ....(도망쳐...!)




4. 언젠가 함께 할 사수·후임을위해 업무 기록은 디테일하게 해두자


드디어 나에게도 사수나 후임이 생겼다면? 여태껏 내가 시도했던, 하고 있는 마케팅 업무들을 러프하게라도 공유해야한다. 매일 기록해놓지 않으면 뒤늦게 정리해보려 한들 소용 x   


해답 :  구글스프레드 시트든 엑셀이든 년-월 별로, 미루지말고 그 날 그 날 파일 정리와 함께 디테일한 업무 기록을 해두는 것이 좋다. (이게 나중에 나의 포트폴리오가 된다)

파일은 노트북에만 놔두지말고 외장하드에도 한달에 한번 백업하기 - 회사 외장하드가 없다면 대표님께구매를 종용해보자


가슴속에 오조오억번 새기자.jpg





5. 나 혼자 산다를 찍는게 아니라 우리결혼했어요를 찍는다고 생각하자


팀에는 나 혼자뿐이지만 회사 전체에서도 나 혼자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어떤 일부터 처리해야, 어떤 단어들로 페이퍼를 작성해야 개발팀에서 원활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지 고려하는 자세와 소통 필요하다.


해답 : 1. 개발을 요청할 때는 무작정 "언제 돼요?" 라고 하지말고 "(이러한이유) 로 (원하는 기간) 까지 (이러한 기능)을 넣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불가능하다면 얼마나 더 소요될까요?"  라고 말하기

2.코딩을 배울 필요는 절대 없지만 모르는 용어가 나왔을때 적어도 알려고 노력, "더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를 입에 달고 살기





마지막으로,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해야하나 현타가 온다면


우리는 팀내에 함께 으쌰으쌰 할 수 있는 동료도, 사수도 없다. 동기부여는 self로 라도 해야하니 회사의 목표가 아닌 나를 위한 목표를 세우자. 어차피 둘은 같은 곳에서 만난다.


동기부여도 스스로입니다.ㅎ...

갓 입사한 나에게 어떤 대표님께서 물으셨다.

"그래, 이 힘든 스타트업에 제 발로 왔는데 목표가 뭐니?"


나는 이게 무슨 갑분접(갑자기 분위기 면접)인가 싶어 아무말대잔치를 했다.

"음..일자리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부울경지역을 중심으로 기술자숲을 더 많이 알리고.."


그러자 그 대표님은 "그게 아니지! 내년에 원하는 만큼 연봉협상하고 밑에 직원들 더 뽑고 더 좋은 사무실에 더 좋은 복지환경 요구하는게 목표지! 그럴려면 회사 수익이 올라야하고 그럼 마케팅 잘 해야하는거고, 오케이?" 라고 하셨다.

맞는 말 대잔치였다. 사실상 신입사원이 뭘 얼마나 안다고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웃기고 마음에 와닿지도 않으니 당장 눈앞에 선명히 그려지는 나를 위한 목표가 더 의미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언젠가 오게 될 그 날 (kpi 초과달성 수치를 손에 들고 원하는 바를 요구할 날)을 그리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치열하게 일하자. 대표님 저는 제 책상에 안마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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