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잡고 나온 세계여행.
휴학을 하고 악착같이 1년간 1000만 원을 모았다.
1년간 950만 원으로 인도, 중국, 아시아, 러시아, 유럽, 이집트, 아프리카 종단, 그리고 남미까지 왔다.
누구는 3달간 1500만 원, 10일간 300만 원으로 하는 여행을 배고프고 춥게 버텼다.
여행을 나올 때는 대부분의 어른들이 반대를 했고, 많은 친구들이 자신과는 관련 없는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그렇게 시간을 ‘막’ 쓰기엔 늦은 나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고, 회사에서도 계속 일 할 수 있었다.
학교도, 돈도, 취업도 버리고, 비행기를 탔다.
이제 그 긴 1년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만, 한국에 있는 집이 아니다.
지금은 페루 쿠스코에서 정착 중이고, 앞으로는 마음에 드는 도시에서 한 달씩 정착하면서 독립하려 한다.
이미 이 집에 정착한지도 이주가 지났다.
팔찌, 귀걸이, 목걸이를 만들어 팔고, 가르치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고, 길거리 버스킹도 하며 살고 있다.
나와 같이 가난한 여행자나, 슬럼프에 빠진 여행자를 위해 남는 방에 무료로 재워주기도 하면서 살고 있다.
이 생활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난 지금 정말 행복하고 누구보다 풍족하다.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롭고, 그 어느 때보다 시간에 지배받지 않고 살고 있다.
한국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누구보다 바쁘게 지내던 내가
이제는 생뚱맞게 액세서리를 만들고, 음악과 요리를 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살고 있다.
내가 바보 같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대단하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그냥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어디 학교가 좋고 어디 회사가 좋고 졸업하면 어디 이상은 취업해야 하는구나'가 아니라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 저렇게 사는 놈도 있구나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