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어떻게 가정용 로봇을 출시하게 되었나?

로아 X 실리콘밸리 리포트

by 로아인텔리전스
[실리콘밸리 리포트]는 '로아'와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전하는 '팀 미라클레터'가 협업하여 제공해 드리는 아티클입니다. 한 달에 한 번,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 이슈와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를 로아가 '직배송'으로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아마존이 9월 말 열린 연례 행사에서 음성 비서가 탑재된 로봇인 아스트로(Astro)를 선보였습니다. 아스트로는 10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되어 있고 바퀴 두 개로 움직이는 가정용 로봇입니다. 올해에는 초청 기반으로만 판매를 진행하고 가격은 1천 달러, 한화로 약 117만8300원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소프트웨어 개발사였던 아마존에서 어떻게 하드웨어, 그 중에서도 로봇을 개발하게 된 것인지에 대해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 아마존이 출시한 가정용 로봇인 아스트로(Astro)

01.png 출처: 아마존



서재를 온라인으로 옮겨라! 모든 것은 '킨들'에서 시작됐다

2004년에 '세상에서 가장 큰 서점'이라는 모토로 온라인 책 판매 사업을 영위하던 아마존은 온라인으로 책을 읽고 싶어하는 수요가 꽤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에 당시 아마존 CEO 였던 제프 베조스는 책을 다운로드 받아 바로 읽을 수 있는 하드웨어 디바이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하드웨어 개발에 도전해 보기로 한 제프 베조스는 당시 아마존의 책 사업부를 책임지고 있던 스티브 케셀(Steve Kessel)에게 관련 업무를 맡깁니다. 당시 스티브 케셀은 제프 베조스로부터 "당신의 비즈니스를 말살시키세요!"라는 오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당시 책 사업부를 책임지고 있던 스티브 케셀(Steve Kessel)

02.png 출처: 아마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어리둥절해 있는 스티브 케셀에게 제프 베조스는 "마치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책들이 다 없어지는 것이 목표인 것처럼 전자책 하드웨어 사업을 추진하세요. 우리는 이미 (경쟁자들에 비해) 늦었습니다."라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시 애플의 아이팟(iPod)이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었기에 하드웨어 개발을 더욱 서두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더를 받은 스티브 케셀은 실리콘밸리에 가서 'Lab126'이라는 비밀 조직을 개설했습니다. 그리고는 애플컴퓨터와 팜(Palm)이라는 소형 디바이스를 제조하던 회사에서 개발자들을 데려와 온라인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하드웨어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이 바로 킨들(Kindel)이라는 전자책이었습니다.


아마존은 2007년 11월, 킨들이라는 전자책 하드웨어 제품을 야심차게 발표했습니다. 킨들은 아마존이 하드웨어에 도전한 첫 시작이자, 결과와 성과를 낸 첫 '작품'이었습니다. 이때 제프 베조스의 관심은 집 안에 있는 개인의 서재들을 빠르게 자동화하는 데 온통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 아마존 킨들(Kindle)의 초기 모습

03.png 출처: 아마존



목소리에 반응하는 컴퓨터! 음성 인식 기술로 확장된 하드웨어 개발

2011년 초, 제프 베조스의 관심은 눈에서 입으로 옮겨간 듯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기술 고문이었던 그렉 하트(Greg Hart)를 불러 "목소리에 반응하는 컴퓨터를 만듭시다. 모든 작업은 클라우드 상에서 이뤄지게 해서 하드웨어는 20달러 정도에 출시하는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음성인식 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입니다.


▼ 2011년, 제프 베조스가 화이트보드에 그린 음성비서 '알렉사' 구상 이미지

04.png 출처: 아마존


음성 비서인 알렉사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11년 10월, 알렉사 개발팀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아이폰 4S 기종에 음성인식 기술인 시리(Siri)가 탑재되어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제프 베조스가 '최고 강력한 프로덕트 매니저'로 불릴 정도로 알렉사 개발에 직접 관여하며 모든 것을 일일이 점검하던 시점이었기에, 아이폰에 선수를 빼앗긴 아마존의 분위기와, 개발팀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상상하기 힘들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제프 베조스는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국 보스턴 인근에 있는 집과 아파트들을 빌려 알렉사 20대를 설치한 다음, 건설 노동자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생활하게 하면서 그들의 대화를 통해 알렉사에게 데이터를 학습 시키는 등 양질의 완성품을 위해 온 힘을 다했습니다.


▼ 초기 버전의 아마존 알렉사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

05.png 출처: 아마존


양질의 데이터로 배를 채운 알렉사는 2014년에 이르러 드디어 '충분히 똑똑하다'는 평을 받기에 이릅니다. 애플보다 조금 느렸지만 똑똑한 지능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알렉사는 구글홈 등 경쟁사 제품을 누르고 미국에서 크게 히트를 치기도 했습니다.



킨들과 알렉사, 아스트로로 합쳐지다

2015년, 제프 베조스가 가정용 로봇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꺼냈습니다. 이는 곧 새로운 미션이 되어 아마존의 첫 번째 하드웨어 제품인 킨들을 개발한 조직인 'Lab 126'에 내려지게 됩니다. 당시 코드명은 로마 신화에서 불을 관장하는 신의 이름이자 가족, 가정 등을 상징하는 베스타(Vesta)였다고 합니다.


제프 베조스는 새롭게 세상에 태어나게 될 이 로봇이 집안을 돌아다니며 인공지능 비서인 '알렉사'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킨들'이나 '파이어' 등 태플릿 PC로 표정을 지으며, 소형 카메라로 세상을 관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같이 그의 시선은 일관되고 끈질기게 가정 안에서의 자동화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과 함께 걷고 있는 제프 베조스

06.png 출처: 제프 베조스 트위터


당시는 수많은 기업들에서 로봇을 만들어 속속 선보이고 있던 시절이었지만 가격, 사용성 등 문제로 인해 아무도 로봇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가정용 로봇에서 매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전략을 바꾼 소프트뱅크, 판매처를 대폭 축소한 에이수스(ASUS) 등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었죠.


하지만 아마존은 2015년 이후 6년 동안 흔들림 없이 가정용 로봇을 선보이는 데만 몰두했습니다. 오래 걸려도 잘 만든다는 것을 철칙으로 하는 아마존인 만큼, 최근 공개된 가정용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 아스트로와 함께 발표된 아마존의 가정용 드론인 '링 올웨이즈(Ring Always)'

07.png 출처: 아마존


올해 9월, 아마존은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와 함께 집안을 떠다니며 보안 영상을 촬영하는 드론인 링 올웨이즈(Ring Always), 어린이가 화상채팅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아마존 글로우(Glow), 피트니스 트랙커 웨어러블 기기인 할로(Halo) 등 여러 가지 스마트홈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아마존이 일관되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정 자동화' 시장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스마트홈 업계의 대표 주자로 군림하는 그 날까지 아마존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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