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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Jan 04. 2016

침묵으로 비우다

카지마 쇼조의 구어 시

노자가 가르쳐 주는 타오 Tao-도道


타오 Tao는 도道(길)를 뜻하는 말로, 중국어에서는 'dao' 혹은 'tao'로 표기한다. 영어로 Tao라고 표기하면 그것은 '노자가 가르쳐 주는 도道'와 '도교道敎'를 의미한다.


카지마 쇼조(1923)는 일본 시인이다. 그가 2500여 년 전에 중국에 살았던 사람 노자에 대해 말한다. 그의 사상 서구에서 부활하고 영어로 맛보았다 한다. 몇 권의 영문으로 된 노자를 바탕으로 살아 있는 구어 '시'를 표현한다. 노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애쓴다. 생명의 메시지를 읽어 내는 것과 같다.


카지마 쇼조 깨달은 바는
1) 노자는 인간에게 존재하는 우주 의식과 사회의식의 팽팽한 균형을 이야기한다. 치우침 없는 균형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구할 수 있다.
2) 노자는 중심을 잃지 않는 균형의 시점을 이야기하면서 인간의 균형 잃음, 즉 지나침을 경고하고 이다.
3)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이 진정으로 혁명적인 이유는 모든 것이 회귀 The return process의 움직임 속에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사회도 인간도 근본으로 돌아간다. 자연에서 분리되기 이전의 근원으로 되돌아간다고 말한다.


카지마 쇼조의 구어 시 <침묵으로 비움을>


이름 없는 세계에서

태어난 하늘과 땅은

모든 것을 똑같이 여긴답니다.

특별히 사람만을 예뻐하지 않는답니다.

단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살려 주거나

짐승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이지 않고

모든 것을 똑같이 여긴답니다.


하늘과 땅의 몸짓은 거대한 요술 주머니 같습니다.

속은 텅 비었지만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마술사의 마술처럼

여기저기서

이것저것

마구 마구

생겨납니다.


그러니

당신도

쓸데없는 말로 채우려 하지 말고

침묵으로 비움을

소중히 여기는 건 어떨까요?



<물과 같이 되세요>

타오의 모양새와 가장 닮은 것은

하늘과 땅의 모양새랍니다.

타오의 몸짓과 가장 닮은 것은

물의 몸짓이랍니다.


타오와 함께하는 사람이 근사한 이유는

물과 같은 몸짓을 하기 때문이랍니다.


물은 모든 것을 살리고,

모든 것을 키웁니다.

그래도 그것들과 다투지 않으며

뽐내지도 않는답니다.

남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제일 먼저 달려갑니다.


물은

곧,

타오의 몸짓이랍니다.


타오와 같이,

무과 같이 사는 사람은

지금 살고 있는 그곳,

그곳이 제일이라고 여기지요.

마음은 심연과 같이 심오하고요,

사귀어 나쁜 사람 없다며

사귀는 벗 모두를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라 여기지요.

말을 할 때는 깊은 산 속 옹달샘처럼

언제나 거짓 없는 참말만 한답니다.


타오와 같이

물과 같이 사는 사람은

물의 몸짓처럼 나르를 다스린답니다.

욕심 부리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을 이루는 물과 같이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가장 적절한 때에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받쳐 준답니다.


타오와 더불어 사는 사람이

나지막이 속삭이네요.

다투지 마세요.

물과 같이 되세요.

물의 몸짓처럼 다투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을 비난하지 않을 테니까요.






타오란 말은 중국어로 도道를 뜻한다. 익숙지 않지만 시인 카지마 쇼조는 타오란 말을 그대로 쓴다. 성인聖人 을 타오와 함께하는 사람이라고도 옮겨놓았다 한다. 오늘 읽은 시 중에서 두 편을 골라 보았다. 침묵으로 비우고 싶지만 말하지 않아도 속이 시끄러운 건 왜 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또 물과 같았으면 내가 얼마 전에 그렇게 감정을 넘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파스칼 키냐르는 노자를 닮았구나 생각했다. 그가 뒤돌아서서 보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궁금했다. 그가 거슬로 올라가는 언어 이전의 인류가 생기기 이전의 자연의 발생 이전의 그 보이지 않는 세계를 찾아들어가다 보면 거기에 무엇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어져버린다.


카지마 쇼조는 도덕경이 얼마나 간단명료 한지 알리려 한다. 2500년 전 노자에 대해 구어 시를 쓴 그를 따라 2주간 10편씩 읽어보려고 한다. 81개의 시를 읽고 나면 조금은 가까워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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