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승희 Feb 20. 2023

생긴대로 살래.

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노가지


생긴대로 살. 






"애기 눈이 어쩜 이렇게 예뻐요. 아주 쌍꺼풀이 천만불짜리네"

엄마손을 잡고 나가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게 해주던 그 말이 아주 어렴풋하게 머리에 남아있다. 감사하게도 오랜 시간 눈이 참 예쁘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시간이 흘러 빵빵한 볼, 납작한 코, 뾰족한 덧니가 얼굴에 더해졌다. 



(중략)



'덧니 있어도 나 충치 없는데. 근데 교정은 왜 하라는 거야?' 그렇게 10년, 20년. 시간이 흘러도, 치과를 옮겨도, 다른 의사 선생님을 만나도 진료를 갈 때마다 교정이 필요하다는 말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하지만 씹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충치가 생긴 것도 아니고, 눈에 가시처럼 여겨지거나 불편이 따르는 것도 아니니 성인이 돼서도 치아교정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지금의 내 모습. 내 자신을 존중해. 생긴대로 살래' 하던 내게 변화가 찾아왔다. …… 


“선생님, 저 아예 오늘 교정 장치까지 다 붙여주시면 안 돼요? 집에 가는 길에 마음 바뀌지 못하게요.”
“본을 떠야 해서 오늘은 어렵고, 음.. 오늘이 금요일이니까 주말 지나고 월요일에 바로 붙여드릴게요.”

그렇게 32살, 나는 뒤늦게 치아교정을 시작하게 됐다. 



(중략)



생긴대로 살 거란 마인드로 지내온 나에게도 '반드시'란 건 없었다. 수면이 부족해도, 실컷 놀아도 활력이 돌던 20대. 몸에 무엇을 하지 않아도, 생긴대로 살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가끔 잔병치레는 해도 회복이 빨랐고 늘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었다. 별 탈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았다. 남들이 보는 나는 콧대가 없고 흡혈귀 같은 덧니가 눈에 띄는 사람이었지만 나는 그것을 매력포인트라 여겼다. 생긴대로 살아도 그만이었다.…… 


나이가 들어도 생긴대로, 고유한 내 모습을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알았던 나는 지금도 내 자신을 사랑하지만 나이 듦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모양이다.






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선생님, 그거 폭력이에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