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마언니 Jan 20. 2020

#16, 로마는 사랑이지

로마노(로마 사람) 형제에게 쓰는 편지


로마에 처음 왔던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단다. 책 속에서만 보던 곳곳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정말 꿈속에 있는 듯했어.



콜로세움이 내 눈 앞에 있다니!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감동이었지. 두 발로 서 있던 그 콘크리트 길에 주저앉아 바닥을 만지고 또 만지고 엄마의 첫 로마는 그랬단다.


아들들아,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단다.


로마에서 태어나고 자란 너희에게 로마가 어떻게 다가 올 지 엄마는 감히 상상도 할 수없겠지만, 수 천년의 역사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삶에 있어서 너무나 불편할 수도 있겠지, 물론 지금껏 엄마의 로마는 감동 절반, 불편함 절반이지만 역사는 보존되어야 하고 배워야만 하고 지켜 나가야 한단다.


자랑스러워하기를 바란다.

훗날 너희의 나라가 대한민국이 되든, 이탈리아가 되든 그건 오직 너희의 선택이겠지만,


대한민국의 역사

이탈리아의 역사

양국 모두 대단한 역사를 간직한 만큼 너희는 어디서든 자랑스러운 국가의 국민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엄마가 이 땅에서 느끼는 감동과 너희가 자라면서 얻게 되는 배움과 깨달음이 똑같지는 않겠지만, 설령 왜 이 곳에서 너희를 낳았냐며 질타를 받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엄마는 역사 속에서 혹은 이 곳에서 자랄 수 있는 너희의 환경이 조금은 부러운 것도 사실이야,


매 순간 감사하거라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이 세상 당연한 건 절대 없어!

감사를 모르는 사람은 무엇이 되었든 누릴 자격이 없다고 적어도 엄마는 그렇게 생각한단다


사랑하거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 너희가 태어난 이 곳, 앞으로 살아갈 이 곳, ROMA

거꾸로 읽으면 AMOR, 이탈리아어로 아모르는 사랑이잖니

아름다운 이곳, 사랑이 충만한 이곳에서 너희만의 사랑을 꽃피우길 엄마는 응원한단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가급적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너희는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엄마 아빠는 최선을 다해 볼 참이야,

후회도 하지 말고, 질타도 하지 말고 오직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


자연에 감사하고 우리 가족이 함께 있음에 감사하고 건강함에 감사하고 웃을 수 있는 여유에 감사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15, 화가 나지만 참아요, 여긴 이탈리아잖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