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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를 위한 사색의 힘

진정한 힘은 내면의 목소리에서 나온다.

by 최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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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오랫동안 하다 보니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투자를 잘 못 하면 몇 천몇 억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보니, 투자 결정을 하기 전에 고민하고 또 고민할 수밖에 없다. 사색은 그런 투자자의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다. 고민하고 고민하다 보면 불현듯 좋은 아이디어가 떠 오르기도 하고, 불안한 마음이 누그러지고 조금씩 확신이 들기도 한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그다음에 투자 결정을 할 때에도 고민이 많이 줄어들고 빨리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아무래도 처음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투자 결정을 바로 하지 못하는 이유도 아마 이런 사색의 힘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색은 나를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고요한 아침의 새소리처럼 마음속에 내 진짜 목소리를 듣게 된다. 아무리 완벽한 투자인 거 같아도 내면의 목소리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으면 왠지 불안할 때가 있다. 시장 상황에 맞춰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게 사색의 진짜 목적인 거 같기도 하다.


주로 나는 아파트 단지 내에 연결되어 있는 공원 산책로를 걸으면서 생각한다. 나의 투자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투자 상황, 그리고 종종 벌어지는 인생의 이벤트를 어떻게 대처하고 대응할까 고민하는 게 사색의 힘이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혀 엉뚱한 상상의 이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피식 웃으며 나 자신의 어뚱함을 내심 반길 때도 있다.


학창 시절 한참을 낑낑거리다 결국 못 푼 수학문제의 정답지를 보면 의외로 너무 쉬운 해결법에 황당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문제도 고민하고 고민하다 보면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도 있다. 인생의 정답지는 따로 없기 때문에 그 결정이 정답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다. 시간은 내 결정의 정답을 알려 준다.


최근 2년간의 오랜 소송을 통해서 승소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일부 대여금도 받게 되었다. 소송 중간중간 정말 많이 고민하고 고민했던 그런 하나하나의 결정들이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정답지를 향해 간 거 같아 시간이 지난 지금 기쁜 마음으로 나 자신이 푼 문제들을 채점하고 있다. 100점은 아니지만 9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고 그런 문제를 잘 푼 내가 대견하다.


소송 기간 내에 너무 깊게 생각하다 보니, 다른 일들을 조금 소홀한 부분도 있었다. 온통 신경과 정신이 한 곳에 쏠리다 보니 아무래도 에너지가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런 과정들이 때로는 너무 힘들어서 잠을 잘 못 자거나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그런 과정들도 나를 한 단계 성장하게끔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깊게 생각하는 건 혹은 깊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어쩌면 큰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깊게 생각하지 못해서, 혹은 깊게 생각하는 법을 몰라서 많은 부분에서 기회를 놓치거나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러 때마다 상당히 아쉬우면서도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생각의 힘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또한 처음부터 깊게 생각하는 능력이 있었던 건 아닌 거 같다. 어쩔 수 없이 잘 살기 위해, 혹은 부자가 되기 위해 처절하게 고민하고 생각했던 그런 과정들이 조금씩 나에게 쌓여서 조금 더 현명한, 조금 더 현실적인, 조금 더 유리한 결정들을 할 수 있게 만들지 않았을까? 그런 사색의 힘을 잘 활용하면 인생의 큰 힘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나는 나의 생각의 힘을 믿는다. 때로는 실수도 하겠지만 나의 결정이 나의 선택이 올바른 결정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연마하고 생각의 힘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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