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벙글 스레드 생태계
스레드 피드를 보다 보면
싸움이 난 것 같은데 정작 상대가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말투는 분명 누군가를 겨냥한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존재하지 않거나,
있었다 하더라도 이미 사라진 뒤다.
그래서 대부분의 말은
허공을 향해 흩어진다.
허공을 향한 말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적대적인 말투지만 반박을 바라지 않고,
교정하는 문장이지만 특정한 수신인이 없으며,
조언의 형식을 띠지만 누군가 듣고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그 끝에 남는 것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가 아니라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선언에 가깝다.
SNS는 자기 선언이 너무 쉽게 보이는 공간이기에
사람들은 종종 말의 목적을 잃고
말 대신 자취만 남긴다.
이 풍경의 뒤편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대가 있다.
사람은 누군가 보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말투가 강해진다.
그리고 스레드는 그 ‘누군가’를
현실보다 훨씬 가까이에 놓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문장이
공중에 떠 전시되는 듯한 감각을 받는다.
전시를 의식하는 순간
말투는 상대가 아닌 자신의 내부를 향한다.
보기 좋게 보이고 싶은 마음,
흔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남고 싶은 마음,
무지하지 않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
이 마음들은 결국
허공을 향한 회초리로 번역된다.
허공에 휘두르는 회초리는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안전한 전투다.
맞출 대상이 없으니 위험도 없고,
자신이 다칠 일도 없다.
말이 되돌아와 상처를 낼 가능성도 적다.
그저 사람은 잠시 안심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풍경은
관찰자의 시야에서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여기엔 관계가 없다.
의견의 충돌도 없고,
이해하려는 움직임도 없다.
남는 것은
사람 각자의 불안과
그 불안이 만들어낸 말투뿐이다.
SNS는 사람들의 내부를
너무 투명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그 불안이 과장 없이, 날것 그대로 보인다.
그리고 나는
이제 그것이 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사람은 원래
불안을 외부로 흘려보내며 살아간다.
그리고 스레드는
그 흐름이 유난히 투명하게 보이는 장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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