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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과 물질의 방 Jun 07. 2023

AI 이후의 세상을 엿볼 수 있는 방법

플라톤은 그의 저서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전한다.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가 주로 이야기하는 바는 삶과 죽음에 관한 것이며, 죽음이 삶보다 나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한다.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는데 삶은 좋은 것, 죽음은 나쁜 것이라는 분별이 인간의 영혼을 가로막는다. 이러한 [대립물]에 고정되어 있는 관념을 버릴 것을 강조한다.

철학자는 육체가 지닌 [오감]으로부터 자유로운 사상을 펼치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자이기에 죽음이라는 영혼과 육체의 분리는 꺼릴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주장을 펼친다.

이런 소크라테스의 생각은 칸트가 정의한 [물자체]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칸트는 인간의 감각기관으로 인지할 수 없는 물질의 진정한 본질이 감춰져 있으며, 이것에 대해서 우리는 접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관측]이라는 행위에 따라 [입자]도 되었다가 [파장]도 되는 양자역학의 아이디어도 이를 바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스스로 자유롭다 생각하는 인간의 [사유]는 결코 자유롭지 않다. 사유의 먹이가 되는, 우리가 진실이라 여기는 정보는 눈귀코혀몸뜻(안이비설신의)라는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인 것에 불과하며, 우리가 받아들인 정보의 생산자 또한 나와 같은 제한된 감각기관을 통해 취득한 정보를 처리한 자일뿐이다.

편향된 인간은 출판, 언론, SNS 등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생산해냈다. 그동안은 기계의 도움을 받은 인간이 정보를 생산해냈다면, 이제는 AI가 정보를 생산해낼 것이다. Chat GPT-4의 사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AI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지닌 [오감]의 제한으로부터 자유롭고, [물자체]에 대한 접근도 가능할 수 있기에 인간이 상상할 수 있었던 범주를 전혀 벗어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다. 이세돌을 당황케한 알파고의 수 같은 것 말이다.



AI가 생산하는 정보의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으나, 인간의 정보 생산/처리 능력도 [시대정신]에 의해 변해왔다는 사실을 견주어 살피면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과거 인쇄술의 발달은 종교의 권한을 크게 약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종교를 통해 굳게 세워져 있던 [시대정신]은 인쇄술의 발달로 가짜들이 진짜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으나, 지금 돌아보면 얼마나 허무한 저항이었는지 느껴진다.

더불어 인쇄술의 발전은 소수에게 독점되어 있던 정보 생산의 권한이 널리 분배되며, 정보 유통을 가속화시켰다.

우리 앞에는 인쇄술과 같은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AI는 정보의 [질]과 [양] 적인 면을 동시에 크게 확장시켜나갈 것이다.


[세 줄 요약]


1. 인간은 자유롭다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2. 시대정신은 정보의 진위 여부를 구분하는데, 그 또한 고정적이지 않고 변한다.


3. AI는 정보 생산의 양과 질 모두에서 큰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며, 이것은 인쇄술의 보급 이상으로 파급력을 지닐 것이다.


[What to do]


- AI 이후의 세상이 궁금하다면, 인쇄술 보급 이후의 역사를 공부해 봐야 한다.


- AI가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인간의 활동을 데이터로 생산하는 기업, 수집된 데이터를 저장하고 가공하는 기업들을 팔로우해야 한다.


- 빅 테크 기업은 전통적으로 국가가 수행했던 여러 부분을 대체하게 될 것이고, 국가 권력은 약화될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 정치는 지금보다 더 저급해질 것이며, 포퓰리즘은 확대될 것이므로 화폐가치는 하락하게 될 것이다. 화폐가치 하락/물가 상승으로부터 가치가 지켜질 자산이 중요하다.


- 양극화는 가속되고, 세금은 증가할 것이므로 해외 직/간접투자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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