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4시에 일어나 노트북 앞에 앉았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빈 화면을 바라 보는 시간이 길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도통 선택을 못한 까닭에서다. 이번 주 독서모임에서 나눌 얘기를 미리 글로 써볼까. 1학년 담임으로서 보낸 첫 일주일에 대한 소감을 써볼까. 그것도 아니면 요즘 고민하고 있는 나의 비전보드에 대해서 써볼까. 속으로만 이 생각 저 생각하느라 바쁠 뿐, 정작 글을 써야 하는 손은 가만히 내 무릎 위에 있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글쓰기에 머뭇거리게 되는 이유는 분명했다. 어제 브런치에 글을 올렸다가 받은 ‘라이킷’ 개수 때문이다.
오랜만에 브런치에 올려서 받은 라이킷 개수는 17개. 이 크지 않은 숫자가 나를 긴장하게 하는 까닭은 그동안 내가 쓴 글 중에 제일 많은 호응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sns 활동을 얼마전에야 시작했다. 블로그도 하루 평균 방문자가 1 혹은 0인 날이 수두룩하며 인스타는 계정만 만들었을 뿐, 아직 올린 글이 하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생전 처음 받아보는 피드백에 온통 신경이 쏠려 어떤 글을 써야 또 라이킷을 많이 받을지, 생각이 그 자리에서만 맴돌고 있다.
요 근래 읽고 있는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에서는 괴테의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작가로서 대중이 원하는 바를 목표로 삼고 그것을 충족시키려 했다면, 잡다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그들을 조롱했을 것이다.
그는 어떤 글을 써야 대중의 호응을 받는지 고민하는 대신,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어 자기의 이야기를 써내려 갔다. 다른 이들이 보내는 박수소리가 아닌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고자 하였다.
내가 앞으로 써야 할 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중심에 세우는 것이다. 온라인 상에서의 라이킷 또는 실생활에서 나에 대한 다른 이들의 평가에 연연해 하지 않고 ‘내 삶의 주인공’으로서 살아가야 한다. ‘잘한다’ 라는 말에 하늘을 날아가듯 기분이 좋고, 무관심에 어깨가 쳐진다면 나의 삶과 글은 나아갈 수 없다. 어떠한 평가에도 흔들림 없이 꿋꿋이 내 글을 쓰고, 내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저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길 소망하며 말이다
그 누구도 아닌 나의 글을 쓰자. 그리하여 매일 새로운 나를 꿈꾸자.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나의 삶은 더 나아져서 분명 나는 더 좋은 사람이 될 것이다. 성공한 인생이란 어쩌면 내일이 기대되는 것, 그거면 되지 않을까. 나는 내일이 기대된다. 오늘보다 더 나아질 내일의 나를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을 쓴다. 라이킷은 중요하지 않다.